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제1호 공연예술 CEO의 자전적 에세이
대한민국 제1호 공연예술 CEO의 자전적 에세이
  • 최영훈 기자
  • 승인 2014.01.08 15: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종덕 80년 인생 회고록 ‘공연의 탄생’
대한민국 제1회 공연예술 CEO 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이 자전적 에세이 ‘공연의 탄생’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올해로 80세인 이종덕 사장의 인생 역정과 그가 지난 50년간 걸어온 예술인생이 담겼다.
이종덕 사장은 1963년 문화공보부 예술과 공무원으로 문화계에 첫발을 내디딘 후 반세기 동안 척박했던 문화예술계를 비옥하게 다져온 한국문화예술의 산증인이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과 88서울예술단을 비롯해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성남아트센터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공립 예술기관을 운영하며 문화융성의 토대를 다져왔다.

이 사장의 저서 공연의 탄생은 그가 만든 사람, 그를 만든 사람들 이야기를 한 묶음의 이야기 상자에 담는가 하면, 그가 CEO로서 활발하게 작동하게 만든 공연장, 그가 만든 공연예술 무대가 또 하나의 이야기보따리에 묶여 있다.

한국 현대무용의 대모 육완순, 태평무의 대가 강선영, 지휘자 정명훈, 발레리나 강수진 등 오랜 시간 인연을 맺어온 예술인들과의 인연부터 이종덕 사장과 숱한 공연을 함께 만들었던 참모들인 속칭 ‘이종덕 사단’이라 불리며 지금은 대한민국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CEO가 된 인재들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책의 중반에는 그가 책임을 진 공연장과 그가 만든 공연 이야기가 본격화된다. 무대 흐름에 맞춰 컬러 필름을 바꾸고 출연자의 얼굴을 향해 조명 방향을 돌리는 등 지금의 기술로 본다면 한없이 어설프지만, 사람 냄새 물씬 풍기던 1960~70년대 무대공연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예술의전당 사장, 민영화한 세종문화회관 초대 사장, 개관하기 전부터 CEO를 맡아 손에 꼽히는 공연장으로 만든 성남아트센터, 뮤지컬의 메카로 부상한 충무아트홀까지, 부임하는 곳마다 공연장이 활성화 되며 각 공연장의 르네상스 시대를 연 이야기도 펼쳐진다.

이밖에 책 말미에는 한 사람의 자연인으로서, 남편과 아버지로서 살아가는 인간 이종덕의 인생 스토리도 담겨있다.

제자와 후배들, 동료 문화예술인들이 헌정하는 책

공연의 탄생은 올해 팔순을 맞이한 스승, 직장 선배인 이종덕에게 제자와 후배들, 그들이 동료 문화예술인들이 헌정하는 책이기도 하다. 그런 기획에 걸맞게 책머리에는 발레리나 강수진,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 김동호, 영화배우 문희, 연극배우 박정자, 지휘자 정명훈까지, 우리나라 공연예술계 명사 5인의 축사가 실려 있다. 

▲ 충무아트홀 이종덕 사장
김동호 위원장은 이종덕 사장을 “시대의 낭만파라고 불러도 전혀 손색없는 인품의 소유자”로, 영화배우 문희는 “배우가 앞 광대라면 무대 뒤에서 묵묵히 땀흘리는 배우를 돕는 사람인 뒷광대”로, 연극배우 박정자는 “이 시대의 마지막 로맨티스트”로 기억한다.

이밖에 발레리나 강수진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던 세종문화회관에서 ‘까멜리아 레이디’ 초청 공연을 추진했던 이 사장을 추억하며 “훗날 자서전을 쓰게 된다면 그 책의 한 페이지에는 한국에서 만난 예술행정가 이종덕의 숨은 노력과 성공사례에 대해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정명훈은 차이코프스키콩쿠르에서 입상하고 돌아왔을 때 김포공항에서 광화문까지 카퍼레이드를 해주셨던 일화를 이야기 하며 이종덕 사장의 따뜻한 인간미와 뜨거운 열정을 추억한다.

오는 1월 21일 헌정출판회 개최

한편 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의 헌정출판기념회가 오는 21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이종덕 사장 아래서 공연기획과 예술행정을 배워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박인건 KBS교향악단 사장과 안호상 국립중앙극장장, 노재천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 김승업 부산 영화의전당 대표, 이창기 강동아트센터 극장장, 고희경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 교수, 김영수 공연기획자 등이 직접 준비해 의미를 더한다.

최근 단국대학교에서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수여 한 이종덕 사장은 “열악했던 예술행정의 현장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한 후배들이 출판기념회를 몸소 열어줘 더욱 감격스럽고, 모든 예술인의 가장 열렬한 팬으로 나를 기억해줘서 황홀하다”며 “죽는 날까지 꽃자리를 찾아 예술가를 후원하고 사람을 키우는 데 온 힘을 바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