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 큐레이터 토크 42
이은주 큐레이터 토크 42
  • 이은주 큐레이터
  • 승인 2014.06.3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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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퍼포먼스 프로젝트 1.

퍼포믹스 1. 강이연 작가의 작업을 공간에 투사한 전시장면

미디어 퍼포먼스 프로젝트, 퍼포믹스 1인 2013년 9월부터 시작되었다. 퍼포믹스(Perfomix)는 Performance와 Exhibition에서  Perform+Ex를 딴 용어이다. 퍼포먼스와 전시가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용어이다. 퍼포익스에서 두 개의 장르가 믹스된다는 사실을 살려 퍼포믹스가 되었으며, 안무가와 시각예술가 3팀이 연이어 독립적 아트작업을 생산해 내었다. 우선 전시공연 형태로서의 예술 퍼포믹스의 개념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미디어아티스트가 구현한 이미지 안에 퍼포머가 입장하는 순간, 그것은 미술도 무용도 아니었다. 그 두 장르의 온전한 총체가 완성되었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미술인가, 무용인가.

▲ 강이연 작가의 작업을 공간에 투사한 전시장면

전시공연 형태의 예술 퍼포믹스 
오늘날 우리의 일상에는 수많은 미디어가 넘쳐나고 있다. 꼭 미디어라는 기계매체에서뿐 아니라, 자신이 지금 서 있는 곳 자체를 이미지화한다면 우리는 분명 그 이미지 안의 수많은 사람과 사물에 둘러싸여 있을 것이다. 바로 그때 본연의 나, 외면의 상태를 잊고 잠시 멈추어 서서 자신을 지각하다 보면 내 앞에 모든 풍경이 때로는 드라마, 영화의 사각 모니터 프레임 속 같기도 하고, 혹은 그들의 일상적 동작이 연출된 퍼포먼스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렇다. 미디어아티스트가 공간 안에서 마치 매직상자와도 같은 빔프로젝션을 쏘아 현재 우리가 서 있는 공간과는 전혀 다른 공간을 제공하고, 또 그곳에 있는 사람이 관객인지, 퍼포머인지, 무용수인지, 구분되지 않는 상황에서 전시공연 막이 오른다면, 우리는 과연 전시장과 공연장을 구분할 수 있을까? 예술가와 안무가가 만나 제작한 새로운 전시공연 형태의 <미디어퍼포먼스 프로젝트 1,2,3>은 기존에 미술계와 무용계에서 수없이 이루어져 왔던 협업형태의 예술에서 제기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시각예술가와 무용가의 만남이 아닌, 공연의 직접적인 내러티브를 비롯하여 모든 감정선을 이끌어내는 안무가와의 만난 것이 그 첫 번째 시도다. 그들이 하나의 전시공연을 제작하기 위해 만나고 여러 차례의 워크숍을 통해 상대의 세계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또 그 세계를 비롯하여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미술계와 무용계의 분리된 장르를 하나의 시각으로 엮어내기 시작하였다. 우선 전시공연을 위해 개념을 나누고, 공유된 개념의 기억 재생산을 통해 끊임없는 소통의 공감을 관객에게 선사할 것이다. 

이 모든 공연은 예술을 지각하고 수용하는 이들의 심리에, 그들의 내면에, 지각방식을 총합해 진심 어린 예술가들의 감성이 자연스럽게 그리고 조심스럽게 스며들기를 바라는 욕망에서 시작됐다. 이제 우리는 전시공연장에서 우리가 늘 보아왔고 이미 지각하고 있는 틀을 깨고 다시금 이 프로젝트에서 상정되는 예술의 언어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영화적인 몰입도 아니고, 전시장에서 느껴지는 분산적 몰입도 아닐 것이다. 우리는 물리적 공간 안에 발을 디디고 있고, 물질과 비물질이미지의 경계를 넘나들며 예술을 향유할 것이다. 또 무대가 사라진 뒤 퍼포먼스 동작이 몸으로 지각되는 바로 그 순간 그 움직임들은 시각적 판타지로 획득될 것이다.

우리의 시. 지각의 떨림으로 지금 우리 눈앞에 펼쳐진 무대가 미디어아트인지, 퍼포먼스인지 구분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비물질의 이미지를 통해 물리적 공간(갤러리 정미소)에 잠입했으며, 이제 3D 안경 대신에 온몸이 이미지 안에 들어와 있는 지각의 도움으로 눈앞에 펼쳐진 퍼포먼스를 보게 될 것이다. 현실과 가상, 온몸지각과 시각, 비물질과 물질, 미술과 무용의 경계를 훌쩍 뛰어넘는 전시공연(퍼포믹스)의 내용을 차츰 만나게 될 것이다.

※ 다음토크에서는 비주얼아티스트 강이연과 안무가 신창호의 협업작품에 관한 소개가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