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자 모노드라마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
김혜자 모노드라마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4.05.2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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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무대 채우는 11명 인물 연기 돋보여

김혜자의 모노드라마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가 6월 15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는 백혈병에 걸린 열 살 소년 오스카와 소아 병동의 간병인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장미 할머니 사이의 나이를 넘어선 우정을 그린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오스카는 부모님이나 의사 선생님과는 달리 자신의 죽음을 유일하게 두려워하지 않는 장미할머니를 의지하게 되고 할머니의 말에 따라 매일 신에게 편지를 쓰며 하루를 10년처럼 살기로 결심하고, 오스카와 장미할머니의 우정 속에서 오스카는 담담히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며 신에게 편지를 쓴다. 죽음을 앞둔 한 아이의 일상 속에서 절망대신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김혜자는 장미할머니 역을 맡아 오스카의 마지막 12일간의 일상에 대해 이야기 한다. 오스카와 장미할머니의 대화 속에서 두 역할 외에도 오스카의 부모님과 평생의 사랑 페기 블루, 친구들인 팝콘과 아인슈타인에 이르기까지 홀로 11명의 역할을 넘나들며 명실상부한 최고의 여배우의 관록으로 극을 이끈다.

모노드라마는 무대 위 홀로 서는 배우에게 체력적으로나 연기적으로나 에너지 소비가 큰 장르이다. 배우의 눈빛과 손짓 하나에도 관객의 시선이 집중되는 만큼 배우가 가진 심리적인 부담감도 크다. 김혜자가 열연하는 11명의 인물들은 눈빛, 표정, 목소리, 걸음걸이로 관객에게 마치 무대 위 11명의 배우가 자리한듯한 착각을 불러온다. 등장인물 간의 주고 받는 대화로 극이 진행되는데 순식간에 두, 세 가지의 배역을 넘나들며 연기하는 배우를 보면 극의 감동에 앞서 배우에 대한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하루, 이틀 오스카와 장미할머니, 그리고 가족과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관객의 눈가는 촉촉히 젖고 입가엔 미소가 지어져 있을 것이다.

모노드라마에서 배우 외에 극의 이해를 돕는 또 하나의 도구는 바로 소품이다. 특히 청색증을 앓고 있는 페기 블루는 푸른색 풍선으로, 비만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한 팝콘은 커다란 원형의 노란색 공 등 등장 인물들의 특색을 재치 있게 표현해 관객은 오스카의 순수함과 함께 10살 아이가 된 듯한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더불어 배우와 소품 그리고 이 두 가지 요소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단연 음악이다. 어두워진 공연장 내부에 공연 시작을 알리는 쇼팽 녹턴 2번 야상곡이 울려 퍼진다. ‘밤에 사랑을 노래하는 곡’이라는 제목답게 아름다운 멜로디로 마음을 편안히 만들어주는 서정적인 피아노 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채우면 밝아진 무대 배우가 등장한다. 쇼팽의 많은 곡들 중 예전부터 교회에서 밤에 기도서를 낭송하기 전에 부르던 기도 노래였던 이 곡은 공연을 보기 전 관객과 배우 모두에게 편안한 심리상태를 만들어 줄 것이다.

티켓은 전석 6만원이며, 중구민에게는 40%의 할인혜택이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