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오페라 네편이 찾아온다
우리 시대의 오페라 네편이 찾아온다
  • 고무정 기자
  • 승인 2013.10.25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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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0~23일 세종 카메라타 오페라 리딩 공연

새달 20~23일 세종 체임버홀에서 우리 시대의 창작 오페라 네 편이 무대에 오른다.

리딩공연 형식으로 새로 대본을 쓰고 작곡한 오페라 작품의 음악을 위주로 감상하는 작품으로 무대 장치는 제외하고 공연된다. 이번 무대에 오르는 '달이 물로 걸어오듯', '당신 이야기', '로미오 대 줄리엣', '바리'는 장재호가 연출을 맡았으며 홍주헌·송성철·정주영·임창은 네 명의 지휘자가 각각의 작품을 이끌어 간다.

특히 20일과 21일 펼쳐지는 공연은 렉처 콘서트 형식으로 공연 전 약 20분 동안 작곡가와 대본가가 자신의 작품을 직접 관객들에게 설명하고 공연이 시작된다. 이 작품들 중 인기작은 2014년에 프로덕션 팀을 갖추어 세종 M씨어터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작곡가와 대본가 그룹 '세종 카메라타'의 결과물

이번 공연은 세종 카메라타의 1년 여 노력의 결과물이다. 세종 카메라타는 작곡가와 대본가 중심의 오페라 창작 그룹으로 지난 해 결성 뒤 기존의 국내 창작 오페라를 연구하며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개발해왔다. 

 '카메라타'란 1570~80년대 이탈리아 피렌체의 예술 후원자였던 백작 조반니 데 바르디가에서 탄생한 말로 ‘작은 방’ 또는 ‘공간’ 혹은 ‘동료’란 뜻의 이탈리아 어다. 당시 학자, 시인, 음악가가 함께 모여 새로운 오페라 탄생을 위해 예술가들의 모임으로 발전시켜 바로크의 오페라를 태동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건용 서울시오페라 단장은 이 모임을 본 따 세종 카메라타를 결성했고, 작곡가와 대본가를 선정하여 멤버를 구성했다. 이건용 단장은 좋은 작품을 얻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연구해, 워크숍 방식의 세종 카메라타를 결성하게 됐다. 작곡가는 말을 잘 다루지 못하고, 대본가는 음악을 이해하지 못해 오페라 창작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던 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또 음악이 가진 밀도와 한계를 교묘히 이용하여 상황과 감정을 함축적이고 정확한 말로 그려내는 작곡가와 말이 가지고 있는 리듬적․내용적․함축적 의미를 음악의 정서로 풀어내는 대본가가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실천에 옮겼다. 그 결과 대본가로 고연옥·고재귀·박춘근·배삼식이, 작곡가로 신동일·임준희·최우정· 황호준이 선정돼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호흡을 맞추고 있다. 

▲ 세종 카메라타 멤버들

 이건용 단장을 비롯한 8명의 멤버는 워크숍을 통해 여러 생각과 수많은 아이디어를 교환했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멤버들 간에 팀이 구성됐고 그동안의 내용을 바탕으로 대본과 곡을 새로 만들었다.

 8명의 세종 카메라타 멤버가 새롭게 풀어낸 오페라 4편

 서울시 대표 창작오페라 '연서'에서 호흡을 맞추었던 고연옥 작가와 최우정 작곡가는 '달이 물로 걸어오듯'을 탄생시키며 신데렐라 콤플렉스의 비극 버전을 보여 줄 예정이다. 고재귀 작가와 황호준 작곡가의 '당신 이야기'는 열일곱의 불치병 소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기존의 오페라 작품에서 주로 다루었던 소재와는 사뭇 다른 이야기를 다룬다.

또한 박춘근 작가, 신동일 작곡가의 '로미오 대 줄리엣'은 이혼 지경에 이른 오페라 가수 부부가 로미오와 줄리엣에 캐스팅되며 겪게 되는 소동극 형식의 코믹 오페라다. 마지막으로 배삼식 작가와 임준희 작곡가의 '바리'는 우리나라의 오래된 서사무기의 시설에서 비롯된 이야기이다. 임준희 작곡가는 오늘 날 현대인에게도 바리가 의미있는 이유는 파괴, 이기심이 팽배해 있는 요즘 ‘다시 태어남’, ‘다시 깨어남’, ‘버리고 다시 떠남’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외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해 관심을 모으고있다. 특히 창작 오페라에서 출연하였던 경험이 많은 성악가들이 실력을 뽐낸다. 소프라노 한경성·오진현·최우영, 메조 소프라노 이선아·최선애, 테너 양인준·최상배·민현기, 바리톤 최강지·이정민, 베이스 김형수 등이 출연해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정통한 무대를 보여 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