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마음 치유하러 떠나라~ ‘농촌으로’
지친 마음 치유하러 떠나라~ ‘농촌으로’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7.0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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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겸 학장, 심포지엄 열어 농촌관광 활성화 방안 모색, 성공사례 제시


현대인들은 입시전쟁, 취업전쟁, 직장 스트레스 등 치열한 생존경쟁과 빠른 생활리듬에 쫓겨 숨 막히는 도시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행복한가, 스스로도 명쾌하게 답하지 못하는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농촌’은 무엇일까?

한국농촌관광대학(학장 강신겸)은 그 해답을 함께 찾기 위해 3일 오후 2시 서울 양재동 aT센터 대회의실(5층)에서 ‘녹색관광시대, 슬로투어&슬로푸드’를 주제로 ‘2009 농촌관광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강신겸 한국농촌관광대학 학장이 '제6회 2009 농촌관광 심포지엄'을 열고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올해로 6회를 맞은 이번 심포지엄에는 한국농촌관광대학 고문으로 위촉된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유성엽 의원과 농림수산식품부 민승규 제1차관을 비롯해, 농촌관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오고 있는 제주올레의 서명숙 이사장과 태평염전의 조재우 상무, 청매실농원의 정유인 부사장과 농촌관광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어 400여명의 사람들이 자리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심포지엄은 강신겸 한국농촌관광대학 학장의 농촌관광분야에서 녹색관광시대의 슬로라이프의 중요성과 박종숙 한식요리연구가의 문화로 풀어보는 슬로푸드 이야기에 대한 주제발표와 실천을 통해 성공한 사례발표를 통해 농촌관광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강신겸 한국농촌관광대학 학장은 ‘농촌관광시대, 농촌관광과 슬로라이프 전략’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이 시대 농촌이 우리에게 가지는 의미를 확실하게 정의 내렸다.

▲ 강신겸 학장이 '빨리빨리' 서두르며 급하게 사는 현대인들에게 농촌은 여유롸 휴식을 안겨주는 유일한 곳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갖고 있는 찌꺼기들을 털어내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고향 같은 곳. 도시에서 찾을 수 없는 마음의 풍요와 여유, 활력을 회복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농촌이다”

그가 말하는 슬로라이프(slow life)는 서두르지 않고 자연의 시간에 맞춰 자연과 함께 균형 있게, 그리고 가치를 지키며 마음을 다해 정성을 들여 마음의 풍요를 추구하는 삶으로, 바로 농촌 사람들의 삶이며 농촌에서만 가능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강신겸 학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습성인 ‘빨리빨리’는 여행방식에서도 드러난다”며 “많은 것을 보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라도 충분히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행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충전의 시간으로 여유로움이 필요하며, 쉰다는 것은 자기답게 살기 위해 스스로에게 주는 최소한의 배려이자 선물이라는 것이다.

▲ 자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이 진지하게 심포지엄을 듣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강신겸 학장은 앞으로 사람들이 걷기 여행이나 자전거 여행 등의 슬로투어를 추구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농촌 사람들 스스로가 자신의 마을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내 도시인들이 농촌의 생태와 환경, 맛, 전통, 문화 등을 느끼며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쉬었다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강신겸 학장의 이 같은 설명에 박종숙 한식요리연구가는 사람들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에 대해 ‘문화로 풀어보는 슬로푸드 이야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농촌음식문화의 대안을 제시했다.

박종숙 연구가는“자연의 순리에 따라 생산한 먹거리를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는 것이 슬로푸드”라며 “음식도 여행 문화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전통음식 체험을 통해 단순히 음식만 만들어보는 것이 아니라 그 음식에 담겨있는 우리문화와 음식에 대한 자부심 등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종숙 한구요리연구가가 슬로푸드를 문화와 접목해 관광상품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실용적인 지식을 가진 농촌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음식에 이야기를 담아내는 교육을 하고 지역이나 마을마다 전통음식을 활용해 다양한 향토음식을 개발할 것을 강조했다.

