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앰프 만드는 여공으로 일했다”
신경숙 “앰프 만드는 여공으로 일했다”
  • 이푸름 객원기자
  • 승인 2013.11.18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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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로 지구촌을 떠들썩하게 만든 우리나라가 낳은 소설가 신경숙. 그가 지난 11일(월)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나와 그동안 숨겨두었던 속내를 되짚었다. 그는 이날 낮에는 앰프 만드는 여공으로 일하며 밤에 산업체 특별학교에 다닌 일과 소설가가 된 까닭, 인세, 남편 남진우를 만나게 된 일 등을 모두 훌훌 털어놨다.

▲사진출처=SBS

신경숙은 이날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졸업 후 6개월간 집에 있었다”며 “그때 서울에 있던 오빠가 낮에 일하고 밤에 학교를 다닐 수 있는 ‘산업체 특별 학급’을 알려줘 다니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신경숙은 “가난한 가정형편 때문에 고향인 정읍을 떠나 서울로 상경해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학교를 다녔다”며 “앰프를 만드는 전자회사에서 여공으로 일했다. 거기서 학생들 10명을 학교에 보내줬는데 거의 800명이 시험을 봤다. 나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와서 시험은 내가 1등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일이 끝나고 5시에 등교했다. 사는 게 바빠서 일도 공부도 힘든 줄 몰랐다”며 “당시 노조라는 것이 처음 생기던 시기였다. 근로자들과 회사 측의 갈등이 심해지면서 학교에 가기 어려워졌다”고 되짚었다.

소설가 신경숙은 소설가가 된 이야기도 꺼냈다. 그는 “담임 선생님이 직접 찾아와 반성문을 쓰게 해 제적을 면하게 해줬다. 당시 노트가 한권 있었는데 나의 생각이나 좋은 구절을 일기처럼 적곤 했다. 그 뒤에 글을 써서 반성문이라고 써서 제출했다”며 “이를 본 담임선생님이 소설가가 되는 것이 어떠냐고 권했고, 선생님의 권유를 듣자 밤하늘에 떠 있는 모든 별이 내게 쏟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엄마를 부탁해> 200만 부 팔려… 인세만 20억

소설가 신경숙은 이날 <엄마를 부탁해>로 수십 억에 이르는 인세를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MC 이경규가 소설가 신경숙에게 “<엄마를 부탁해>가 최단기간 200만 부가 팔렸다고 하는데 인세가 얼마나 되냐?”고 묻자 신경숙은 “작가는 다 그렇다. 작품을 쓰기 시작하면 이 작품을 마칠 수 있을까, 이 작품과 끝까지 싸워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하는 절박한 생각을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사진출처=SBS

MC 김제동이 다시 “인세는 몇 퍼센트 정도 받냐? 우리도 이 질문이 절박하다”고 말하자 신경숙은 웃으며 “문학책은 인세가 10퍼센트다”고 말했다. 이는 곧 <엄마를 부탁해>가 200만 부가 팔렸다고 계산했을 때 인세만 20억이 된다는 계산이어서 MC들을 놀라게 했다.

소설가 신경숙은 시인 남편 남진우와 결혼하게 된 이야기도 스스럼없이 밝혔다. 신경숙은 “36살에 결혼을 했다. 결혼 6개월 전까지는 내가 결혼하게 될지 몰랐다”며 “혼자 글을 쓰러 다녔는데 사람들이 쳐다보더라. 두 사람이 있는 것을 보니 혼자보다는 둘이, 둘보다는 셋이 더 좋아 보였다”라고 되짚었다.

MC 이경규가 “남편이자 시인인 남진우의 어떤 면이 좋았냐?”고 묻자 신경숙은 “냄새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경규가 다시 “남편이 시인이시니까 집에 있을 때는 남편은 시를 쓰시고, 작가님은 소설을 쓰시냐?”며 집안 분위기를 묻자 신경숙은 부끄러운 듯 말없이 웃기만 했다.

소설가 신경숙 남편 남진우 시인은 지금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으며,계간 <문학동네>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