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언덕에
신동엽 시인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속에 살아갈지어이.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行人)아.
눈길 비었거든 바람 담을지네.
바람 비었거든 인정 담을지네.
그리운 그의 모습 다시 찾을 수 없어도
울고 간 그의 영혼
들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저만치 봄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강원도 산간지방과 영동지방에서는 손바닥 만한(?) 큰 눈이 엄청 많이 내려 길이 끊겼다 아우성치고 있다. 농민들은 올 겨울농사 망쳤다 허연 서릿발 닮은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다. 그래. 아무리 그래도 저만치 다가오는 봄을 누가 막을 수 있으랴.
이소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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