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늙기 전에 추억을 만들자”
“더 늙기 전에 추억을 만들자”
  • 최은실 기자
  • 승인 2009.07.1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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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식등 통기타 '5인방', 라디오 출연해 히트곡과 추억담 나눠

 

조영남ㆍ송창식ㆍ윤형주ㆍ김세환ㆍ이장희 등 70년대 통기타 대표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지난 15일 오후 4시 '조영남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의 여름특집에 함께 출연해 히트곡과 지난 시절 추억담을 함께 나눴다.

▲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조영남, 최유라, 윤형주, 김세환, 송창식, 이장희씨

5인방의 인연은 칡넝쿨처럼 얽혀 있다. 먼저 연장자인 조영남(64)씨의 고교 동창생의 조카가 이장희(62)씨다. 이장희씨와 윤형주(62)씨는 연세대에 입학해서 만났고, 윤형주씨와 조영남씨는 고교 시절 같은 교회를 다녔다.

경희대 재학 중이던 김세환(61)씨는 윤씨가 경희대 의대로 편입하면서 만나게 됐다. 송창식(62)씨는 윤형주씨가 당시 젊은이의 전당이었던 명동의 음악감상실 세시봉에 드나들면서 만나게 됐고 둘은 1968년 전설 속의 듀오 트윈폴리오를 결성한다.

40여 년 동안 음악을 매개로 우정을 나눠온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동안 미국 LA에서 라디오코리아를 운영하던 이장희씨는 최근 울릉도에서 더덕농사를 지으면서 지내고 있어 육지 나들이가 쉽지 않고, 송창식씨는 경기도 퇴촌에 살지만 밤무대 활동 등으로 일어나는 시간이 오후 4시고 오후엔 운동을 하느라 어지간한 모임엔 나가지 않는다.

또한 교회 장로이자 봉사활동가인 윤형주씨는 전 세계를 누비며 교민들을 위한 공연과 신앙간증을 하느라 해외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다. 국내 최초로 산악자전거를 도입, 소개한 김세환씨는 자전거 전도사가 돼 전국을 누빈다.

이렇게 만나기 힘든 이들이 이번에 맏형인 조영남씨의 "더 늙기 전에 추억을 만들자"라는 한마디에 의기투합해서 모이게 되었다. 또한 ‘포크 5인방’이 한자리에 모여 노래를 하고 방송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더 뜻깊다.

이날 이장희씨는 히트곡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를 지난 1986년 LA 공연 이후 23년 만에 방송에서 라이브로 열창했다. 이씨는 당시 여자친구를 위해 만든 이 노래를 처음에 김세환에게 주었는데, ‘이 노래는 당신이 불러야 한다’는 여자친구의 말에 다시 돌려받아 자신이 불렀다는 숨겨진 이야기도 공개했다.

송창식씨는 ‘사랑이야’와 ‘한번쯤’을, 윤형주씨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김세환씨는 ‘Don't forget to remember’를 열창했다. 이들을 모은 조영남씨도 출연진과 함께 ‘조개껍질 묶어’와 ‘그대 그리고 나’와 같은 추억의 노래를 불렀다.

조영남씨는 “오랜만에 함께 이야기하고 노래하니 내 소원 하나가 이루어진 듯하다”고 털어놓았고, 프로그램을 공동 진행하는 최유라씨는 “꿈에 그리던 분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어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라고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문화투데이 최은실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