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대첩축제 우리나라 대표축제 될까?
한산대첩축제 우리나라 대표축제 될까?
  • 김지완 기자
  • 승인 2013.09.12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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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성·교육성 살린 볼거리, 체험거리, Fun 가득

세계 해전사에서도 으뜸으로 기록되는 한산대첩.

그 한산대첩을 기념하는 축제가 올해로 52회째를 맞았다.

▲ 한산대첩 학익진 모습

해마다 이순신이 한산바다에서 승전고를 올렸던 임진년 8월14일을 기해 통영시 일원에서 4일간에 걸쳐 역사적인 축제가 펼쳐진다.

올해는  ‘지화자!통제영!’이란 주제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준비됐다.

특히 통제영낙성식과 연계해 세병관에서 군점 재현과 당포항 출정식이 재현돼 볼거리가 더욱 풍부했다.
당포항은 이순신 장군이 선조임금의 명을 받고 전라좌수사의 몸으로 부산에 상륙한 왜적을 쳐부수기 위해 경상우수사 원균과 함께 연합함대를 구성해 출동한 첫 번째 발진항이다.

해병대 상륙기념일인 17일 토요일에는 산양읍 당포항에서 한산대첩 역사상 두번째로 한산대첩 출정식이 이뤄진 것이다. 축제 기간 중 통제영을 유네스코 등재에 등재시키기 위한 세미나도 열어 그 의미와 무게를 더했다.

기자는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 행사로 ‘한산대첩 재현’ 행사를 를 꼽고 싶다.

▲ 한산대첩

개인적으로 한산 앞바다를 좋아하는 탓도 있겠지만 해상에서 펼쳐지는 축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까닭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역사에 크나큰 획을 그은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의 한산해전 아닌가!

17일 저녁 어스름 무렵부터 이순신 공원을 배경으로 한산앞바다에서 한산대첩 ‘학익진’ 재현행사가 지난해보다 더욱 화려하게 펼쳐졌다. 더 크고 탐스러운 불꽃들이 바다에서 하늘로 쏘아올려져 다시 바다로 떨어지는 장관이 연출된 것이다.

왜군과 조선수군으로 각 각 분한 군선은 한산 앞바다에서 그날의 치열했던 전투를 화려한 불꽃으로 재현했다. 이에 앞서 해양경찰소방정의 우아한 분수쇼와 헬기쇼 등은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전투가 재현되는 동안 본부석에서는 스포츠 중계하듯 한산대첩 당시의 상황을 때로는 비장하게 때로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친절히 전달해 준다.

한산대첩이 세계4대 해전 중 으뜸이라 일컬어지는 여러 이유 중 몇 가지를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고 한다.

첫째, 왜군 함선 70여 척 중 59척이 격침당했으나 우리 병선은 단 한척도 손실되지 않았다.
둘째.왜군 6천명이 몰살 당했으나 우리는 19명의 사상자를 내는데 그쳤다.
셋째,일본군이 한양을 함락하고도 한산대첩으로 인해 완전히 전력을 상실해 퇴각에 들어갔다. 수도를 함락한 지 채 1년도 안돼 후퇴로 기록한 예는 역사상 없다.
넷째, 가장 큰 이유는 한산해전으로 인해 왜군의 대륙진출 의지를 완전 상실 시킨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넉넉한 마음을 가졌다. 한산대첩 축제기간 중에는 전쟁의 원혼을 달래기 위한 남해안 별신굿도 열린다. 평화와 화합을 기치로 조선과 일본수군을 위한 합동 위령제를 지내는 것이다. 조선수군의 승리를 기리는 축제이기도 하지만 일본수군의 위령도 함께 위로하는 것이다.

이렇듯 세계사에서도 유래를 찾기 어려운 해전으로 세계인들에게 어필할 스토리텔링 요소가 그 어느 축제보다 많은 것이 한산대첩축제다.

▲ 당항포 출정식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산대첩 축제가 일반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해마다 연말이면 그해의 축제를 평가해 등급을 메기고 그에 따른 막대한 지원금을 내려 보낸다. 지난 1월 발표한 '2013년 전국 시도별 지역축제 개최계획'에 따르면 현재 17개 시도에서 개최되고 있는 전국의 축제는 752건에 달한다

지난해 12월27일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심사를 통해 축제의 등급이 매겨졌다.

김제지평선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가 2013년도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선정됐다. 최우수 축제 8개, 우수 축제 10개, 유망 축제 22개를 2013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강진청자축제·강경젓갈축제 등 8개, 우수 축제는 가평자라섬재즈페스티벌·광주7080충장축제·고령대가야체험축제 10개다. 광주김치대축제·괴산고추축제·목포해양문화축제·부여서동연꽃축제·제주정월대보름축제·해운대모래축제 등 22개 축제는 유망 축제로 선정됐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축제들은 대표 축제 각 6억원 등 등급별로 모두 67억원의 관광진흥기금을 지원받는다. 또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해외 홍보와 축제 마케팅 등도 지원받게 된다.

축제의 평가 기준이라고 문화부에서 발표한 것들이 있다. 그 핵심 내용은 사람이 많이 몰리는 축제에 가장 많은 예산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역사성과 교육성이 사라지고 단순한 관광객의 방문수치가 평가의 가장 큰 점수를 차지한다는 것은 축제의 의미를 너무나 단순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다.

현재 한산대첩 축제는 겨우 유망축제에 들어가 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홍보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축제에는 많은 지원이 뒤따르고 있다. 그러나 52년이란 역사를 지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테마로 진화하고 있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 축제는 왜 축제평가 위원들의 눈에는 들지 않는지 이유가 궁금하다.

필자는 여러 경로를 통해 지방에서 열리고 있는 축제현장을 돌아볼 기회가 많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자원으로 승부하는 축제는 그나름의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가 있다.

그렇다면 한산대첩축제는 재미없는 축제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통영이라는 도시가 주는 매력에 더해 축제의 짜임새는 역사성과 교육성에 더해 감동과 재미마저 주고 있다.

게다가 평화와 화합을 위해 50 여년을 한결같이 위령제를 지내고 있는 한산대첩이야말로 적군마저 포용하는 아름다운 축제가 아닌가. 그야말로 평화축제다. 이런 축제야 말로 얼마나 해외에도 홍보하기 좋은가?

그리고 이제는 통영시도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인구가 많은 수도권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서울 중구 건천동이 이순신 장군이 태어나신 곳이고 서울 중구에서도 이순신 탄신일을 맞아 조촐한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 행사와 연대해 서울에서 한산대첩축제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수도권시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한산대첩축제를 국가대표축제로 승격시켜 충무공의 얼을 깊이 새기는 학생들의 교육현장 체험과 학습의 장으로 만들어야한다. 그리고 세계인이 와서 우리의 역사를 느끼고 배우고 가는 평화축제로 승격시켜야 한다.

올해 초 유진룡 장관이 전국의 축제에 대해 대대적인 손을 보겠다고 천명했다. 사실 축제가 우후죽순 난립해서 정체성도 모호한 것들도 많다.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상대적으로 제대로 평가되지 못한 축제에 대해서도 좀 더 관심을 갖고 들여다 보면 의외로 훨씬 키워야할 바람직한 축제가 많다는 것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산대첩축제에 무한한 가능성을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