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개최
제5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개최
  • 인순환 객원기자
  • 승인 2014.04.22 0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2일부터 6월1일까지 예술의전당서, 나비부인 등 총 5개 작품 선보여

오는 2일(금)부터 6월 1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과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서 <2014 제5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열린다.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조직위원회와 예술의전당이 마련한 오페라 잔치다.

오페라페스티벌은 지난 2010년 제1회를 시작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종합예술을 보여주는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우리나라 오페라 연합회에 등록해 활동하는 오페라단은 약30개의 사단법인을 포함 약 120여개가 있다.

이번 축제에 참가하는 오페라단은 국립오페라단과 민간단체 4개를 포함 5개의 단체이다. 각 단체 별 작품은 각각 3일간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올려진다. 이외에도 신세계타임스퀘어에서는 무료 야외공연으로 오페라갈라쇼가 선보인다

올해 축제가 달라진 점은 독일·이탈리아·프랑스·한국 등 4개국의 특색 있는 오페라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며 창작오페라 2편이 포함되어있어 매우 기대된다.

 한국오페라단은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탄생 150주년을 맞아 팜므파탈의 전형을 보여주는 <살로메 Salome>를 현대적으로 해석, 배경을 2114년의 미래로 옮겨 무대에 올린다. 호남오페라단은 한국 근대사의 질곡 속에서 순교자 부부의 사랑과 죽음을 형상화한 <루갈다 Lutgarda>를 통해 한국 창작오페라의 힘을 보여줄 예정이고, 글로리아오페라단은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작곡가 푸치니의 <나비부인 Madama Butterfly>으로 한 여인의 아름답고 비극적인 인생을 그려낸다.

강화자베세토오페라단은 체코 프라하 스테트니 오페라극장 자매결연 10주년 기념 <삼손과 데릴라 Samson et Dalila>를 통해 프랑스 대표 작곡가인 생상스의 천재적인 재능을 무대 위에 펼쳐낸다. 페스티벌을 통해 꾸준히 창작오페라를 선보이고 있는 국립오페라단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에서 초청·초연된 이후 일본, 중국에서 잇따라 공연되며 한국오페라의 해외진출 물꼬를 튼 <천생연분 Soul Mate>을 무대에 올리며 축제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생명력이 넘치는 5명의 여성 캐릭터

이번 축제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다섯 개의 작품을 통해 각기 다른 여성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욕망을 위해 자신의 몸을 내던지는 ‘살로메’, 신앙의 힘으로 동정을 지키고 순교한 ‘루갈다’, 사랑을 기다리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나비부인, 초초상’ 당대의 영웅 삼손을 유혹한 ‘데릴라’, 시대적 요구에 상관없이 진실한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 <천생연분>의 ‘서향’ 등은 모두 강인한 생명력과 뚜렷한 개성을 지닌 여성상을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5월 한 달간 개성 넘치는 여성 캐릭터들을 통해 서로 다른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각 작품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살로메 Salome>는 팜므파탈의 전형인 여주인공 살로메가 요한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외모에 반해 그의 목을 얻기 위해 헤롯왕을 유혹한다. 그녀가 헤롯왕을 유혹하며 부르는 일곱 개 베일의 춤 Tanz der Sieben Schleier’, 잘린 요한의 목에 입 맞추며 부른다. 마침내 ‘아, 나는 당신 입술에 키스했어 Ah, Ich habe deinen Mund gek?ßt’ 등은 인간의 욕망이 가진 광기를 잘 표현한 아리아로 유명하다. 프랑스 바스티유 오페라단 내한공연 이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는 21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루갈다>는 한반도에 천주교가 전래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1901년 신유박해가 배경이다. 실존 인물이 주인공이라 사실감을 더한다. 신앙을 위해 동정을 지키며 홀로 살기로 결심했던 유중철(요한)과 이순(루갈다)이 형식적인 결혼을 한다. 그러나 남매나 다름 없이 지내는 젊은 부부는 육체적 욕망과 갈등을 신앙으로 이겨내고 순교하는 이야기이다.

<나비부인>은 사랑과 기다림, 배신, 절망, 죽음으로 이어지는 나비부인의 운명은 비극적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아리아‘어떤 갠 날 Un bel di vedremo’에서 푸치니의 감수성을 진하게 느낄수 있다. 이번 나비부인 공연의 특색은 19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일본 안도 히로시게(安藤廣重, 1797~1858)의 작품을 사용해 백색무대에 생기를 불어넣고 극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는 점이다. 최이순 연출이 색다른 미학적 특징을 보여준다.

<삼손과 데릴라>는 구약 성서에 나오는 고대 이스라엘의 영웅 삼손의 이야기이다. 데릴라가 자신의 유혹에 넘어가 사랑을 맹세하는 삼손에게 화답하는‘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 Mon coeur s’ouvre ? ta voix’가 귀를 사로잡는다. 삼손을 처형하기 전 다곤 신전에서 관능적인 이교도적 춤이 펼쳐지는‘바카날 Bacchanale’이 눈여겨 볼 부분이다. 이번 오페라페스티발 중출연진 스텝이 300명이 넘는 가장 대작이라 기대가 크다.

<천생연분>은 전통혼례와 결혼풍속을 소재로 한국의 미와 예술을 담아 두 쌍의 아름다운 젊은이들의 결합을 노래한다.‘결혼’이라는 것이 하늘이 정한 짝을 찾는‘소중한 하늘의 선물’이라는 메시지와 관습적인 결혼 제도의 모순에 맞선 인간 본연의 자유 의지를 보여준다. 다양한 인간상을 표현한 옛 인형 ‘꼭두’ 분장을 한 배우들의 유려한 움직임 또한 한국적 미니멀리즘의 표현주의를 체험하는 기회다. 2006년 3월 <결혼 Der Hochzeitstag>이라는 제목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에 초청되어 초연됐다.

이렇게 다섯 오페라단의 공연이 전부가 아니다. 수준 높은 무료 공연도 준비되어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서 오는 17일(토)과 24(토)일 2회에 걸쳐 오페라 갈라 야외공연이 있다.

17일에는 바리톤 김동규가 오페라 이야기와 함께 하며, 24일에도 최고의 성악가들의 공연이 마련되어 있다. 평소 오페라를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관객들에게 두 번에 걸친 무료공연은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4회 축제는 유료관객 110,000명, 야외무료 공연 6,200명이 관람했었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다양한 할인혜택도 마련돼 있다. 오페라를 다양하게 즐길며 비교해 볼 수 있는 릴레이 할인(20%)과 페스티벌 참가작을 한데 모은 패키지 할인(25~30%), 가족과 함께 오페라를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가족패키지(20%) 등이 제공된다.
(문의 02-580-1300 www.sactick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