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食道樂 6 <<통나무 2호점 마산 아구찜>>
예술가의 食道樂 6 <<통나무 2호점 마산 아구찜>>
  • 김종덕 창작춤집단 木 대표/한양대 강의교수
  • 승인 2014.01.1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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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여기저기 모임에 불려나가 한두 잔 마시는 술에 속은 쓰리고 몸도 지치고 피로하다.

이럴 때 집에서도 재배가 가능하고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해장과 피로회복을 위한 식재료는 무엇이 있을까? 그것은 바로 콩나물일 것이다.

콩은 우리에게 식물성 단백질을 제공하고, 발효과정을 거치면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등 한식에서 빠질 수 없는 양념이 된다. 그 뿐만 아니다. 시루에 콩을 씻어서 적당량의 물만 하루에 몇 번 주면 누구나 매일 콩나물을 이용해서 반찬 몇 가지를 금방 요리할 수 있다.

▲예술가의 식도락/다이어트에도 건강에도 좋은 아구찜

콩나물에는 피로회복이나 숙취에 필요한 아스파라긴을 함유하고 있어 몸의 습한 기운을 없애고 열을 내리며, 변비해소와 수분공급, 혈액순환, 독소제거를 통해 비장과 신장을 튼튼하게 해준다. 특히 고혈압이 있는 임산부, 당뇨병, 비만환자, 위에 열이 많은 사람, 규폐증 환자에게 이롭다.

앞서 말한 규폐증이란 규산이 들어있는 먼지를 오랫동안 흡입하여 생기는 만성질환으로 광부들에게 주로 생기는 병이다. 초기에는 호흡곤란으로 시작되어 기침과 가래, 흉통을 동반하는데,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 때문에 앞으로 콩나물로 만든 음식을 더 자주 먹게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이외에도 암환자, 간질, 변비와 치질, 심상성 사마귀 등의 증상에도 효과적이라니 이보다 더 좋은 식재료가 또 어디 있을까. 진시황이 생전에 콩나물의 존재를 알았다면 세상에 없는 불로초를 찾으려고 신하들을 보내지 않고 콩나물을 더 애용했을지 모를 일이다.

▲예술가의 식도락/통나무2호점 마산아구찜
종로구 낙원상가 어귀에 가면 통나무 2호점 ‘마산 아구찜’이 있다. 입구가 크지도 않고 밖에서 보면 화려하지도 않은 그저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음식점이다.

과거엔 아구 또는 아귀라 불리는 못생긴 녀석이 잡히면 어부들이 쓸모없는 생선이라고 바다에 던져버렸다고 한다. 그러나 저지방 생선으로 다이어트에 좋고 성장발육과 피부건강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요즘은 제법 귀한 생선으로 대접받고 있다.

이 매콤한 아구찜이나 시원한 아구탕에 몸을 투척하여 맛을 배가시키는 재료가 바로 콩나물이다. 여기에 칼칼한 맛을 내는 고추에 들어있는 캡사이신 역시 지방분해 효과가 있어 비만예방에 좋을 뿐 아니라 항암작용과 진통제 역할도 한다고 하니 아구찜이야말로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음식이 아닌가싶다.

이 집에서 아구찜을 시키면 첫 번째 무우로 만든 맑은 물김치가 나오는데 매콤함을 씻어주는 청량효과와 함께 새콤달콤한 맛이 그만이다.

난 아구찜이 나오기도 전에 이미 밥 한 그릇을 다비우고 다음 그릇을 비우고서야 식사가 끝날 만큼 그 맛에 중독 된지 오래다. 여기에 야채볶음밥을 주문해서 아구찜 양념과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다.

한국의 고풍스러운 문화를 집약해서 볼 수 있는 곳이 사대문 안의 궁궐과 인사동을 비롯해서 북촌이라면,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곳이 종로3가 뒤편의 피맛골과 낙원상가 인근 주변 음식점이 아닌가 싶다. 그 어귀에 내가 자주 찾는 통나무 2호점 마산 아구찜이 자리잡고 있으니 오가는 길에 생각나면 들러봐라. 아마도 땀 흘리며 먹는 아구찜 맛에 반하게 될 것이다.

통나무 2호점 마산 아구찜
서울시 종로구 낙원동 62-2
☎02-765-4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