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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의 일본속보]교육계의 신념과 청소년 교류의 지속이 미래
일본의 초등학교에선 비빔밥, 한국음식이 인기
2014년 04월 06일 (일) 11:09:20 이수경 도쿄카쿠게이대학 교수 sctoday@hanmail.net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 이후 한류열풍과 더불어 밀월의 관계처럼 뜨겁던 한일관계는 결국 역사문제 청산으로 암초에 부딪치더니 벌써 1년이 넘는 수뇌 정상회담 조차 이뤄지지 않는 냉각기가 계속되고 있다. 3월12일엔 한일 고위급 외교 차관 협의가 이뤄졌지만 3시간동안 서로 인사치루기만 했을 뿐 실질적 양국간의 외교문제 방안 해결에는 이르지 못했다.

   
▲일본 재특회 시위 장면

일본의 경제 불황과 3.11 동북대지진 및 원전 방사능 류출 문제 등으로 사회 민심이 급격히 저하되는 일본은 한국의 사회적 발전과 문화적 화려함이 글로벌 사회에서 자리잡자 그에 대한 위축도 교차되어 생활의 불만을 한반도, 재일 동포들 비방 중상으로 표출시키는 일부 극단적인 움직임이 일어났고, 그들과 별반 차이 없는 세습 권력을 이은 일부 정치가들의 역사 수정주의 인식이 일본사회를 지배하려하고 있다.

아베 수상은 글로벌 인재 육성을 외치는 아베듀케이션으로 교육재생을 외치면서도 외국과 얽혀진 역사 청산 문제에는 과거사 미화에만 여념이 없고, 지금도 13만명이나 가설주택에 살고 있는 3.11 피해자들의 생활 방안 모색보다 화려한 도쿄의 불꽃놀이가 될 올림픽 유치에 엄청난 경제효과가 기다릴 것 처럼 과대평가에 젖어있으니 과연 이 결과가 어디로 튈지 향후의 일본 사회가 걱정이 되는 요즘이다.

이토록 정치・외교관계가 꼬일수록 현명하게 시대에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고, 그 중에서도 아래로부터의 움직임, 즉, 흔들림없는 양국 시민들간의 교류와 다가서기, 대화의 장을 만드는 지혜의 실천이 필요하다. 한일관계가 얽혀지니 억지를 부리면서 [안네의 일기]훼손조차 한국인이 일본인을 비인도적인 이미지를 만들게 하기 위해 행한 범죄라는 표현들이 인터넷을 달구는 상황을 감안하면 자기네들 감정추스리기에 바쁜 정치가들에게만 기대하기 보다는, 의식있고 양심있는 시민들의 결속으로 그들을 깨우치게 만드는 수 밖에 없다.

   
▲일본 한 초등학교 급식표
그 사례가 시민단체, 청소년 교류, 학교 간의 교류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은 최근에 느낀 일본 초등학교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려 한다. 요즘같이 재특회의 횡포나 한국 배타주의가 횡행하는 가운데, 꾸준히 흔들림없이 자신들의 신념과 주관을 관철하는 일본의 한국 급식이 아주 특별한 날의 메뉴였기에 고맙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일본의 일반 공립 초등학교는 연간 2-3회에 걸쳐서 그동안 가르쳤던 내용들을 돌아보며 연구해 온 수업 내용을 공개 발표하는 [공개수업주간]이 있다. 교사들도 수업을 통하여 다양한 연구 방법을 평가받고 시험하는 계기가 되는 [성과 실천]의 기회이다.

그렇기에 일본의 교사들은 경우에 따라서는 동아리 고문까지 맡으면 주말조차 쉴 수 없이 바쁜 생활을 해야 한다. 필자 학교에 오는 교사들을 보면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보다 폭넓은 지식적 교육을 원하여 없는 시간을 할애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런 현역 교사들의 수업 발표를 보다보면 역시 교생실습생들과는 현저히 다른 노련함은 물론, 아이들에게 지나친 압박적 피라밋 구조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동등하게 의견을 듣고 대화에 응하면서도 적절한 거리를 가지며 아이들의 든든한 방패벽으로 존재한다.

즉, 과잉 보호가 아닌 애들의 자립을 돕는 애정적 교육이 보인다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일본의 초등교육에 있어서 1억3천만 인구에 비하면 사회적 문제 발생은 극히 적은 편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숱한 교사들을 봐왔는데 그들은 교사라는 자긍심과 더불어 자신들의 개인 시간을 깎는 연구 노력의 시간을 많이 가지는 편이고, 소위 권리주장에 목소리 높은 몽스터 페어런츠(monster parents)에도 위축되거나 굴하지 않고, 자신들의 노력 댓가 외의 촌지같은 부정행위에 눈길을 돌리지 않는 청렴결백한 교육자들이 많은 편이다(이 점은 일본에 생활하는 많은 한국인 학부형들이 공감을 할 것이다) .

필자의 학교가 교원양성대학교에다 필자가 교생실습생 교육담당교수로 있으면서 교생 실습 파견교의 교사들을 접하다보니 그들의 그런 우직한 태도에 적지않게 놀라고, 감동도 받아왔다. 그러던 지난 10월 27일(일)에 학교 근처의 모 공립초등학교 고학년의 공개 수업에는 학부모들도 주말이라서 많은 참관을 보였다.

