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섭외하느라 죽겠다”
“배우 섭외하느라 죽겠다”
  • 편보경 기자
  • 승인 2009.07.1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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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위원장 이덕화 씨,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기자회견서 그동안 어려움 털어놔

서울 중구에서 열리는 제3회 서울국제충무로 영화제가 오는 8월 24일로 임박한 가운데 지난 15일 명동 신세계백화점 10층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작년과 달라진 영화제의 이모저모와 영화제 일정이 소개됐다. 그런데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덕화 씨가 인사말을 하는 가운데서 영화제의 준비와 관련한 불만을 털어놓아 듣는 이들을 당혹하게 했다.

이덕화 씨는 ‘먼저 사과 말씀을 드려야겠다’고 전제하면서 "작년 영화제를 할 때 올해 영화제만큼은 정말 대단하게 준비하겠다고 했으나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며 "한번만 더 속아달라. 내년에는 독립부터 하겠다. 영화인들이 하는 것답게 규모가 크든 작든 우리 영화계 연기자들에게 실익이 갈 수 있는 그런 영화제를 추진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던 듯 "구색 맞추고 남 흉내내는 그런 영화제 맘에 안 든다. 충무로의 재건을 매일 외치고 있지만 달라지는게 없으니 차라리 젊은 연기자가 집행위원장 자리를 맡아 주었으면 한다"고 울분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한 “집행위원장으로서 영화배우들을 영화제에 초대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으나 내 아들보다 더 어린 사람들에게 사정해야 할 때도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현재 배우협회 재원이 거의 없다. 젊은 배우들이 협회 오는 것 자체를 꺼려한다. 협회 차원에서 배우들을 동원해 영화제를 빛내고 싶지만 쉽지 않다”며 “배우 섭외하느라 죽을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또 너무 힘든 나머지 병명을 알 수 없는 병에 시달리기도 했으며 그 때문에 사표도 한 차례 썼었다고 밝히면서, 대부분이 노년인 영화배우협회 회원들이 제대로 회비를 내지 못해 협회 운영이 어려움에 처한 사정도 털어놓았다.

더불어 그는 “서울 충무로 국제영화제가 독립을 해서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재원이 가장 큰 걱정이지만 규모가 작아지는 한이 있더라도 집행해야 한다. 그때 내가 이 자리에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하면서도 “그렇다고 이번 영화제가 작년만 못하다는 것은 아니다”는 점을 강조하며 분위기를 수습했다.  

한편 올해로 3회째인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는 8월 24일부터 9월 1일까지 대한극장, 명동CGV 등 충무로와 명동 일대의 주요 극장에서 펼쳐지는데,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주제로 40개국 214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영화제 개막작은 할리우드 배우 나탈리 포트만의 감독 데뷔작이자 이반 아탈, 이와이 순지 등 유명 감독들이 참여하고 올랜도 볼룸, 샤이어 라보프, 에단 호크, 엔디 가르시아 등 유명 배우들이 참여하는 옴니버스 영화 ‘뉴욕, 아이러브유’가 선정됐지만, 9월 1일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폐막식의 폐막작은 비밀에 붙여졌다.

서울문화투데이 편보경 기자 jasper@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