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돌아보는 2013년② 2014년 기대주!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공예… “생활 속 예술”
[전시리뷰]돌아보는 2013년② 2014년 기대주!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공예… “생활 속 예술”
  • 박희진 객원기자(과천시설관리공단)
  • 승인 2014.01.12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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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필자가 기억 속에 가장 깊이 새겨진 전시로, 서울 시립미술관 남서울 생활미술관의 <장응복의 부티크 호텔, 도원몽(桃源夢)> 전시를 꼽았다.

2007년 기자생활을 시작으로 그 간 경험해온 전시와는 조금 다른 촉이 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3년 필자의 발견은 전시를 통한 ‘예술’이 아닌 ‘생활’이었다. 비록 한 해의 마지막 전시 총평을 ‘빈곤 속의 풍요’라는 혹평을 해야 했지만 ‘문턱을 낮춘 전시, 장르 간 경계를 없앤 전시’가 필자의 가슴 속에 깊이 담겼다.

연말을 맞아 그 간 바쁘단 핑계로 연락이 두절됐던 필자의 지인이 SNS를 통해 안부를 전해왔다. 공예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2013년을 “내 인생 가장 행복한 순간들”이었다고 이야기 한다. 그의 수다를 정리해보면 일 년 내내 공방에서 나올 시간이 없었단다.

▲사진제공=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9월 초 디자인비엔날레 준비와 9월 중순 청주비엔날레에 이어 12월 공예트렌드페어까지! 공예가로서 2013년은 특별한 해가 될 수밖에 없는 줄지은 스케줄이었다. 덕분에 그는 공방에서 작품에 빠져 행복한 순간만을 가슴 에 담았다고 이야기 한다. 한 해 동안 요란했던 미술계의 끊임없는 논란과 시비 속에서 묵묵히 자리매김 하기에 매진해온 공예계의 행복한 비명소리가 아닌가 싶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지난해 정초부터 공예전시의 활약을 대단했다. 한국보다 외국에서 더 알아주는 우리의 공예는 사우디아라비아, 대만, 중국 등 … 세계 각국 여기저기 불려 다니느냐 시간가는 줄 몰랐다. 초청 전시 바람 끝에, 영국 런던사치갤러리(Saatchi Gallary)에서는 유럽 최고의 프리미엄 컨템포러리 공예페어- 국제아트오브제페어 ‘2013 콜렉트(Collect)’가 열렸고 그곳에서 한국인 8명의 공예작가의 작품이 선보였다.

그리고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British Museum)에서는 ‘2013 콜렉트(Collect)’에서 선보인 정해조 교수의 옻칠공예 작품을 구매하는 등 세계적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월 이탈리아 밀라노 트리엔날레 전시관에 출품된 한국 전통공예품이 “슈퍼 모던하다”는 극찬을 받으며 한국공예의 가능성을 크게 알렸다.

사치갤러리에서의 한국작가 전시가 처음은 아니다. 2009년 한국의 현대미술 작가 30명이 참여한 ‘코리안 아이(Korean Eye)’ 전시도 사치갤러리에서 진행된 바 있었다. 당시 2주간 4만 명 이상 관람할 만큼 큰 관심을 모았지만 이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을 알리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의 일환이었기에 ‘2013 콜렉트’와는 다른 색깔을 띤다.

‘2013 콜렉트’는 국제적으로 엄선한 공예페어로 영국 공예청에서 페어의 참가작을 직접 선정하게 되어있다. 이들이 우리 공예 기술과 공예품에 주목하는 이유는, 전통과 현대의 미가 결합된 한국적인 예술을 공예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공예기술의 독창성과 세련되고 우아한 표현기법들은 정교함과 정제된 세련미가 더해져 한국공예의 신비와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다고 평하고 있다.

한국공예의 가능성은 국내에서도 커다란 변화의 흐름을 타고 있다. 연말을 장식한 ‘공예트렌드페어’는 지난해 2만 여명에서 1만2000여명이 늘어난 3만2000명의 관람객을 유치했다. 매년 공예트렌드페어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던 필자 또한 전통과 미래가 공존한 ‘2013. 공예트렌드페어’에 대해 새로운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었다.

많은 대중들이 일상에서의 예술을 기대하고 있다. 예술에 실용성이 가미된 공예가 그 발판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가장 한국적인 정신과 혼을 담다낸 일상에서의 예술, 공예 전시를 통한 문화적 소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