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 끊겼던 ‘동편제 심청가’ 다시 살아났다
전승 끊겼던 ‘동편제 심청가’ 다시 살아났다
  • 최영훈 기자
  • 승인 2013.11.16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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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만에 최초로 복원 및 재현 발표회

전승이 끊겼던 ‘동편제 심청가’가 40여 년 만에 되살아난다.

오는 20일 ‘한국문화의 집’에서 동편제 심청가 복원 및 재현 발표회를 통해 옛 선조들이 남긴 소리가 다시 대중에게 전달된다.

이번 40년 만에 선보이는 동편제 심청가는 동편계의 거장인 판소리 인간문화재 박록주 명창이 1976년 녹음한 것으로, 1994년에 국악음반박물관 노재명 관장에 의해 음원 존재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노재명, 채수정, 전인삼 등이 20여 년 노력 끝에 복원시킨 것으로 박록주 명창이 심청가를 기록으로 남긴지 40여 년만의 일이다. 박록주 명창의 심청가는 송흥록-송만갑-김정문-박록주로 이어져온 대표적인 동편제 판소리다.

동편제 심청가가 전승이 끊어진 이유에 대해서 관계자들은 구슬픈 심청가의 내용 특성상 서정적인 애원성이 강한 서편제와 더 잘 어울렸기 때문에, 웅건 호방한 동편제 창법으로 부른 심청가는 도태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기에 이번 복원된 동편제 심청가는 송흥록으로부터 이어지는 옛 동편제의 사설과 선율적 특징을 잘 보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크다는 설명이다.

▲ 동편제 심청가 재현 발표를 맡은 전인삼 명창(왼쪽)과 채수정 명창

동편제 심청가 재현 발표는 전인삼 명창과 채수정 명창이 맡았다.

박록주 심청가 완창 복원의 전반부 재현 발표를 맡은 전인삼 명창은 현대 동편제 판소리의 대표적인 명창인 강도근과 박봉술로부터 소리를 사사하여, 송흥록-송우룡-송만갑-김정문-강도근으로 이어오는 동편제 계보의 중심에 있는 명창이다. 전인삼 명창은 2011년 춘향가 복원에 이어, 이번에 심청가 복원을 시도하여 동편제 판소리 5바탕을 정리하는 성과를 거뒀다.

후반부 재현 발표를 맡은 채수정 명창은 현재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인 박송희 명창의 제자로, 송흥록-송우룡-송만갑-김정문-박록주-박송희로 전해오는 또 다른 동편제의 계보를 잇고 있다. 채수정 명창은 자신 스승의 스승이 되는 박록주 명창의 소리에 대한 지극한 관심을 바탕으로, 이화여대 석사학위논문 ‘박록주 흥보가의 음악적 특징’(1997), 경희대 석사학위논문 ‘박록주 ‘심청가’ 연구’(2004), 심청가, 흥보가 창본 등을 모은 ‘박록주 박송희 창본집’(민속원, 2010)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이번 복원 발표회는 국악 자체가 낯선 일반 관객들 혹은 현대 판소리에 익숙한 국악 전공자 및 관객들을 위해 렉쳐 콘서트(Lecture Concert) 형식으로 치러진다.

1부 ‘동편제 박록주 심청가 복원의 재조명’에서는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김기형 교수의 박록주 바디 심청가 사설 해설, 국악음반박물관 노재명 관장의 ‘송만갑 관련 동편제 심청가 음원 고찰’ 발표, 전인삼 명창과 채수정 명창의 동편제 심청가 복원 과정 구술 및 판소리적 특징 해설 시간이 마련돼있다.

2부 ‘복원 및 재현 발표’는 전인삼 명창과 채수정 명창의 소리와 김청만, 박근영 고수의 북으로 공연이 진행된다. 1부 박록주 심청가의 눈대목, 현대 판소리와 차이를 보이는 대목 등 전대목이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