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예방디자인 1호 공원 '양재 시민의 숲' 야간 안전 강화
범죄예방디자인 1호 공원 '양재 시민의 숲' 야간 안전 강화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4.05.27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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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CCTV 통합관제시스템, 지식서재·지식까페 등 설치

1986년 개장해 도심에서는 보기 드문 울창한 나무들로 휴식을 제공하지만 주택가와 단절된 지역 여건상 밤에는 인적이 드물고 어두워 잠재적인 범죄 가능성이 높았던 서초구 ‘양재 시민의 숲’이 범죄예방디자인 1호 근린공원(면적 1만㎡이상)으로 탈바꿈, 야간 안전이 강화됐다.

핵심적으로 CCTV·비상벨·경광등·LED등·출입구 안내표시가 한 기둥에 일체형으로 연결되어 있는 ‘CCTV 통합관제시스템’을 공원 사각지대 12곳에 설치해 24시간 운영, 경찰출동까지 가능하다.

또한 LED공원등 추가 설치로 숲속을 환하게 밝히고, 야간에도 책을 읽을 수 있는 지식서재와 지식카페를 새롭게 조성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도록 했다. 시야를 가리던 공원 주변 수목도 가지치기나 이식을 통해 시야를 확보했다.

서울시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서 제시한 범죄예방디자인 기본원칙을 따르고 시민들이 더 많이 찾아와 자연스럽게 우범화를 막는 자연 감시 방향으로 양재 시민의 숲 범죄예방디자인을 설계, 1년여에 걸쳐 개선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용시민 1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시민의 숲 이용에 있어 가장 불편하게 생각하는 요소로 어두운 야간 환경을 꼽아 이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범죄예방디자인(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이란, 디자인을 통해 범죄 심리를 위축시켜 범죄 발생기회를 사전에 차단하고 예방하는 것이다. 

양재 시민의 숲에는 ▴CCTV와 비상벨·경광등·LED등이 한 기둥에 모두 연결된 ‘CCTV 통합관제시스템’ 12대 구축 ▴LED공원등 12개 추가 설치 ▴지식서재(야외 도서관) ▴지식까페 조성 ▴산책로 정비 ▴화장실 가벽 제거 및 수목 가지치기 등이 이뤄졌다.

‘CCTV 통합관제시스템’은 실제 담당 공무원과 경찰관이 공원을 모두 둘러본 후 사각지대라고 판단되는 곳 12곳에 설치했다.

‘ㄱ(기역)’자로 생긴 기둥 끝에 돔형의 200만 화소 CCTV가 설치돼 있고, 그 옆에 빨간색 경광등과 LED등이 위아래로 설치돼 있다.

돔형 CCTV는 기존의 고정형 CCTV와 달리 상하좌우 360〫 회전해 촬영돼 사각지대 방범에 더욱 효과적이다. 또한 일자로 된 기둥에는 노란색 바탕에 빨간색 버튼을 한 비상벨이 있고, 그 아래로 가장 가까운 출입구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있다.

CCTV는 공원관리사무소와 서초구청 통합관제센터와 연결돼 24시간 모니터링 된다. 비상벨을 누르면 통합관제센터와 바로 연결돼 통화가 가능하고,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통합관제센터가 →양재파출소로 연락해 →경찰관 현장 출동이 이뤄진다. 이는 서울시와 서초구, 서초경찰서가 유기적으로 연계한 결과물이다.

특히 경광등은 비상벨이 눌리면 1분간 반짝 반짝 빛나 주변에 위험을 알리는 기능을 하고, LED등도 비상등처럼 켜져 주변을 더욱 밝힌다.

더불어 야외 도서관인 ‘지식서재’가 설치됐다. 300여 권의 책이 비치돼 공원을 이용하는 누구나 무료로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어린이놀이터와 야외예식장 인근에 위치한다.

책은 동부공원녹지사업소에서 직원들이 기증한 아동도서, 소설, 교양 등 다양한 신간으로 구성돼 있다. 

‘지식까페’는 주말에 시민 이용이 많은 남측, 대한항공기 피폭희생자 위령탑 인근에 설치했다. 기존 노후된 그늘막인 파고라를 철거하고 데크를 정비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야외에서 회의나 모임 시 이용할 수 있는 보드판도 설치했다.

특히 지식서재와 지식까페엔 모두 LED 조명등을 설치해 야간에도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한 바퀴를 도는데 30분이 소요되는 길이 1.85km 산책로는 기존에 부족했던 안내체계를 집중 정비해, 시민들이 야간에도 정확한 길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산책로를 크게 북측, 남측으로 나누고 50m지점마다 방향과 몇 미터를 왔는지 알려주는 워킹트랙 안내표지판을 설치했으며, 시민의 숲에 있는 총8개 출입구에는 현재위치 표시와 공원 내 시설물을 안내해주는 안내판을 설치했다.

도로변으로는 조명이 들어간 ‘시민의 숲’ 공원명 표지판을 설치해, 밤에도 멀리서 시민들이 공원을 쉽게 인식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화장실 앞에 사생활 보호를 위해 설치했지만 오히려 범죄 사각지대 우려가 있는 가벽을 제거하고, 벽면에는 번호표를 부착해 비상시에도 빠르게 현재 위치 파악이 가능하도록 했다.

산책로를 중심으로 시야를 가리는 주변 수목도 가지치기나 이식을 통해 시야를 확보했다.

이와 함께 시민의 숲에 있는 인근 회사원으로 이루어진 자원봉사단체 공원돌보미가 범죄예방을 위해 1~2주에 한 번씩 퇴근 후 공원 청소 및 야간 순찰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춘희 서울시 동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이번 양재 시민의 숲 범죄예방디자인은 서울시 근린공원에 적용한 최초 사례”라며 “기존 설치된 바비큐장, 야외예식장, 어린이놀이터에 더해 새롭게 조성된 안전·커뮤니티 시설들로 주말 낮에만 이용률이 높던 시민의 숲이 주중, 야간에도 발길이 이어지는 안전한 공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