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이 썩으면 몸이 썩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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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문화투데이 특별취재팀
  • 승인 2009.07.07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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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해경 함정부두 신설, 방파제 연장… 통영앞바다 썩는다 반대여론 급등

 통영시 동호동 금성수산에서 동호, 조양조선소로 이어지는 해안선이 마산지방해양항만청에서 발주한 통영해양경찰서 함정부두 신설 문제로 위협받고 있다면서 해양환경 전문가와 통영 시민들이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통영항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인공위성 사진, 가운데 표시 부분이 연장될 기존 방파제이다.

 마산지방해양항만청은 올 2월 ‘통영항 해경부두 축조공사’ 계획을 발표하고 지난달 한라건설을 사업자로 선정, 공사를 시작했다. 완공되면 해경 1천 톤급 3척, 250톤급 3척, 100톤급 이하 17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게 된다.

▲ 새로이 통영해양경찰서 함정부두 조감도

 그 에 따라 통영해경은 1천 톤급 대형 경비함정을 정박시킬 수 있도록 현 SLS중공업 통영공장 부근의 방파제를 56m 더 연장할 계획이어서, 방파제 총 길이는 통영항 공주섬 방향으로 125m가 될 전망이다.

 이번 통영해양경찰서 함정부두 이전 계획을 놓고 통영 시민들이 논란을 제기한 이유는 통영항으로 들어오는 해류의 흐름이 달라져 강구안의 급속한 오염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통영항에 진출입하는 선박들의 운항폭을 줄이게 되어 해수 흐름을 빠르게 할 것이고, 그러면 통행 선박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산만 오염을 야기시켰던 진해시 현동과 소모도 연결 방파제 공사는 통영에게 딱 들어맞는 반면교사다. 통영항의 공주섬과 마산만의 소모도의 역할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1992년 해군은 육지와 섬(진해 비봉지구-소모도)을 잇는 길이 1km 가량의 방파제를 쌓고 공유수면 33만㎡를 매립해 군사시설로 사용했다.

 마산 지역 어업인들과 시민단체들은 그 바람에 “해수 흐름이 차단돼 마산만은 복구하기 힘든 오염된 바다가 됐다”고 주장했고, 마산만 인근의 어업인 2천여 명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어업인들에게 37억 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받았다.

 사법당국이 방파제 시공이 폐쇄 내만의 오염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지난해 강구안 바닥의 쓰레기 청소를 위해 들어간 예산만도 수억이다. 그런데 방파제를 연장한다면 그 예산이 몇십억으로 불어날 것은 뻔한 일이다.

동호동에서 공주섬으로 향하게 될 기존 방파제 총길이 125m의 방파제가 건설될 예정이다.
 지난 4월 16일 (사)바다살리기환경국민운동 통영지부(지부장 강호준)는 통영해경 함정부두 이전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통영지부는 성명서를 통해 “마산만이 주변 방파제 시공으로 전국에서 수질이 가장 나쁜 해역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입지 조건상 꼭 닮아 있는 강구안 역시 입구의 방파제를 연장하면 물길이 막혀 오염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마산지방해양항만청은 이전계획에 따른 환경영향평가를 실시, 공개하고 시공 방파제에는 해수유통구 등의 해수정화 시설을 추가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통영항 경관 보전 측면에서 통영해경 함정부두를 산양읍 등으로 이전하는 대체안 등도 적극 검토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시민들의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면 아무리 좋은 취지의 사업이라 하더라도 관청은 그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게 다수결을 중시하는 민주주의의 원칙이기 때문이다. 마산지방항만청은 해수 흐름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자료를 제시하거나 부두 이전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경남도 이순신프로젝트 사업 중 통제영 복원 사업지로 선정된 곳이 강구안(병선마당)이다. 방파제 연장은 유구한 세월, 통영과 통영의 문화적․역사적 유적지를 묵묵히 지켜온 강구안의 가치를 간과한 사업이 아닐까.

대형선박들이 드나들고 있으며, 섬을 오가는 정기 여객선,소형어선들이 오고간다.

 강구안은 통영 시민의 것이면서 통영 시민의 것이 아니다. 강구안뿐만 아니라 통영의 모든 것이 이미 대한민국 국민, 나아가 남해바다를 사랑하여 찾아오는 외국인 방문객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발가락이 썩으면 결국 몸이 썩는다는 것은 진리다.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 특별취재팀 cnk@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