특히 무엇보다 손맛으로 만들어지는 우리전통음식의 요리방법을 표준, 계량화해 합리적인 조리법을 갖추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농촌관광의 성공사례로 ▲태평염전 조재우 상무의 ‘느려서 더 행복한 섬’슬로시티 증도 ▲(사)제주 올레 서명숙 이사장의‘놀명, 쉬멍, 걸으멍’제주올레이야기 ▲청매실 농원 정유인 부사장의 ‘잘 멀고 잘 쉬는 법’등의 발표가 진행됐다.

첫 번째 사례는 2007년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된 ‘느려서 더 행복한 섬’ 증도와 이곳 전남 신안군에 1953년부터 설립해 국내최대규모의 단일염전으로 가꾼 태평염전이다.

▲ 심포지엄에 참석한 사람들이 농촌관광 성공 사례를 집중해서 듣고 있다.
태평염전의 조재우 상무는 현재 이곳의 특징인 소금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2006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염전체험과 1953년도 소금창고를 리모델링해 2007년 개관한 소금박물관도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소금동굴과 염생 식물원, 솔트(salt) 레스토랑 등의 사업이 일부 진행 중에 있으며, 앞으로 슬로푸드센터와 사해탕, 소금찜질방, 소금호텔, 솔트엑스포 등의 개발을 구상 중이다.

조재우 상무는 “3년 동안 많이 발전해왔다. 앞으로도 다양한 관광사업들을 할 것이지만, 농촌관광의 핵심인 ‘슬로’를 기본으로 관광객 위주가 아닌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이끌어가는 마을을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두 번째는 제주 올레의 서명숙 이사장이 제주 올레길을 만들게 된 배경을 들려주며, 슬로투어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관광, 여행의 시대적인 변화에 대응 할 것을 주문했다.

“사람들은 자연에서 도심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올레길을 찾는다. 이제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은 걷기여행이다. 어디든지 자신의 주변에 길을 만들어라. 사람이 지나는 것이 곧 길이다”

▲ 제주 올레의 서명숙 이사장이 산티아고 여행길에서 만난 친구와 여유로운 웃음을 짓고 있는 사진을 소개하고 있다.
서명숙 이사장이 들려주는 제주 올레의 시작은 특별했다. 어릴 적 별명이 ‘간세다리’(제주도말로 게으름뱅이)일 정도로 느리고 여유로운 삶을 좋아했던 서명숙 이사장의 직업은 기자.

2006년, 어느 날 문득 치열하게 살아온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꼈다. 50세의 나이에 23년간의 기자 및 편집장 생활을 벗어던지고 스스로를 위해 산티아고로 긴 여행을 떠난 그녀는 36일 동안 하염없이 걸었다. 33일째 그곳을 여행하던 사람과 친구가 됐다.

서명숙 이사장은 “적어도 5년마다 한번은 다시 이 곳에 오겠다”고 친구에게 다짐하자 그 친구가 말했다. “한국 가서 이런 길을 만들어라. 꼭 산티아고의 이 길이 아니더라도 어떤 나라든지 자연의 길에서 위로받을 수 있지 않느냐” . 이 한 마디가 서 이사장의 고향이 제주 올레길를 만들어냈다.

그녀는 “여행은 항상 간세다리로 하자”며 여행의 기본자세는 게으름뱅이처럼 여유롭고 느리게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세 번째로는 청매실 농원의 정유인 부사장이 슬로푸드로서의 매실의 가치와 효능을 강조하고 특화시켜 국내뿐 아니라 해외수출도 이끌어 낸 사례를 소개했다.

청매실 농원은 1995년부터 매년 3월 매화 축제와 6월 매실 축제로 이루지는 쌍둥이 축제를 개최해 광양시의 이미지 홍보와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강신겸 한국농촌관광대학 학장은 “앞으로 농촌관광이‘녹색관광시대, 슬로투어&슬로푸드’를 통해 수준 높은 관광 상품을 제공하고 새로운 시장과 상품을 개발하는데 기여 할 것이며, 나아가 관광산업 발전과 농촌 활성화에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