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나온책] 미술시장 한복판에서 들려주는 그림판의 속내 이야기
[새로나온책] 미술시장 한복판에서 들려주는 그림판의 속내 이야기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3.10.11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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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의 『그림 파는 남자의 발칙한 마케팅』
『그림 파는 남자의 발칙한 마케팅』은 사간동에서 직접 화랑을 경영하며 그림을 사고파는 필자 박정수가 얘기해주는 미술 시장의 요모조모 이야기이다.

필자는 그 동안 『나는 주식보다 미술 투자가 좋다』와 『미술 투자 감상』이라는 미술 투자 관련서로 독자들의 꽤 많은 호응을 받았다. 그림과 예술이라는 고상하고 묵직한 틀에만 갇혀 있던 미술계가, 박정수에 의해 누구든 접근해볼 수 있는 조금은 만만한 시장이 되었던 것이다.

이번 책 『그림 파는 남자의 발칙한 마케팅』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미술판에 직접 발 담그고 부대껴본 사람이 아니면 감히 하지 못할 이야기들을 발칙하게 그냥 내던진 책이다. 짐짓 점잖고 우아한 척 포즈를 취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어떻게든 그림 한 점 팔고 싶어하는 화가, ‘나도 그림 한 점쯤 살 수 있어요’ 생색내보지만 헉 소리 나는 그림값에 몸둘 바 몰라하는 초보 구매자, 어떻게든 미술판에 끼어 전문가로 자라고 싶은 큐레이터 지망생, 그들에게 던지는 속 시원한 충고와 공감이 이 책에 있다. 

“그래도 이건 그림이고 예술이며 나는 화가인데……”하는 사람에게, “이거 왜 이러셔~ 다 아는 처지에” 하며 가슴속을 콕콕 찌르는 독한 소리도 하고, 순진무구 용기만 백배인 초짜 큐레이터에게 “너만 큐레이터니? 여기 있는 사람 다 말로는 큐레이터거든?” 하며 면박을 주기도 한다. “이런 것도 예술인가요?” 하는 전시 관람객에게는 “이해 못 하는 사람이 있다고 작품이 의미 없다고 할 순 없겠죠?” 하고 되받아치기도 한다.

이 책은 이렇게 미술시장의 속내 이야기를 발칙하게, 솔직하게, 터놓고, 대놓고 풀어놓은 통쾌한 수다다. 

누구도 감히 하지 못했던 미술시장의 속 이야기

“슬프지만 화가의 현실을 이야기해볼까요? 20대에서 30대 중반까지는 그래도 형편이 좀 낫습니다. 개인전 하면 아는 사람에게 강매할 수도 있고, 기획공모전에 응모도 할 수 있습니다. 그룹전이나 여타 초대전에 기웃거리면 끼워주기도 잘 합니다.……50이 넘어가면 중견소리 들으면서 이곳저곳에서 약간의 예우를 받습니다. 작품보다 명성이 더 높습니다. 작품 활동도 예년보다 더 열심히 합니다. 초대전이 많기는 하지만 작품 판매는 신통치 않습니다. 후배들 만나기도 두려운 나이가 됩니다.” 고매하신 화가들에 대해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어디에 있을까? 박정수는 이렇게 신랄하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으며 누가 뭐라 할까 겁내지도 않는다. 다만 아는 것을, 느꼈던 것을 말할 뿐이다.

그림, 잘 팔고 싶으면 이렇게 하라!
잘 팔리는 작가가 되고 싶다면?
1. 자기 마케팅에 적극적일 것/ 2. 작업량 많을 것(많은 작품 양, 작업 시간, 열정)
3. 매년 10회 이상 전시할 것(단체전 포함)/ 4. 작품 판매에 적극적일 것(지인에게도 적극 판매)
5. 국내외 아트페어에 적극 참여할 것

호당 20만 원 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면?
1. 개인전 10회 이상 하고(부스 개인전이나 아트페어 제외, 순수 개인전)
2. 자신의 작품 100점 이상 팔고 / 3. 40대 이상이어야 하며(30대는 안 됨)
4. 조금은 뻔뻔할 정도로 자기 마케팅에 적극적인 작가가 될 것.
박정수가 제안하는 발칙한 마케팅 방법은 구체적이고 적극적이다. 화가들이 제발 이 책을 열심히 읽고 진지하게 고민하기를 바란다. 

큐레이터가 되고 싶다고? 이걸 알아야 해!
우리나라에서는 큐레이터의 개념이나 정의가 모호하다. 쉽게 말해서 뒤죽박죽 엉망진창이라는 얘기다. 물론 역사적 이유가 있다. 90년대에 행정적으로 학예사 제도를 도입하면서 기존 미술시장의 갤러리 종사자들을 전부 외면했던 것이다. 박정수는 자신이 대기업 큐레이터로 입사하여 갤러리의 관장과 미술잡지 편집장, 발행인을 거치며 미술시장에서 정작 필요한 인력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몸으로 체득했다. 학예사나 큐레이터뿐만 아니라 딜러, 매니저, 컨설턴트, 아트텔러 등 미술을 학문으로 연구하는 사람 이외에 미술시장 현장 종사자로서 필요한 자격과 자질이 분명 있다. 미술시장에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고 넘어가야 할 시장통 이야기, 박정수가 들려준다. 

화가와 미술시장을 알고 나니 그림이 더 잘 보인다
화가와 큐레이터를 향해 통렬히 쏟아지는 필자의 이야기에 넋을 놓고 있다 보면, “미술에 나름 관심 있으신 교양 있는 감상자님”에게 쏟아지는 화살도 결코 피해갈 수 없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결국 감상자들, 잠재적 미술시장의 고객님들을 향한 필자의 애타는 구애임을 부인할 수 없다. 어떻게 하면 미술시장이 더 만만해질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작품이 더 친근해질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화가와 감상자의 접점이 더 자주, 쉽게 만들어질 수 있을지 궁리해온 그림 팔아주는 사람의 고민이 그대로 드러난다. 쉽게 시장 구경 하듯, 백화점이나 마트 구경 가듯 아트페어에 가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그의 안내대로 이제 편하게 그림 좀 보자.  

판형 152×210mm | 전면 컬러
페이지 | 320
ISBN 978-89-965605-4-8 03600
발행일 | 2013년  9월 24일
값 |  18,000원
문의 | 323-4894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240-24 화이트빌 101 도서출판 비엠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