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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843개 대학이 이용하는 2014년도 대학입시 풍경
[이수경의 일본속보]일본과 한국 사회의 교육현장 비교①
2014년 02월 13일 (목) 16:13:47 이수경 도쿄가쿠게이대학 교수 sctoday@hanmail.net

지난 1월 18일과 19일에는 한국의 수능시험에 해당하는 일본의 2014년도 [대학입시 센터시험(大?入試センタ?試?)]이 있었다. 필자도 매년 입시감독을 맡기에 오늘은 일본의 센터시험 풍경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매년 혹한의 한파 속에 실시되는 일본의 센터시험은 일본의 전국 대학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실시하는데, 시험 감독 업무는 대개 대학 교수들이 맡게 된다. 그렇기에 1월은 제자들 논문 제출시기와 겹친데다 영어 듣기 감독을 맡으면 이틀에 걸친 설명회 참석을 해야 하기에 3학기 수업 도중의 일본 교수들은 여간 바쁘지가 않다.

   
▲입시를 앞두고 학부모들이 신사를 찾아 자녀들의 진학을 기원하는 풍경.
올해의 센터시험 수험생은 총 560,670명인데, 그 중에 고교 3년생이 440,000명 정도, 고교 졸업자 110,000명 정도, 그외는 검정시험 등으로 고교 졸업 인정자들인데, 작년보다는 13,000명 정도가 감소했다고 한다.

전국 693개 시험장에서 실시되었고, 이 센터시험 평가를 이용하는 일본의 대학은 전국 843개 대학인데, 과거 최고라고 한다.

상세한 이용 학교를 살펴보면 4년제의 82개 국립대, 82개 공립대, 521개 사립대학 및 158개 단기대(전문대학. 국공립 포함)이다. 1억3천만 인구의 일본이라지만 심각한 저출산률이 이슈화 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엄청난 사립 대학이 존재한다.

물론 한국도 연구나 교육보다 취직우선이 되는 현실을 감안하여 향후 대학을 줄이고 취직에 필요한 전문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술학교를 증가시켜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만큼, 한국도 일본도 향후 사활을 건 대학간 경쟁 문제도 심각해질 것 같다.

일본에선 지방의 작은 대학들은 교수들이 고등학교에 홍보하러 다닌다는 이야기도 간혹 듣는다. 그만큼 학생 확보문제가 심각한 반면, 우후죽순처럼 대학이 늘다보니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낮아져서 대학에서 중학교 수준의 기초학습을 교양으로 가르치는 학교도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 한국의 고등교육기관(대학, 전문대학 포함)진학률은 90%를 넘고 있고, 일본은 72%를 넘고 있는 수준이다. 일본은 1980년대부터 대학 구조조정 및 상위권 대학 중점 육성, 국공립대 법인화 및 감축소를 통해 부실 경영의 대학 퇴출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부실 경영 및 행정처분의 불량 대학으로 퇴출된 전문대학도 있긴 했지만, 대학 운영의 자본 확보 및 건전한 경영 상태로 문부과학성 지시를 따르며 각 대학의 특성화와 살아남기 전략에 여념이 없는 것 같다.

물론 한국과 일본과의 대학 학과목이나 학과별 교육 커리큘럼은 약간 다르다. 한국이 비교적 실리적이고 시대흐름을 민감하게 반영하여 개설한 학과가 많은 경향이라고 할까? 일본의 대학은 그만큼 아카데미즘 추구의 근대식 교육에서 급격하게 전환하거나 유행성 학과 개설 도입에는 신중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iPS(유도만능줄기세포) 연구 등의 첨단 과학 분야에서는 노벨상 수상자들이 많이 배출될 정도로 과학 교육에 국가규모로 힘을 쏟고 있다.

한편, 일본의 언론들은 한국의 수능 시험때만 되면 학교 선후배들의 열띤 응원전이나 학부형들의 기도, 지각생 특별 수송 지원, 다양한 수험생용 상품 전략 등을 앞을 다퉈 보도한다. 그러나 일본의 시험 시기에는 신사나 사찰 등에 가서 간단히 빌거나 부적 등을 지니는 정도이지, 한국처럼 그렇게 요란스럽고 이색적인 수험 풍경은 볼 수가 없다.

