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미리 속살을 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미리 속살을 보다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3.10.24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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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일 개관,열린 공간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일상 속 미술관’으로

그동안 화재와 문화재 보호등으로 숱한 난제를 떠안고 공사가 진행됐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하 서울관)이 앞으로 한 달 후인 내달 13일에 문을 연다.

지난 22일 개관을 앞두고 기자설명회를 통해 둘러본 미술관은 그간의 논란을 잠재우 듯 경복궁과 광화문 북촌을 비롯 내부에 속해있는 종친부 건물과도 조화를 이룬 설계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을 만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전경. 개관을 앞두고 기자들의 취재열기가 뜨겁다.

정형민 관장은 이 자리에서 “서울관은 현재 속에서 과거와 미래를 접목하는 종합 미술관, 글로벌 다양성을 증진하는 한국예술의 중심 미술관, 문화발전을 생성하는 열린 미술관을 지향한다”며 “대중 친화적인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국민에게 더 친숙한 미술관으로 다가설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관은 부지 27,264㎡, 연면적 52,125㎡, 지하3층?지상3층(높이12m)의 규모로 (구)기무사 및 서울지구병원 부지에 건립됐다. 총사업비 2,460억원(공사비1,276, 부지매입비1,038, 설계비90, 감리비53, 부대비3)이 소요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총 8개의 전시실 외에도 미디어랩, 영화관, 멀티프로젝트홀, 세미나실 등의 다양한 문화시설을 갖추고 있다.

미술관 건축믈의 특성을 살리고 지리적 여건과 역사적 맥락을 고려해 설계됐으며 ‘무형의 미술관’, ‘일상속의 미술관’, ‘친환경 미술관’을 지향하고 있다. 건물 내외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도심 속에서 다층적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마련된 6개의 마당 주위에 건물이 배치돼 있다.

미술관을 설계한 민현준 홍익대 교수는 “서울관은 미술관 건축물의 특성을 살리고 지리적 여건과 역사적 맥락을 고려해 설계됐다”며 “무형의 미술관, 군도형 미술관, 열린 미술관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 교수는 “고도제한을 피해 건물 높이를 12m로 하되 지하를 3층까지 파 내려가 높이 17m에 이르는 전시 공간을 확보했다”며  "이곳에 설치될 작품과 종친부 건물이 같이 보이도록 곳 곳의 창을 크게 냈기 때문에 작품을 전시할 작가들은 종친부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7개 건물 중 천정고가 가장 높은 전시장 '서울박스'에서는 개관 전시로 선보일 서도호 작가의 설치작업이 한창이었다. 

   
▲미술관 실내에서 바라 본 전시관 전경

개관을 앞둔 미술관은 다양한 전시를 준비했다. 먼저 소장품 100여점으로 꾸미는 '자이트 가이스트'전은 한국 대표작가 50명의 작품을 통해 미술이 어떻게 시대정신을 발현하는가를 보여준다. 서울관이 풀어야 할 숙제인 '전통과 현대의 접목'을 고민하는 큐레이터 협력전도 열린다. 한국 미국 영국 인도의 큐레이터 7인이 각자 작가 1명을 선정해 '연결과 전개' 주제로 작품을 선보인다. 이밖에 과천관에서는 인도ㆍ중국 현대미술전이, 덕수궁관에서는 한국근현대회화 100선 전(29일부터)이 열린다. 미술관 측은 개관을 기념해 7,000원에 전시를 모두 볼 수 있는 통합권을 마련했다.

서울관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종친부 주변 돌담 복원이 대표적이다. 문화재보호단체와 주민들의 첨예한 대립 끝에 담 높이는 약 2m로 결정됐다. 열린 미술관을 표방하는 서울관의 취지에 어긋나지만 윤남순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운영단장은 "달리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예산 부족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윤 단장은 "미술관 연간 예산이 30억원 밖에 되지 않아 이를 해결하지 않고는 소장품 질 향상을 말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술관 실내에서 바라보이는 옛 종친부 건물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유리와 콘크리트 벽돌로된 건물들에 조경이 아직 제대로 되지 못한 점과 특히 수변공간이 전혀 고려되지 않아 관람객들에게 좀 더 여유로운 휴식공간으로 자리잡기 에는 부족해 보였다.

한편 서울관은, 관람객들이 편리하게 미술관을 방문할 수 있도록 아트존, 레스토랑, 카페테리아, 푸드코트, 디지털 북까페 등의 다양한 관람객 편의시설을 제공하며, 개관 초기 쾌적한 관람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온라인 사전 예약제를 시행해 11월 말까지 시범운영한다.

예약제 시행기간(2013.11.13.~11.30.)동안 서울관 방문을 원하는 관람객들은 간단한 온라인 예약을 통해 원하는 날짜에 미술관 방문이 가능하다. 한편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서울관 과천관 덕수궁관을 잇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