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담론생산 프로젝트]사진의 방2 - 이명호 개인전
[전시담론생산 프로젝트]사진의 방2 - 이명호 개인전
  • 이은주/ 아트스페이스 정미소 디렉터
  • 승인 2013.09.1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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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큐레이터토크 31] 큐레이터수첩 속의 추억의 전시

<사진의 방>의 두 번째 프로젝트 였던 이명호 개인전은 그간 사진예술계에서 ‘사진행위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작가의 관점을 충분히 드러내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최근 디지털기술의 자유로운 활용이 가능해 지면서 사진의 편집, 합성 현상은 예술의 영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사진이라는 매체의 태생적 속성과 전통적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오늘날 아날로그 사진이 사라지고 있음에 대한 문제를 두고 사진예술의 위기적 측면을 고찰하는 계기도 되었다.

▲Myoung Ho Lee Show

디지털 시대의 민감한 반응이 극적으로 교차하는 현대사진담론에서 이명호는 “사진행위 프로젝트”개념을 기저에 두고, 실제 사진촬영과정을 영상과 정지된 이미지로 담아 사진의 결과물의 과정을 집중적으로 재현하는 시도를 시작한다. 사진이라는 장르에서 관객은 항상 한 장면(Shot)의 이미지를 최종적으로 수용한다. 하지만 사진 프레임 밖을 상상해 보면 어떻게 되겠는가? 실제로 사진프레임 밖에는 영화촬영장과 유사한 현장설치물을 비롯하여 스텝과 기술 장비가 즐비하다. 또한 사진이라는 장르에는 장소와 시간의 개념도 보이지 않는 영역 속에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응축되고 압축되어 있는 정지된 사진 한 장에 움직이는 영상처럼 시간성과 장소성이 부여된다면, 우린 과연 단 한 장의 이미지로 작품을 평가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도 도달한다. 이처럼 사진 한 작품을 위한 현장 로케이션을 비롯한 설치 해프닝은 오히려 사진을 더욱 순간적인 찰나의 예술로 포섭시켰던 것이다. 이처럼 이명호는  마치 자연에 캔버스를 개입 시키는 것과 같이 지속적으로 정지된 화면에 영상과 설치의 요소를 작품의 일환으로 적극적으로 개입시킨다. 정지된 화면을 위한 과정을 조명하는 ‘사진 행위 프로젝트’는 사진이 현대미술에 어떠한 위치를 점하게 하는지에 관한 중요한 담론을 담고 있다.

즉, 사진이 항상 마지막 한 장의 결과물로 예술적 평가를 받았다면 그는 사진의 과정과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설치, 해프닝적인 행위들을 사진예술의 담론에 포함시키는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사진의 예술성을 어느 범위까지 인정하겠는가? 디지털 그래픽이 자유로운 요즘 세대의 작가군들의 작업에서 과거의 예술사진의 미를 찾을 수 없는 것인가?  라는 질문은 아직도 유효하게 논의되어야 할 사진의 담론 중 하나라는 기획의도에 본 전시를 의미를 살렸으며, 전시장에서는 이명호의 사진결과물보다는 그가 사진 촬영을 위해 사용하는 천에 영상을 투사했던 영상설치물을 비롯하여 철저히 과정에서만 획득되는 사진이미지를 전시하여 이명호의 “사진 행위 프로젝트”에 집중 조명하였다. 이 전시를 통해 전통적 개념과 현대사진에서 오는 사진예술의 가치의 변화에 따른 담론을 잠시 멈추어 서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