무엇보다 시험장 분위기는 그 전날부터 삼엄하다.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감독하는 우리도 소리가 나지 않는 신발로 바꿔신어야 하고, 200페이지의 두꺼운 메뉴얼 책과 50페이지 이상의 주의 사항 등에 적혀진 지시 사항 외에는 개인적인 발설, 대화가 용서되지 않는다. 물론 도중에 수험생들 가방에서 휴대전화가 울리면 허락없이 가방 통채로 수험 본부장에 맡겨진다. 한국도 수능때는 마찬가지겠지만, 그만큼 예민한 것은 수험생들의 그동안의 노력이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모두 신발과 옷차림조차 조심하고, 시험 시작과 종료시간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대부분의 교직원들이 전파시계로 시간을 확인한다. 휴대전화 등에 익숙해서 손목 시계가 없는 사람은 집의 자명종 전파시계를 지참하기도 한다. 해마다 시간 체크 문제나 영어 듣기용 IC플레이어 기계 문제 등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693개 시험장에서 일사불란하게 조심히 치뤄지는 시험인 만큼, 큰 문제가 없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첫 날은 인문계열 과목인 역사, 공민, 사회와 국어(일본어 현대문, 고전문 해석 등), 한국어나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등의 과목이 치뤄지고, 이튿날에는 자연계열 과목이 치뤄지는데 자신들이 응하려는 대학이 요구하는 입시 과목에 맞춰 선택을 하기에 모두가 같은 과목을 전부 치루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A대학 입시 조건의 과목이 인문계열만 원하면 첫 날 과목만 치뤄서 그 점수로 평가받게 된다. 올해는 일본사 근현대 정치 사회경제에 대한 시험 문제에 [아스트로보이 아톰][블랙 잭]등을 그린 일본 만화의 거장인 데즈카 오사무(手塚治?)의 만화가 등장하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외에도 시험을 무사히 치르기 위한 체력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만큼, 수험장마다 많은 수험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시험에 임하여 감독관들이 수험표 사진을 확인할 때는 마스크 벗은 얼굴과의 대조작업도 해야 한다.

일본은 이제부터 5월초 까지는 꽃가루 알르지로 앓는 사람이 많아서 마스크 사용은 사회전체가 익숙한 편이다. 필자가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머물 때 감기 기운이 있어서 런던의 약국에서 구입한 마스크를 쓰고 지하철을 탔더니 사람들이 모두 나를 기묘한 눈으로 쳐다보았었다. 필자 혼자만 마스크를 사용했더니 마치 외계인을 보는 듯한 시선을 의식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도쿄나 베이징(공해 문제, 한파 등의 요인) 등에서 당연한 마스크 사용이 당연하지 않은 문화권도 있음을 느꼈던 것이다.

시험이 끝나고 나면 친구들이 기다릴 정도이지 부모나 친지가 수험장에서 기다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학생들이 만세를 부를 때 감독관들도 무사히 끝났음에 안도의 발걸음으로 무거운 스트레스를 내려놓는 것이다.

참고로 필자가 매년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수능 시험 후, 자기 채점을 비관하여 귀가하는 길에 자살을 기도했다는 뉴스를 들을 때이다. 수능시험이 그동안 갈고 닦아온 노력을 평가받고 대학 진학을 가늠하는 인생의 중요한 시험이긴 하다. 그러나 목숨보다 소중한 것은 결코 아니라고 본다. 되려 실패를 성공의 어머니로 삼아서 긴 인생의 흐름에서 역전의 승리를 향유하는 사람들도 많다. 일본이나 한국은 ODA자살국 상위국이지만 필자는 일본 생활을 하면서 센터 시험 성적을 비관하여 자살 혹은 자해 행위를 했다는 뉴스는 아직 접한 적이 없다.

물론 일본과 한국의 경제적 사회적 분위기가 다르고,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시험이지만 성적이 부진하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폭이 그만큼 넓은 사회인지 모르겠다. 분명 일본에서는 고졸의 전문 실력을 가진 사람은 어딜 가나 인정을 받고, 대학이란 간판 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분위기는 한국보다는 비교적 적은 편이다.

