[황평우의 우리문화바로보기]반가사유상의 눈물
[황평우의 우리문화바로보기]반가사유상의 눈물
  •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승인 2013.08.1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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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문화교류차원에서 백제금동대향로 한일 문화재를 교환 전시하기로 했으나, 국보가 무분별하게 자주 반출되는 것에 반대한 문화재위원회의 자문에 따라 반출은 금지되었다.

   
▲필자 황평우 소장

 2008년 벨기에 전시 때 반가사유상이 또 등장했다. 당시 문화재위원회는 절대 반출 금지입장이었다. 특히 안휘준 위원장과 김리나 부위원장의 잦은 국보 반출에 대한 염려와 반대는 당시 문화재계에  깊은 인상을 주었고 동시에 존경을 받았다.

문제는 다시는 반출하지 않겠다는 국립중앙박물관측이 또 반출을 하겠다고 우긴 것이다.

2013년 2월 문화재위원회에서 반출 금지가 되자, 박물관 측은 문화재위원들을 로비해서 사전 승낙을 받았다는 내락 설을 흘리기도 했고, 급기야 문화재위원회 임기가 교체되기 직전에 동생이(국립박물관장 김영나) 신청한 반가사유상 등 유물 반출 신청을 친언니인 김리나 위원장이 주재하는 문화재 반출심의 회의에서 허가해 줘버린다.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써 “제척사유”에 해당하므로 무효에 해당된다. 특히 문화재위원회는 2002년과 2008년에 결정한 내용을 무시했다.

불과 5년 만에 김리나 위원장은 왜 마음이 변했을까? 허가한 위원들의 말에 따르면 메트로폴리탄의 중요한 기획전시고 우리문화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그러나 이번 신라황금전은 메트로폴리탄의 연례 기획전으로 편성된 15회 전시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신라 최고의 보물을 절차와 협약을 어기고 여론을 억누르며 무리하게 보낼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적어도 이런 국보들이 반출되려면 1870년 개관한 메트로폴리탄의 150주년 기념전 정도의 위상에 걸 맞는 전시가 되어야 했다.

또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1998년 신라 금관을 전시하며 부주의로 꺾어버리고 임의로 접합한 전력이 있는 곳이다. 2009년 ‘조선후기전’을 준비하며 개관전날 미국에 있는 동양회화 연구자들을 불러 모아 놓고, 유리진열장을 열고는 후레쉬를 써가며 사진을 찍게 했다. 또 한국, 중국, 일본관 중 한국관만 관람객이 없다는 이유로 불을 꺼버리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메트의 오리엔탈리즘, 특히 한국에 대한 만행은 악명이 높다.

한마디로 미국 메트는 한국의 유물을 전시하고 보관할 자격이 없는 곳이다.

특히 이번 전시의 협약서 제 2조 2항을 보면 “전시품은 한국의 관련 법률에 따르며, 한국 정부의 국외대여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 라고 되어있다.

그런데 문화재위원들의 과거 결정과 염려를 알고 반출금지를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정당한 결정을 한 문화재청장에게 유진룡 문체부 장관은 메트의 관장이 유물 대여 요구가 대통령에게 전달되었다는 것으로 억측을 부리더니 두 곳의 주요 일간지를 이용해서 언론플레이하고는 바로 압력을 넣어서 나가게 했다. 사실이라면 문서를 공개해야한다.

유진룡 문화부 장관은 예전에 청와대 모 비서관에게 소신발언을 했다가 물러났다고 영웅시 되어있다. 소신 있는 사람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소신 있게 판단한 문화재청장에게 압력을 행사하고, 일개 미국 박물관장이 일국의 대통령에게 확실하지도 않은 ‘항의서헌’을 보냈다고 국보와 보물, 국보급 문화재 130점을 한 번에 보내주는 만행을 저지르는가?

더 한심한 것은 모 통신사 기자가 반가사유상 반출 번복이라는 이유와 문화재위원회 결정을 작의적으로 해석했다고 하면서 개인 페이스북에 문화재청장을 나가라, 그만둬라 라고 했다.

그런데 여기에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들들 중(사실 누르는 건 자유의지다) Youngna Kim 이 있었다. 확인해보니 대한민국 정부의 차관급인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김영나님 이시다.

같은 정부의 차관급이 개인주장 글에다 "그 나쁜 차관(문화재청장) 물러나라" 라고?

이것이 박근혜정부의 장차관의 실상이다.

반가사유상은 문화재 이전에 성보유물이다. 즉 예배의 대상이기에 자주 옮기는 것은 곤란하다. 그리고 너무 자주 외국으로 나갔다. 이제는 한국으로 와서 친견하게 해야 한다.

반가사유상은 너무 잦은 내돌림으로 눈물 나게 피곤할 것이다.

 

*필자 약력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사적분과]

육의전박물관 관장 [www.yujm.org]

문화연대 약탈문화재 환수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