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암동 전통문화공간 무계원’ 개원
‘부암동 전통문화공간 무계원’ 개원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4.03.1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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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 위기의 서울시등록음식점 1호 ‘오진암’을 이축해 복원

 종로구는 ‘부암동 전통문화공간 무계원(武溪園)’(창의문로 5가길 2)을 오는 20일 개관한다.
 무계원은 전통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종로구가 건립한 문화시설로, 대지 1,654㎡, 연면적 389㎡에 안채(84㎡), 행랑채(87㎡), 사랑채(127㎡)로 구성된 한옥이다.

▲ 오는 20일 개관하는 무계원

 무계원에 쓰인 목조 자재들은 본래 종로구 익선동에 있었던 서울시 등록음식점 1호 ‘오진암’에서 옮겨온 것들이다.
 대표적인 상업용 도시한옥인 오진암은 조선 말기 서화가 이병직의 집 소궁궐로 불릴 정도로 건축미가 뛰어났지만, 지난 2010년 10월, 관광호텔 신축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종로구가 호텔사업자와 뜻을 모아 이축·복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축 복원 지역은 전통문화 진흥을 위해 세종조의 문화발전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안평대군의 숨결이 깃든 무계정사지 인근으로 정해 추진했다.
 무계정사지는 세종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이 꿈을 꾼 도원과 흡사해 안견에게 3일 만에 ‘몽유도원도’를 그리게 했고, 정자를 지어 ‘무계정사(武溪精舍)’라 칭하고 글을 읊으며 활을 쏘았다고 전해지는 유서 깊은 곳이다.

 종로구는 한옥의 가치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받게 된 한옥건축지원금을 보태 총 23억 원을 마련한 후, 최고의 장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2012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공사를 진행했다.
 
 대문을 비롯해 안채의 지붕 기와, 서까래, 기둥 등에 오진암을 이루고 있던 자재들이 고스란히 자리하고 있으며, 청진동의 지하 4m속에서 발굴한 오백년 이상 된 네모반듯한 돌들로 쌓은 담장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등 무계원은 부암동의 자연환경과도 잘 어울리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 무계원

 앞으로 무계원에서는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의 ‘민족문화 발전의 기초를 마련한 세종시대의 격조 높은 인문학’을 비롯한 저명인사들의 강의를 비롯해, 이종상 서울대 명예교수가 진행하는 ‘전통 영정화 최고위과정’ 등 전문화된 전통문화 교육 과정들이 마련된다.
 인문학 강의는 한꺼번에 5~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널찍한 사랑채에서, 전통 영정화 과정은 행랑채에서, 그리고 안채에서는 다도 등 전통문화 체험 과정들이 진행된다.

 강의 관련 문의는 종로문화재단(02-6203-1161~3)과 종로구 문화과(02-2148-1812~5)를 통해서 하면 된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과거 우리 선인들이 누렸던 옛 문화의 재해석을 통해 현재 우리의 문화 수준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우리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