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수의 무용평론]무용공연 요소별 10점평가시스템 2
[이근수의 무용평론]무용공연 요소별 10점평가시스템 2
  • 이근수(무용평론가, 경희대명예교수)
  • 승인 2013.12.2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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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이근수(무용평론가, 경희대명예교수)

무용공연을 구성하는 핵심요소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이러한 요소들의 합이 작품 전체를 대변할 수 있고 개별 요소들에 대한 평가가 명확해야할 뿐 아니라 다른 요소들과 중복성이 없고 각 요소들 간의 중요성이 비슷해야한다는 점을 앞에서 지적한 바 있다.

무용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관객이다. 관객 없이, 관객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어떠한 작품도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기 위해서는 먼저 예술경영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공연장소, 홍보방법, 티켓가격, 팸플릿 등이 관객을 불러들이기 위한 공연기획자들의 노력의 표현이다. 관객의 호응도는 공연작품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바로미터다.

관객은 글을 쓰지 않을 뿐 객관적으로 작품을 볼 수있는 평론가들이다. 무용가가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의 전달력은 관객의 호응도로 측정된다. 무용가들은 무대 위에서 이미 관객들의 호응도를 느낀다. 이러한 느낌이 그들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무용가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무용가가 무용작품의 핵이라는 데 대해서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영화의 시나리오, 연극의 희곡이 없다면 그러한 예술이 존재할 수 없는 것과 같이 무용가 없는 무용공연은 존재할 수 없다. 무용가를 구성하는 요소로는 첫째로 무용가의 몸을 들 수 있다.

무용은 몸의 언어이고 몸은 무용가의 알파벳이다. 몸은 표정이고 신체의 균형이며 작품과의 조화다. 작품에 맞는 몸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연극이나 영화의 배역을 생각하면 된다.

두 번째는 춤의 테크닉이다. 몸이 알파벳이라면 춤은 문장이고 문단이다. 안무와 훈련, 동작의 실험성 등이 이 부문에서 평가되는 것이다.

무용가의 세 번째 요소는 춤의 구성이다. 솔로와 듀엣 군무의 연결, 무대공간과 시간구성, 연출, 드라마트루기(dramaturgy) 등이 여기서 평가된다.

네 번째 무용가의 평가요소는 텍스트의 창의성과 충실성이다. 모든 예술의 생명이 창의성에 있다면 무용공연 역시 예외일 수 없을 것이다.

관객과 무용가를 연결하는 장소가 무용의 무대다. 무대는 공연에서의 시청각적 요소가 종합된 곳이다. 무대미술과 장치, 의상, 각종 소도구 들은 무대를 구성하는 시각적 요소들이다. 이러한 도구들이 적절히 배치되고 춤출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어야할 것이다.

무대를 비추는 조명효과와 요즘 공연에서 흔히 등장하는 영상, 디지털 테크놀러지 등 기술적 요소들은 무대를 밝히는 광학적 요소들이다. 스토리텔링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용되었느냐가 관건이될 것이다. 음악은 무용이란 말이 있듯이 무용공연에서 음악의 중요성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다. 생음악과 녹음, 음악 외 음향효과의 사용, 춤과의 조화 등이 평가될 조건들이다.

지금까지 열거한 아홉 가지 요소들 외에 추가되어야할 요소 하나가 남아있다. 작품의 총평이다. 작품의 완성도라고 할 수도 있고 보존가치의 판단기준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최종적으로 관객이 느끼는 감동으로 반영되고 관객의 기억 속에 잔상으로 남게 될 요소이다.

10점 평가시스템을 구성할 10개요소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관객 (2)
예술경영(홍보, 마케팅, 팸플릿 등)
전달성(관객호응도, 재미, 관객수)
무대 (3)
청각요소(음악 음향)
시각요소(무대미술, 무대장치, 의상, 소도구)
기술적요소(조명, 영상, 미디어 테크놀러지 등)
무용가 (4)
춤(기량, 안무, 동작의 실험성)
몸(체위, 균형, 표정, 배역)
자연성(시간과 공간구성, 연출, 조화, 드라마트루기)
텍스트(창의성, 충실성)
감동 (1)
완성도, 자연성, 보존성가치, 총평, 기여도
합계(10)

(이러한 시스템을 공연작품에 직접 적용해본 사례는 다음 호에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