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살리는 생명의 다리
문화로 살리는 생명의 다리
  • 최영훈 기자
  • 승인 2013.11.05 23: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제의 당신에게 지지 마세요” 한강대교에 희망글귀

“어제의 당신에게 지지 마세요” “이 좌절이 훗날 멋진 반전이 되어줄 것이다”

마포대교에 이어 한강대교도 자살 예방 글귀가 새겨진 ‘생명의 다리’로 탈바꿈했다. 1917년 준공된 마포대교는 한강교량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한강의 다리 중 마포대교(5년간 110명, 서울시 통계)에 이어 두번째(64명)로 자살 시도가 많다는 오명을 쓰고 있었다.

인생의 절망과 회한이 감돌던 이 곳에 김난도 서울대 교수, 체조선수 손연재, 가수 이효리 등의 재능기부를 통해 자살을 방지하려는 희망메시지가 쓰여 지친 삶에 위로를 선사한다. 서울시·삼성생명·한국건강증진재단의 '생명존중 프로젝트' 일환으로 추진된 이번 메시지는 이어령, 김난도, 이해인, 신경숙, 조수미, 허영만, 추신수, 손연재, 이효리, 하정우 등 사회명사 44명이 직접 작성했다.

글귀 외에 대학생들이 참여한 ‘희망조형물’, 한강대교 중간 ‘말 거러주는 버스 쉘터’와 생명의 전화도 곳곳에 비치돼 시민들에게 희망을 선사한다.

명사 44명의 희망메시지는 먼저 노량진과 용산을 오가는 한강대교 양방향 1,680m에 연이어 펼쳐져 있다. 센서가 설치돼 보행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조명과 메시지가 보행자를 따라 반응하며 친근하게 말을 거는 형식이다.

성악가 조수미는 “당신이 이겨야 할 사람은 당신의 경쟁자가 아닌 바로 어제의 당신입니다”, “어제의 당신에게 지지 마세요”,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하고 앞서있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세요'”라는 희망메시지를 전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교수는 “그대, 이번에 또 실패했는가? 절망으로 다시 아픈가? 너무 실망하지 말자. 이 좌절이 훗날 멋진 반전이 되어줄 것이다”, '위기가 깊을수록 반전은 짜릿하다. 절대 포기하지 말자. 내 인생의 반전 드라마는 끝내 완성되어야 한다”는 글로 위로를 한다.

만화가 허영만, 화가 육심원·한젬마, 양말디자이너 홍정미 등 9명은 다리 난간에 본인들의 그림과 함께 메시지를 표현했다.

또, 국내 8개 대학 80여 명 학생들이 참여해 제작한 희망조형물도 한강대교 중간 노들섬이 있는 육지로와 한강대교 북단에 있는 견우·직녀 카페 광장에 설치됐다.

희망 조형물 8점은 ▲아이스크림바 형상의 벤치를 표현한 ‘지친 그대 기대Bar’ ▲‘언제나 I♥YOU’ ▲‘한강의 바람결에 맴도는 SOUND of  LOVE’ ▲‘당신의 걱정을 흡수하는 BENCH MAN’ ▲‘사랑의 Sign-HAND HEART BENCH’ ▲‘꿈을 꾸시나요? 꿈을 이루세요! 당신의 날개’ ▲‘삶의 에너지 L.O.V.E’ ▲‘마주보는 사랑, 같이보는 사랑, LOVE SWINGS BENCH 둘이 하나되는 사랑’이다.

이와 함께 한강대교 중간 버스정류장엔 사랑과 응원의 말을 걸어주는 버스쉘터도 새롭게 설치되고, 곳곳에 생명의 전화도 놓였다.

천석현 서울시 도시안전실 시설안전정책관은 “희망메시지를 통해 절망에 직면한 많은 사람들이 위안을 얻고 희망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