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미술의 힘 ‘비워야 채울 수 있다’
아시아 미술의 힘 ‘비워야 채울 수 있다’
  • 김민자 기자
  • 승인 2013.10.1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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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코드_空’ 소마미술관 …오는 11일부터 12월 22일까지

서울올림픽 개최 25주년기념 특별기획전 ‘아시아 코트_空’이 오는 12월 22일까지 소마미술관 1~4전시실에서 열린다. 이곳에서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작가의 회화, 드로잉, 사진, 영상, 설치 작품 약30 여점을 만날 수 있다.

   
▲ ‘아시아 코드_空’, 공이란 없음이 아니라 어느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것이다.
공(空)이란 있고 없음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것이며 마음으로 보여지는 어떤 것이다. 또한‘아시아’라는 카테고리는 세계화를 위한 화두이며, 공(空) 또한 없기 때문에 채울 수 있고 차 있기 때문에 비워낼 수 있는 묘미가 있다고 전한다.

전시는 출품 작가들의 작품 특성에 따라 ‘시간-응시’, ‘공간-공, 간’, ‘파동-역사’ 세 부분으로 나눠진다.
백남준의 야외레이저작품 ‘올림픽레이저워터스크린 2001’을 전시기간 중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상영한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소마미술관(http://www.somamuseum.org) 홈페이지나 전화(02-425-1077)로 문의하면 된다.

◆ 부문별 작가소개

<간-응시>부문
   
▲ On the Clouds(Seoul-Paris), 2002 권부문

권부문(한국)
“사진가는 이미지 노동자이다. 나에게 온 이미지는 나를 빌려 오는 것이다”라고 했듯이 권부문은 철저히 자신을 배제하고 자연에 의해 놓여진 그대로의 대상을 카메라에 담는다.

김태호(한국) ‘아무 일 없음이 내가 할 일.’ 김태호 작가는 작업을 하면서 불경의 글귀를 종종 떠올린다. 캔버스에서 이미지를 지워내듯 겹겹이 쌓아올린 물감의 레이어는 지나간 시간 속 수 만 가지 상념들을 표현한 듯 수 만개의 색을 담고 있다.

미야지마 타츠오(일본) 작가는 LED를 이용한 설치작품으로 유명하다. 대학에서 유화를 전공했으나 ‘모든 것은 변화한다’,‘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모든 것은 영원하다’는 그의 세 가지 작업 컨셉을 확고히 하면서 LED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의 작품 속에는 늘 1부터 9까지의 숫자들이 등장한다.

   
▲ NOTHING, 2013 육근병
육근병(한국)
작가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명성과 입지를 쌓아왔다. 1992년 카셀 도큐멘티에서 봉분위 모니터를 통해 껌벅이는 커다란 눈으로 각인된 그의 초기 작업으로부터 어언 20여년이 흘렀다. 지난해 표 갤러리에서 열린 그의 개인전을 통해 본격적으로 사진과 영상을 선보였다.

와타나베 고(일본) 작가는 <Face-Portrait> 시리즈를 통해 ‘인물도 아니요 사물도 아닌’ 어떤 것을 만들고자 했다. 영혼과 개성을 가진 인격체를 ‘인물’이라 한다면 외양은 ‘사물’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의 피부 사진을 이용해 컴퓨터 그래픽으로 텍스쳐를 만들고 반투명 디지털 프린트 위에 전사시켜 라이트 박스 스크린에 밀착시킨다.

<공간 空·間>부문

노상균(한국) 작가의 시퀀 작업은 90년대 초부터 물고기를 모티브로 시작됐으며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 유학 후 귀국한 1994년부터 본격적인 자신만의 시그니처가 됐다. 그의 작품속에서 동심원의 꼭지점은 마치 호흡하듯 오목과 볼록을 반복하며 안으로 혹은 밖으로의 연결을 시도한다.

   
▲ Untitled 2010 수보드 굽타
수보드 굽타(인도)
작가의 설치작업은 레디 메이드 계열 오브제의 집적, 분산, 배열로 대표된다. 그의 오브제들은 대개 인도에서 흔히 사용하는 식기와 그릇류이다. 전시 출품작은 황동 단지 68개로 구성됐다.

홍승희(한국) 작가는 2007년부터 <깊이에의 강요(Der Zwang zur Tiefe>를 타이틀로 일관된 작업을 해왔다. <깊이에의 강요>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같은 제목의 단편소설(Drei Geschichten und eine Betrachtung)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그림에 “깊이가 없다”년 평론가의 논평에 상처를 받아 좌절을 거듭한 끝에 결국 자살하게 되는 한 젊은 여류화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파동-역사>부문

야나기 유키노리(일본) 현대 일본 문화의 정치, 경제, 사회적 시스템에 반기를 든 첫 세대에 속하는 야나기는 섬을 예술촌으로 변모시킨 ‘이누지마 프로젝트’를 통해, 문화를 통한 전복을 주장했던 미시마 유키오를 재조명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 2005.6.4, 2005 팡 리쥔
팡 리쥔(중국)
붉은 얼굴의 작가로 알려져 있는 팡 리쥔은 중국현대미술을 이끄는 소위 4대 천황(팡 리쥔, 장 샤오강, 위에 민준, 왕 광이)중 한 명으로 꼽힌다. 유년기에는 문화혁명을 청년기에는 천안문 사태를 겪었던 작가들이 중국 현대미술의 주역이 되었고, 팡 리쥔은 그 선봉에 있는 작가로, 민머리, 무표정, 하품, 비웃음 등을 담은 인물 표현을 통해 ‘냉소적 반항아’라 불리기도 한다.

가오레이(중국) 중국의 주목받는 신예작가 가오 레이는 삶과 죽음, 윤회 등을 주제로해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회화, 설치,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작업한다. 일반적으로 그 이전의 중국현대미술은 거대한 스케일, 과감한 색과 형태, 정치적인 모티브를 통한 냉소적 사실주의와 정치적 팝 경향이 대세였는데, 바링허우 세대의 예술은 보다 확장된 재료들을 사용해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자유로운 작업을 구사한다.

준 응우옌-하츠시바(베트남) 작가는 일본 동경에서 일본인 어머니와 베트남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와 매릴랜드 미술대학에서 수학했고, 현재 베트남 호치민에 거주하며 작업중이다. 그는 주로 베트남 난민의 이주와 정착에 관한 지속적 고민을 작품속에 담는다.

   
▲ Dusted by Rich Manoeuvre, 2012 수잔 빅터
수잔 빅터(싱가포르)
작가의 출품작은 샹들이에 시리즈 중 하나로 기계장치에 의해 움직이는 키네틱 설치작품이다. 49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처음 선보였던 이 시리즈 작품은 산 마르코 광장 옆에 위치한 400년 된 성당 안에 설치되어 고풍스러운 성당의 위엄과 반짝이는 빛의 반사가 어우러져 기묘한 아름다움을 연출함으로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