그런데 더 놀란 것은 과격한 극우파들이 판을 치고 광기를 부리는 도쿄지만, 이 학교의 공개 수업날 점심 급식이 내가 먹고 싶어하는 한국 음식이 나와서 인기가 있었다.  사진 소개 등은 학교정보 차원에서 찍을 수 없었으나 설명을 하자면 그날 메뉴는 야채가 듬뿍 든 비빔밥과 김밥, 그리고 나물과 김치국과 오렌지 쥬스였다.

   
▲일본의 한 초등학교 급식표2
그리고, 아이들도 참관 일본인 학부모들도 매우 당연히 그 음식들을 즐겨먹는 애들을 따스하게 지켜보면서 수업과 급식 등의 영양 밸런스에 흡족해 했었다. 아이들에게 간혹 이런 한국 음식 나오냐고 물으면 어떨 땐 중국음식이나 이탈리안 파스타, 때로는 빵이나 일본 정식, 카레지만 잡채, 부치미(파전), 비빔밥 등은 자주 나오고 아이들도 좋아한다고 했다.

식단이 다양하고 다국적화 된 것은 당연히 오랜 세월 다문화를 받아 들여온 일본의 학교답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요즘같이 한일관계가 불편한 냉각기 속에서도 [교육하는 현장]이라는 신념을 가진 일본의 공립학교들은 변함없이 이웃나라 한반도를 우호적으로 소개하고, 다채롭고 영양가있는 급식의 하나로 수 많은 참관 부모들 앞에서도 한국 음식들을 식단으로 내놓고, 자연스럽게 즐기는 아이들을 행복하게 바라보는 학부형들의 학교에 대한 신뢰가 느껴질 때 이것이 우직한 교육의 현장이란 감동이 들었다.

일본에서 급식이 시작된 것은 메이지 22년(1889년)인데 야마카타현의 츠루오카 츄우아이(忠愛)초등학교를 세운 사찰의 승려가 가난하고 배고파하는 아이들을 위해 급식을 마련했던게 최초인데, 그 뒤 전쟁으로 인해 음식 조달이 되지 않자 급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1944년에는 일본 6대 도시 200만 아동에게만 수제비 등의 급식이 있었다고 한다. 1947년부터는 미국의 원조물자로 탈지 분유, 밀가루 등이 제공되었기에 1952년부터는 일본의 모든 초등학교의 완전 급식이 이뤄졌다고 한다.

그리고 빵에서 국수, 밥으로, 병우유에서 팩우유 등으로 바뀌었고, 1980년대 중반 부터 비빔밥, 김치, 잡채, 나물 등의 한국 음식은 물론 다양한 나라의 음식들이 제공되어져 아이들의 성장은 물론, 다문화 사회의 글로벌 의식 심기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필자는 한국의 초등학교 등을 방문한 적이 없기에 한국 사정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우리가 어릴 때는 딱딱한 빵과 병우유, 삼각우유 등이 나왔던 것 같지만 전학이 많았기에 정확히 다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최근의 일본 우경화 속에서도 시민들, 학부형, 학교는 한국 음식을 매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고, 우익단체들의 무절제한 행위에 대한 시민 양심단체들의 대항이나 학자들의 역사제대로 알기 선언을 보면서 일본 시민사회는 일부 움직임이 화제가 될 뿐 양심 세력은 여전히 든든하게 존재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소년 축구팀원으로 축구를 즐기는 고학년 초등학생에게 물어보니 한국 프로 축구팀을 전문가처럼 잘 분석 파악하고 있었고, 내가 한국 사람이라서 매우 반갑다고 할 정도였다. 고가네이시의 모 유치원을 방문했을 때도 유치원에서 축구공을 차는 아이에게 한국팀을 아느냐고 했더니 적어도 필자보다 더 구체적으로 팀과 선수들의 특징을 말하기에 대단하다는 생각과 뿌듯함도 느꼈다.

필자가 경험한 몇 에피소드지만 역시 역사 및 사회는 차분하게 미래지향적인 문화 교류를 염두에 두고 시민, 청소년 교류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함을 느낀 좋은 기회였다. 그렇기에 정치적인 냉각 상태도 이젠 더이상 자신들의 감정 표출이 아니라 양국민들을 위한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누릴 때 더 큰 자존심을 찾을 수 있는게 아닐까? 그것이 민주주의 사회가 뽑은 정치가들이 해야 할 진정한 외교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역사적 외교적 문제들은 참으로 많다. 아베노믹스의 엔저정책과 한국의 대외 수출관계, 한중일 FTA와 미일간에 협상 중인 TPP등의 문제로 현실적인 경제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역사 왜곡에 대한 정부측의 대책팀과 해결책 담당부서를 정치외교측면에서 두되, 시민들과 학생들 교류만큼은 변함없는 교류 관계로 지속하도록 교사들도, 언론도 의식을 가지고 임했으면 좋겠다.

일본의 일부 정치가들을 봐서 알겠지만, 자민족 중심주의, 자국 우월주의 의식에 빠지면 배타적인 사회가 되고, 결국 다문화 공생은 커녕, 민족 국수주의 우물안 개구리로 몰락하게 된다. 주변국을 무시하고 생존할 수 있는 18세기 시대가 아니다. 서로의 감정론으로 치닫는 것은 결국 물과 기름의 헛바퀴 구조를 자아내게 되고, 결국 자라나는 차세대 아이들의 반일 반한 감정도 커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현실적으로 자각해야 한다.

아이들이 어른들의 편견으로 인해서 좁은 세계관을 갖게 되기 보다, 건전하게 대화를 지속할 수 있는 교류가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글로벌 사회의 교단의 역할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교육관계자 및 언론은 물론, 학부모들도 진지하게 청소년 교류 활성화를 통한 한일관계 타개책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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