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한산대첩축제, 이순신 숨결과 문화에 취한다
통영 한산대첩축제, 이순신 숨결과 문화에 취한다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4.06.3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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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문화 교육 재미, 자유분방한 예향 장점 모두 살린 축제

 ‘토영’의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토박이들이 흔히 토영이라고 부르는 통영은 한국에서도 가장 특이한 문화예술적 토양을 갖춘 독특한 도시다.

이곳의 모든 것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통영한산대첩축제가 올해 53회째 막을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 승전일을 중심으로, 휴가철 막바지인 오는 8월 13~17일까지 통영시 일원에서 열린다.

▲ 한산대첩 재현

지난 연말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우수축제’로 드디어 선정되었지만 지난 6년간 유망축제에머물러 있었기에 ‘만시지탄’이라는 평가다.

한산대첩은 페르시아 제국의 야욕이 그리스 해군에게 무너진 살라미스 해전, 넬슨 제독이 나폴레옹을 쳐부순 트라팔가 해전, 스페인 무적함대 시대가 끝나고 영국이 해양대국으로 성장하는 전환점이 된 칼레 해전과 함께 세계 4대 해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축제는 특히 ‘난중일기’라는 주제로 진행되며, 축제를 준비하는 시간표와 내용을 미리 살펴 보자면(아래 축제일정표 참조) 통영의 미를 어느 각도에서 바라보든 나름대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세심히 배치돼 있는 걸 알 수 있다. 체험축제를 좋아하는 가족단위 피서객, 웅장하고 먹먹한 역사를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길 좋아하는 여행자, 혹은 문화적 재충전에 목마른 관광객들을 거의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 한산대첩축제 일정표

◆충무공 정신 학습할 좋은 기회 이모저모

축제가 계속되는 닷새의 각 날엔 임진왜란의 기간을 딴 이름이 붙어 있다. 즉 임진-계사-갑오-병신-정유로 각 각 명명된 13일~17일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배치돼 있다. 난중일기를 통해 전쟁 중 세세한 기록을 남겼던 충무공의 정신을 반영한 것이다.
어린이 인형극 <난중일기>가 마련된 점은 이런 충무공의 정신을 집약적으로 표현하는 좋은 볼거리다. 축제 기간 중 매일 편성되므로, 어느 날 도착해도 챙겨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난중일기 세미나(14일)의 경우 역사에 관심이 많은 관광객이라면 미리 눈독을 들일 만 하다.

▲ 군점, 행렬 재현

무엇보다도 이번 한산대첩축제에서 가장 큰 볼거리는 16일 토요일에 준비된 한산대첩 출정식(11시)와 한산대첩 재현(6시)이다. 이미 여러 번 통영한산대첩축제를 소개한 언론들이 가장 크게 이 대목을 조명한 데에는 한산대첩이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세계 해군사를 통틀어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지략의 역사를 다시 눈앞에 재현한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순신공원 앞 한산바다에서 펼쳐지는 한산대첩 재현행사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저녁 무렵 재현행사를 위해 터트리는 불꽃놀이는 관광객들에게 감동마저 안겨준다.
실제로 통영은 거북선 모형을 볼 수 있는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관광 명소로 평소에도 널리 사랑을 받고 있는데, 매년 통영을 찾는 손님들에게 가장 화려한 볼거리가 등장하는 때가 바로 이 무렵이다.
아울러 종이갑옷 만들기 체험, 나도 이순신 포토 체험과 어린이 군점 재현, 노젓기 등 가족 구성원들 중 어린이들도 몸소 즐길 만한 다양한 각도의 행사들이 마련돼 있다. 이들 다양한 마당은 모두 ‘세병관’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세병관은 무기고지만, ‘무기를 씻다’는 평화를 염원하는 이름을 붙인 가장 낭만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국란극복의 정신을 계승하려는 여러 놀이들이 값싼 전쟁놀이 체험으로 흐르지 않게끔 조화를 이루는 축제 경영의 배경이 숨어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 개막식 공연

 ◆조선시대 강남스타일? 리버럴 통영을 아시나요?
이번 축제는 이미 알 만한 사람들에게는 알려진 통영의 아름다움이 어디에 그 뿌리가 있는지도 귀띔해 주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심신이 건강하고 지혜로운 ‘지덕체 시민’을 목표로 하는 궁도대회와 통제영학당이 축제 시간표상에 마련돼 있어 우선 눈길을 끈다. 24반 무예시연은 조선시대 무장들의 실력과 다양한 기량을 살필 좋은 기회로 전국적으로도 이 같은 기회를 또 찾기 드물기 때문에 잘 챙기기를 권한다.
더욱이 통영 오광대 놀이와 나전칠기 등 전통 체험 기회가 곳곳에 알차게 마련돼 있어 축제 기간 중 언제 통영을 찾아도 조선시대 통영의 자유와 예술정신이 충만한 공기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통영에서 과거부터 나전칠기 등 다양한 예능과 기술 품목들이 발전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큰 관청 주변에서 납품을 하는 전문가들이 모여 살았기 때문인데, 다른 보수적인 도시와 달리 통영은 물산이 풍부하고 큰 거래처가 있어 더더욱 장인들이 풍족하면서도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었다고 한다. 양반 문화에 비판적인 종합공연예술인 오광대가 발달한 몇 안 되는 곳이 통영이라는 점도 이런 독특한 풍토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수준높은 장인 문화가 존재하던 곳, 가장 삼엄한 군사도시일 것 같으면서도 역설적으로 가장 자유로운 문화가 발달할 수 있었던 공기가 존재하던 통영은 조선시대의 숨은 강남스타일 같은 도시가 아니었을까?

▲ 시민대동제

◆먹는 즐거움과 별신굿 등 토속문화부터 박경리, 유치환까지

통영이 이처럼 오래 전부터 발달한 예향이라는 점을 숙지한 이들은 당연히 먹거리에도 기대를 건다. 풍물장터가 마련돼 전국에서 통영으로 몰려들 관광객들을 즐겁게 해 줄 계획을 단단히 세우고 있다. 충무김밥 등 독특한 먹거리가 항구 주변에 이미 잘 조성돼 있고, 연중 맑은 바다에서 잡아올리는 다양한 해산물들이 있어 눈과 입이 쉴 새없이 즐겁다. 
통영의 먹거리를 즐긴 후에는 영호남 화합 무대 형식으로 펼쳐지는 강강술래 공연, 자매도시 과천시 초청공연 등을 즐길 수도 있다.
한편 별신굿은 해안 지역에서 발달한 굿 문화 중에서도 볼 만한 소재다. 남해안 여러 지역에 흩어져 전승돼 온 풍어제들과 비교해도 가장 특이하고 높은 위상을 차지하는 문화 요소다.
축제의 기본 줄거리인 충무공 정신 함양과 조선시대 통영 문화 즐기기에 더해 현대적 소재들도 마련돼 있으니 한 걸음 비껴서서 이런 볼거리들도 섭렵해 보자. 통영이 고향인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 문학관과 시인 청마 유치환 문학관, 윤이상 기념관인 도천테마파크등과 벽화마을인 동피랑 등 등이 있다
소설가 윤대녕은 근래 ‘통영-홍콩 간’이라는 작품에서 백년 식민통치를 받은 홍콩과 통영 두 항구를 이용해, ‘오랜 기다림’이라는 소재를 그려낸 바 있다. 그만큼 통영은 독특한 매력이 있는데, 이들이 모둠요리로 제시되는 현장이 바로 통영한산대첩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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