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주요 노거수의 사연 엮어 ‘사연있는 나무이야기’ E-BOOK 발간
서울시, 주요 노거수의 사연 엮어 ‘사연있는 나무이야기’ E-BOOK 발간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4.03.2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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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사연 52건을 스토리텔링과 세밀화 그림으로 보기 쉽게 수록

 서울시는 오랜 세월동안 도시 서울을 곁에서 지켜온 노거수(老巨樹)의 갖가지 사연을 담아 ‘사연있는 나무이야기’를 3월말에 발간한다.

▲ '사연있는 나무이야기'에 실린 창덕궁 회화나무군

 ‘사연있는 나무이야기’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수도 서울의 역사와 변화의 산 증인이자 전설의 주인공인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시민들과 서울을 찾는 이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작년 9월에 기획됐다.

 우선 책 발간에 앞서 나무에 얽힌 52건의 사연에 대해 전문 작가의 답사·취재 및 세밀화그림 등을 통해 6개월에 걸쳐 E-BOOK으로 제작했다.

 E-BOOK은 주요 천연기념물, 보호수 등 나무에 대한 전설(傳說), 고사(故事) 등 사연을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담아내고 세밀화를 활용해 오랜 세월의 흔적을 몸으로 보여주는 나무와 주변 건물 등 사연의 공간적 특징을 부드럽게 표현했다.

 또한, 수령, 수고 등 나무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비롯해 열매, 잎 등의 삽화와 설명글을 삽입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고, 사연 있는 나무를 찾아가 볼 수 있도록 소재지, 문의처 등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소개된 총 52건의 사연은 ‘재동 백송’ 등 사대문안 나무 28건, ‘창전동 느티나무’ 등 사대문 바깥 나무 24건으로 구성돼 있다.

 가령, 사대문안 헌법재판소 내에 있는 백송은 국내에서 가장 크고 아름답다는 말을 듣는 나무로, 이 나무가 심어진 곳에는 갑신정변 주역의 한사람이었던 홍영식의 집이 있었고, 이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병원 광혜원, 오늘날 경기여고(창덕여고)의 전신인 한성고등학교가 들어섰다가, 학교가 옮겨가며 현재는 헌법재판소가 자리를 잡았다.

▲ ‘사연있는 나무이야기’에 실린 북촌 계동 은행나무

 예로부터 서원이나 향교에는 은행나무가 일찌감치 자리를 잡는데, 이는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서 제자들을 가르쳤다는 문헌상의 기원 때문이다. 조선의 국립대학 성균관도 1519년(중종14년) 당시 성균관의 수장이었던 대사성 윤탁이 심은 500여 년이 다 돼 가는 은행나무가 있다.
 또한 천연기념물 제59호 문묘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로는 보기 드물게 수나무이다. 이것과 관련해, 원래 이 나무는 열매가 많이 열리는 암나무였는데 냄새가 고약하고 은행을 주우려는 잡인들의 출입이 많아 유생들의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 원성이 자자해 문묘의 어른들이 나무 앞에서 암나무를 수나무로 바꿔 달라고 제사를 지냈다는, 전설이 있다. 이에 하늘도 공부의 중요성에 공감해 암나무를 수나무로 바꾸고, 이후 열매를 맺지 않았다는 전설 같은 결말이 함께 내려온다.

 한편, 봉원사에는 서울시에서 지정한 느티나무 보호수만 4그루가 있어 장소에 대한 깊이를 가늠하게 해주는데, 그 중 삼천불전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느티나무는 여느 느티나무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일반 느티나무가 정자나무로 각광을 받을 만큼 튼튼한 줄기와 골고루 퍼진 가지의 수형을 가졌다면 봉원사의 느티나무는 예외다. 나무는 마치 네 맘대로 신나게 자라 큰 줄기가 사방으로 퍼져 어지러이 뻗어나갔다.

 서울시는 보다 많은 시민들이 읽어 볼 수 있도록 서울시 홈페이지와 서울시 공식 관광정보사이트(Visit Seoul) 등에서 무료로 공개하고 향후 책자로 인쇄할 예정이다.

 오해영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서울의 역사와 변화를 말없이 지켜온 나무의 이야기가 서울의 역사와 나무를 이해하는 데 다소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 한다.”며 “오랜 세월의 흔적을 몸으로 이야기 하는 나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