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맛길의 추억과 안타까움, 박물관에 담는다
피맛길의 추억과 안타까움, 박물관에 담는다
  • 편보경 기자
  • 승인 2009.07.0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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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이달부터 청진동 수습조사 실시

▲ 개발 현장속 섬이 된 피맛길의 선술집들
피맛길의 추억을 그나마 박물관에서라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은 피맛길의 추억과 안타까움을 박물관에 담기 위해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청진동 2, 3지구에 대한 수습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피맛골은 현재 종로구 청진동 일대가 개발되면서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열차집, 청일집 등 선술집들은 개발 현장 속에 섬처럼 남아 있고 이마저도 개발회사측과 토지주의 가격협상이 이루어지면 언제든 수 십년간 정든 피맛길을 떠나야 할 형편이다.

이에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의 대표적인 저자거리이자 서울 사람들의 추억이 담긴 청진동 피맛길 일대의 모습을 HD 동영상 촬영과 파노라마 촬영, 3D 실측, 면담조사 등의 작업으로, 대를 이어오는 청일집이나 60년 전통의 열차집 등 정겨운 선술집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남길 예정이다.

파노라마 촬영이나 3D 실측은 점포의 풍경이나 물건들을 0.01mm 단위로 수치화해 담아내는 정교한 기록이기 때문에 이후 전시나 복원과 같이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재생산 될 수 있는 기초자료가 될 전망이다.

▲ 단골들의 낙서로 가득한 선술집 벽면
오랫동안 피맛골 선술집들을 운영해 온 점포 주인들의 구술자료와 단골들의 추억담도 영상기록으로 남긴다. 피맛골의 정겨운 풍경 가운데 하나인 피맛골 선술집들의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낙서들도 기록, 박물관에 소장한다. 삶의 한 단면을 담고 있는 귀중한 자료로서 중요한 수집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뒤에 앉은 사람의 등이 닿을 만큼 가깝게 놓인 손때 묻은 탁자와 의자들이나 오랫동안 손익은 물건들도 모두 기록과 수집의 대상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점포 내 생활자료의 조사와 기록은 물론, 이들 자료들을 근현대 생활자료로서 수집하거나 기증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피맛길 수습조사는 7월에서 12월까지 문헌조사, 영상촬영과 실측, 면담조사 등으로 진행하고, 오는 2010년 초에 책자로도 발간할 예정이다.

서울문화투데이 편보경 기자 jasper@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