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조각가 최만린의 국내 최초 대규모 회고전
원로 조각가 최만린의 국내 최초 대규모 회고전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4.03.2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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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린의 50여 년 작품세계 조명하는 조각과 드로잉 300여 점 전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한국현대미술사 연구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기획한 두 번째 ‘한국현대미술작가시리즈’이자 조각부문 첫 전시로, 오는 4월 8일부터 7월 6일까지 《최만린》전을 개최한다.

▲ 오는 4월 8일부터 7월 6일까지 《최만린》전에 소개되는 <천(天)>, 1965년, 시멘트, 60x20x45cm

 이번 전시는 원로 조각가 최만린(1935~)의 50여 년 활동을 조망하는 회고전으로 그의 대표작 300여 점이 소개된다. 1950년대 말부터 2013년까지 50여 년에 걸친 최만린의 작업 세계 전반을 아우르는 조각과 드로잉이 소개된다.

 1960년대 작가의 데뷔 작품으로 큰 주목을 받은 인체 조각 <이브>에서 시작해, 서예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한국적 조각의 뿌리를 탐색하기 시작한 1960년대 후반의 <천․지․현․황>과, 생명에 대한 관심을 본격적으로 형상화한 1970-80년대의 <태>, 그리고 이것이 보다 근원적인 형태로 환원된 1990년대 이후의 <O>까지 전시돼, 그의 작품세계를 총체적으로 살필 수 있다.
 이를 통해 ‘생명’, ‘근원’, ‘원형’, ‘뿌리’ 등의 주제가 시간의 변화에 따라 조형적으로 어떻게 전개돼 왔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특히 <태>와 <O> 시리즈 등 대형조각 시리즈는 청동주물 제작 이전 상태의 석고원형을 완성작과 함께 전시해 작가의 작업과정을 입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

 최만린은 일제시대와 한국 전쟁 등 한국 근현대사의 격변기를 몸소 체험한 현존하는 마지막 세대의 작가로, 해방 이후 국내에서 설립된 미술대학에서 공부한 첫 번째 세대에 속한다. 단절된 전통의 계승과 현대성의 조화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생에 걸쳐 부단히 노력하며 최만린 작가는 한국적 조각의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자기 성찰을 통해 독자적인 조형언어를 구축해 냈다. 또한 회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반이 열악한 조각 분야에서 오랜 세월동안 작가이자 교육가, 행정가로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한국 조각계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왔다.

▲ <태 78-13>, 1978년, 청동, 66x77x70cm

 한국현대미술작가시리즈 <최만린>전은 회화 등 주류 분야에 비해 기반이 취약했던 조각계에서 독자적인 조형언어를 구축하고, 후진양성과 한국 조각 발전에 힘써 온 최만린을 새롭게 조명하는 한편, 4년 만에 열리는 조각 기획전인 만큼, 조각 분야를 활성화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현대미술작가시리즈’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향후 3년간 회화, 사진, 건축, 공예 분야 주요작가 22인의 개인전이 지속적으로 열린다. 회화부문 전시로《구름과 산_조평휘》(3월 25일~7월 6일)가 진행 중이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http://www.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