입시 성적 및 대학 진학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 사회가 오랜 유교적 학력지향 성향과 외세침략 속에서 권력형성과 출세의 지름길이 된 대학 진학과 그로 인한 학연, 지연 등의 인맥 쌓기가 중요시되어왔던 사회적 배경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한국사회는 첫 단추를 잘 못 끼우면 살기가 힘들다는 말도 있고, 스티브 잡스나 오바마 대통령 처럼 인생에 좌절한 사람이 사회적 리더가 될 가능성이 낮다는 소리를 많이 한다.

그만큼 현재의 성실함이나 인간성 보다는 그 사람이 가진 배경과 외관 등이 중시되는 권력, 현금지상주의가 되어 있고, 고학력을 부추키는 정책과는 일치되지 않는 고용률의 저조, 청년실업률의 증가 등이 사회동력을 정체시키고 있다.

우리는 글로벌시대 국제화사회라는 용어를 자주 한다. 그만큼 국경을 쉽게 넘을 수 있고, 삶터도 국가를 초월하여 다양한 형태로 이룰 수 있는 은혜로운 시대이다. 입시란 어디까지나 학력 평가의 하나일 뿐. 고배를 마셨으면 차선책을 마련하여 글로벌 시대에 살아남는 방법을 생각하는 슬기로움을 육성시켜주는 교육도 필요하다.

강압적 수험 공부가 효과를 보이긴 하지만, 경쟁만을 종용하여 수험 성적이 나쁘다고 그릇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면 그 사회는 사람이 사는 사회보다 승자만의 경쟁사회밖에 안 된다. 그렇기에 대학에서의 교육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원하는 대학을 가기 위한 공부를 준비하되, 굳이 대학교육이 아니래도 기술 습득 혹은 다른 분야의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은 관련 기관에서 실기교육을 받도록 삶의 가능성을 폭넓게 제시하여 다양한 전문 인력들이 어우러져 사는 사회를 조성하여 [사람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도록 정부, 언론, 교육기관은 물론, 학부형들의 의식도 크게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21세기를 위한 글로벌 인재 육성.
그것은 다양한 경험을 쌓고 체험을 통해 얻은 실력으로 터프하게 국가의 원동력이 될 사람을 키우는 것이다. 필자가 좋아하는 말을 소개하고 싶다.
Experience is the best of schoolmaster, only the school-fees are heavy. -By Thomas Carlyle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의 역사학자인 토마스 칼라일의 [경험은 최상의 스승이지만 수업료는 비싸게 든다]는 말이다. 어제는 과거 속에 묻혀있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기에 오늘을 사랑하라는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말로 용기를 주는 인물이다.

여담이지만 필자가 암스테르담에 갔을 때 [고흐 미술관]에 들렀었다. 후기 인상파의 거장으로 알려진 빈센트 반 고흐는 암스테르담 신학대학에 낙방하고선 무보수의 교습교사나 서점 점원 등의 다양한 경험과 갈등으로 고뇌했던 인물임은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그의 고통스러웠던 영혼이 자아낸 한 폭의 그림마다 그의 역사가 스며 있었고, 그 위대한 작품들은 그토록 수 많은 경험과 갈등 속에서 불과 10년 사이에 모두 태어난 것이었다. 그만의 독특한 세계에 한참 시간을 들여서 그의 삶과 작품을 보았기에 수업을 하면서 많은 학생들에게 고흐의 이야기와 더불어 다양하고 폭 넓은 경험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그렇기에 다양한 삶의 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교육의 여유도 이젠 의식주가 해결된 사회라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주변에는 칠팔순이 넘었어도 권력보다 청렴하게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활동에 몰입하는 어른들이 많이 계신다. 그 분들의 대부분은 파란만장한 실패와 경험으로 자신의 삶을 강하게 이끌고 오신 분들이시다. 그 분들을 보다 보면 입시라는 작은 허들 땜에 자신의 삶까지 버리는 우행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노파심으로 역설해 본다.

삶의 차선책 교육이 중요한 사회 동력으로 이어진다는 사실도 공유하며, 하루속히 편견없는 선진 사회를 지향하는 시민 사회가 되어주길 바랄 뿐이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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