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칼럼]고전주의 음악과 낭만주의 음악
[음악칼럼]고전주의 음악과 낭만주의 음악
  • 정현구 남양주심포니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상임지
  • 승인 2013.10.2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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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구 남양주심포니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노바아르테 음악감독)

음악에 있어서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구별은 문학이나 미술 등 다른 분야의 예술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관점에 따라서도 해석의 기준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낭만파 음악은 고전파 음악의 연장이며 지금부터 약 50여년전을 기준으로 해서 생각하면 이 둘 사이에는 개념적으로 상반되는 것이 있었지만, 현대의 음악 사상이나 작곡 기법으로 보면 고전파와 낭만파 음악의 관계에 엄밀한 구분을 하는 일은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극히 일반적으로 보아 고전파 음악이란 전통적인 형식에 의해 지배를 받으며, 거기에서 오는 형식미, 투명성 그리고 단정하고 우아하고 아름다운 것을 본질적 요소로 하는 음악으로 하이든과 모차르트 그리고 베토벤을 중심으로 하는 시대와 그 작품들을 대표로 한다.

이에 반해 낭만파 음악이란 주관적인 예술 충동에서 오는 형식의 자유성, 추상성, 신비로운 세계에 대한 그리움과 갈망, 개성의 반영이라고도 볼 수 있는 불안한 감정과 애수, 열정 등이 본질적 요소인 음악으로 슈베르트와 슈만 등을 중심으로 하는 시대와 그 작품들을 대표로 한다.

고전파의 작품에는 엄중한 형식의 규칙이 있어서 이 형식을 존중하여 살리는 데에 그 아름다움을 느꼈다. 푸가에는 푸가의 전형적인 형식이 있으며, 소나타에는 소나타가 정의하는 엄밀한 형식이 있고, 변주곡에는 또 그 나름의 엄격한 형식이 있었다.

그러나 낭만파의 작품에서 형식은 그저 시적 상념을 표현하기 위해 취한 하나의 체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환상이나 시적 정서가 주(主)가 되고 형식이나 악식은 부(副)가 된다. 즉 푸가도 형식을 엄밀하게 지키는 푸가는 아니고, 환상이나 연주 효과를 주로 하는 푸가가 되고, 소나타도 같은 맥락에서 조 관계나 주제의 취급법이 자유로워지고, 변주곡도 소위 성격변주로 달라지게 되었다.

이 밖에도 고전 음악은 음악 그 자체로써 목적의 전부로 하는데 반하여, 낭만파 작곡가들은 음악 이외의 시상과 관련하여 이에 음악을 결부시키려 하였다. 즉, 슈만의 <사육제> <어린이 정경> 등처럼 일정한 표제를 가지고 작품을 쓰거나, 리스트의 <파우스트 교향곡>처럼 문학 작품과 결합하는 일, 그 밖에 바그너의 악극들처럼 비현실적인 전설 등을 소재로 하였다.

그러나 고전 작곡가 중에도 낭만적인 색채가 짙은 작품이 있으며, 근대 작곡가 중에도 고전적인 경향으로 작품을 쓰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 분명한 경계선을 연대기적으로 정할 수도 또 작곡가별로 구별할 수도 없다.

무엇인가를 구별하고 나누는 일이 꼭 옳은 것일까? 이는 어떤 일이나 목표를 설정할 때는 분명 유용한 방법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사회나 인간관계의 지속적인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선 구별하고 나누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특성 또는 개성을 인정하고 그냥 그대로 바라봐주는 것도 필요하다 할 수 있다.

고전이던 낭만이던 굳이 나누지 않아도 아름다운 음악 그 자체로 우리 곁에 있는 음악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