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만화천국’, 명동에서 남산까지 ‘재미로’
신나는 ‘만화천국’, 명동에서 남산까지 ‘재미로’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3.12.2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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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세, 허영만, 윤태호, 주호민 등 유명 작가 70여명 콘텐츠 무상 제공

전봇대, 건물벽면, 계단 등에 만화로 활짝 만개해

명동에서 남산산책길로 올라가는 낡고 밋밋했던 건물과 벽면 등에 만화로 즐거움을 활짝 심었다.

이 거리의 대형벽면과 옹벽은 물론 전봇대 지주나 낡은 계단에 한국 만화계에 큰 획을 그은 작품들의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들로 국내 최대 만화의 거리 ‘재미로’가 있기 때문이다.서울시는 명동에서 남산까지 이르는 퇴계로 20길 인근 450m 거리를 문화콘텐츠인 만화를 주제로 한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웹툰에 소개된 작가들의 작품

만화의 거리 '재미로'는 대표 한류 콘텐츠인 드라마 '궁'을 비롯해 우리나라 만화의 양대산맥인 이현세와 허영만의 작품이 이 거리를 수놓는다. 또한 강풀, 조석, 윤태호 등 인기 웹툰작가의 작품들도 선보인다.

재미로 안에 들어서는 다목적문화시설 '재미랑'은 중구 퇴계로 20길 42번지에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 세워졌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약 130평 규모의 공간에는 전시장, 판매장, 만화다락방, 전문 만화 자료실 등이 들어섰다.

▲'재미로'건물 외관
유명 작가 70여명은 이번 조성을 위해 자신의 콘텐츠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재미로는 만화를 매개로 시민, 관광객이 서울과 소통하는 길로 꾸며졌다.
우선 재미로의 시작점인 명동역 인근부터 5군데에 설치된 만화문화정류장은 주요 거점공간과 만화를 접목해 주민들이 머무르고 때론 앉아서 잠시 쉬었다 가기도 하는 정류장처럼 꾸며놓은 곳이다. 5곳은 ?명동역 3번 출구 앞 ‘상상공원’ ㆍ퍼시픽호텔 앞 ‘만화삼거리’ ?공영주차장 ‘사연 우체국’ ㆍ편의점 주차장 ‘재미운동장’ ㆍ남산옹벽 ‘만화언덕’이다.

재미로의 시작점인 ‘상상공원’은 대표 한류 콘텐츠인 드라마 <궁>과 원작만화의 이미지를 활용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대형 쉼터로 조성됐다.

명동역 주변 주요 랜드마크인 퍼시픽호텔 중심으로는 ‘만화삼거리’가 펼쳐진다. 대형 호텔 벽면엔 한국만화 역사에 두고두고 회자되는 라이벌인 ‘이현세 vs. 허영만’의 대결구도로 두 작가의 만화를 소개한다. 또, 인근 공사장 가림막엔 <그대를 사랑합니다(강풀)>, <마음의 소리(조석)>, <위대한 캣츠비(강도하)>를 비롯한 다음웹툰과 네이버웹툰의 추천작 총 12편이 전시된다.

공영주차장 앞에 있는 ‘사연우체국’은 시민의 사연을 기고받아 만화가가 직접 그려 벽면에 게시한 곳이다. 첫 번째 사연은 만화의거리 내 레스토랑 ‘두부’ 사장님의 ‘내 인생의 꿈’ 사연을 <로봇찌빠>의 작가 신문수 화백이 만화로 창작했다.

▲건물 외벽에 붙여진 유명 만화가의 작품
차기 만화가는 추천 등을 통해 릴레이 형식으로 바뀌고, 더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라디오 등 사연접수 채널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시는 밝혔다.

한 편의점 앞에 위치한 ‘재미운동장’엔 <달려라 하니>의 한 장면이 고스란히 연출돼있다. 완만한 오르막 경사지인 재미로의 중간지점에 있는 공간적 특성을 반영해 ‘힘내어 걷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첫 개관 기획전시는 ‘만화네 집들이’라는 주제로 내년 4월까지 이어진다. 만화가의 삶을 모티브로 ‘만화’라는 아이가 성장해 가족을 이루고 집들이를 하는 콘셉트로 꾸며진다.

▲개관기획전시 주제인 '만화네 집들이'

과거에 부모의 반대와 사회의 편견으로 고됐던 만화가의 인생에서 현재 웹툰 전성시대를 이끌고 한류콘텐츠의 원천이 되기까지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9인의 작가의 작품을 통해 선보인다.

서울시는 내년부터는 만화의 거리의 활성화시키기 위해 누구나 참여해 만화 관련 물품을 판매·공유할 수 있는 '만화아트마켓', 기존 상권에 만화 콘셉트를 적용한 '만화가와 만든 가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문철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은 “만화가 가지고 있는 무한 상상력이 서울의 랜드마크 자연공간인 남산, 관광명소인 명동과 만남으로써 국산 만화의 저변확대와 관광효과, 지역경제에 골고루 도움이 되는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며 “만화의 거리가 쇼핑의 메카인 명동과 문화적 명소인 국립극장, 충무아트홀 등과 함께 남산을 둘러싼 문화관광 벨트로 지속적인 국산 문화콘텐츠에 대한 체험 및 판매 공간을 제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한앞으로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