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만에 모셔서 죄송합니다”
“64년 만에 모셔서 죄송합니다”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7.13 10: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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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청운공원, 윤동주 시인 언덕에서 ‘시비 제막식’ 가져


인왕산 청운공원에 조성된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 시비가 세워졌다.

▲ 시비제막식에 참석한 내빈들이 인왕산 청운공원에 조성 중인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 '서시'의 시비가 세워진 것을 기념하고 있다.


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대표 박영우)는 종로구와 함께 민족 사랑과 인류평화를 실천한 윤동주 시인의 숭고한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시인의 언덕’을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 11일 청운공원에서‘윤동주 시비 제막식’을 가졌다.

계간 『서시』의 임헌영 편집주간(문학평론가)은 “식민 종주국의 감옥에서 광복을 기리며 생을 마감한 윤동주 시인의 혼령이 그동안 자리 잡지 못하고 떠돌다 64년 만에 고향에 돌아왔다”면서 “좀 더 일찍 하지 못한 것이 죄송하지만 세계적인 시인을 지금에라도 우리가 모시게 돼 기쁘다. 10년, 20년 후 이곳이 세계적인 명소가 돼 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그를 기리기를 바란다”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김충용 종로구청장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사는 것이 내 평생 애써오고 있는 신념”이라며 “이 곳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종로의 관광명소가 되도록 물심양면으로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유안진 시인은 “시민들이 이렇게 대접 받아본 적이 없다. 지자체가 시인들이나 시에 관심을 가져서 지방에 문학관이 들어서긴 했지만 모두 건물 안에 갇혀 있어 안타까웠다”면서 “하지만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윤동주 시인을 탁 트인 청운공원에서 만날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 이곳에 와서 자유롭게 좋은 시상을 많이 떠올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시를 쓰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길 소망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제막식에는 김충용 종로구청장, 안재홍 의원, 정창희 전 시의원, 나재암 시의원, 남재경 시의원, 유종재 종로구 문화관광협의회 이사 등과 유안진 시인 등 국내 저명 시인 50여명, 윤동주 시인의 독자, 지역주민 등 약 200여명과 윤동주 시인을 연구하는 일본의 야나기하라 야스코 연구가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청운공원에 세워진 윤동주 시비 앞에는 ‘서시’가 담기고 뒤편에는 ‘슬픈 족속’을 새겼다. 또한 윤동주 시인의 언덕 진입로 주변에도 곳곳에 인류 평화 정신과 문학 사랑이 담긴 윤동주의 시를 새긴 표석을 설치할 계획이다.

한편 시비 제막식에 앞서 제13회 윤동주 국제문학축전의 하나로 초등부와 중․고등부로‘청소년 백일장’과 일반부와 전문가부의‘시낭송 대회’도 열려 각 부문별로 4명이 시상을 받았다.

또한 식전행사로 윤동주 시인의 ‘쉽게 씌어진 시’등의 시 낭송과 ‘자화상, 그리고 나를 보았습니다’라는 윤동주 시인의 영혼을 부르는 시극 공연이 펼쳐졌다.

아래는 윤동주 시인의 언덕 조성과 시비제막식 현장 사진

▲ 문인들이 윤동주 시비 앞에서 시비제막을 기뻐하고 있다.

▲ 시비제막식에 앞서 윤동주 시인의 언덕 조성을 기념해 테이프 컷팅식을 하고 있다.

▲ '서시'의 시비가 청운공원 '윤동주 시인의 언덕' 입구에 세워졌다.

▲시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내빈들. 순서는 왼쪽부터 박영우 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 대표, 유종재 종로구 문화관광협의회 이사, 박진 국회의원의 부인인 조윤희 여사, 김충용 종로구청장, 남재경 시의원, 안재홍 종로구의회 의원.

▲ 자리한 사람들이 윤동주 시인을 기리며 묵념하고 있다.

▲지나가던 등산객들과 마을 주민들도 발길을 멈추고 윤동주 시인을 기리고 있다.

▲박영우 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 대표가 인왕산에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세워진데 대한 남다른 감회를 전하고 있다.

▲ 김충용 종로구청장이 축사에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살 것'을 다짐했다.

▲ 박진 국회의원의 부인인 조윤희 여사가 평소 좋아하는 시인인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생겨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안재홍 종로구의회 의원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윤동주 시인을 기리고 좋은 시를 많이 쓸 것을 당부했다.

▲유안진 시인이 시인들이 존경받고 대접받게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 유종재 종로구 문화관광협의회 이사는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기를 희망했다.

▲ 시비제막식에서 식전행사로 '자화상, 그리고 나를 보았습니다'라는 시극 공연이 펼쳐졌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