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익진을 펼쳐라!”- ‘1592 임진년의 기억’
“학익진을 펼쳐라!”- ‘1592 임진년의 기억’
  • 홍경찬 기자
  • 승인 2009.07.2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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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수 집행위원장 "보고, 참여하는 축제로 감동받는 48회 한산대첩축제"… 8월 12일부터 5일간 통영에서 열려

 8월 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통영에서 열리는 ‘제48회 한산대첩축제’는 전국에서 성웅 이순신 장군을 널리 알리는 축제 중에 단연 돋보이는 행사이다.

한산대첩은 해전 자체의 승첩만이 아니라 임진란 전체 역사를 우리 편의 승리로 돌려놓는 결정적인 승첩이었다. 많고 많은 해전의 승리 중에서 유독 한산대첩이 왜 중요한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지 417년이 지나 이 축제가 벌써 48회를 맞이한 현재, 성웅 이순신 장군의 구국정신을 꼭 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살신성인과 희생정신으로 일제강점기보다 300여 년 전에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길 뻔한 국난을 헤쳐나간 성웅 이순신 장군을 이번 통영 한산대첩축제 때 만나보자.

▲ 류태수 한산대첩 기념사업회 집행위원장, 사진작가 이면서 사진학과 교수, 통영예술문학단체 통영지부장(통영예총 전 회장)
 류태수 (재)한산대첩기념사업회 집행위원장은 장마로 인해 무덥고 짜증나는 한여름날도 아랑곳하지 않고 축제 준비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류 위원장을 만나 한산대첩 준비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한산대첩의 중요함을 되새기는 한편, 사진작가로서 통영예술문화단체(통영예총) 통영지부 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예사스럽지 않은 그의 이력을 들여다보았다.

- 사진학과 교수로서 ‘디지털 사진으로 본 통영바다’란 책을 발간하는 등, 통영을 사진으로 담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3년간 한산대첩축제 집행위원장직을 성실히 수행했는데, 이번 통영한산대첩축제 의의가 무엇인가.

 거의 반세기 동안 계속해온 48회 한산대첩축제의 감동적인 축제를 선사하며 축제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중요한 업무라 긴장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안전대책 강구에 골몰하고 있다.

 올 축제의 부제가 ‘1592 임진년의 기억’이다. 축제를 즐기지만 구국정신, 살신성인, 애민사상이 한산해전에 그대로 녹아 있다. 

▲ 한산대첩의 백미인 학익진을 한산만에서 재현하는 장면. 2008년 한산대첩축제

조선시대 정부의 빈약한 지원 아래 전쟁을 이끌어 대승을 거두었지만 충무공은 왜군 함선을 다 침몰시키지 않고 도망갈 배를 허용했다.

 그들이 돌아가 왜군에게 다시는 조선 땅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두려움을 심어주려 했던 것이고, 만약 이들에게 돌아갈 배가 없으면 뭍으로 올라가 무고한 백성들에게 해를 입혔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조선시대에 이순신과 조선수군이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면 일본 땅이 이순신에게 전멸당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축제를 통해 세계사 4대 해전의 으뜸인 한산대첩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이 충무공을 통해서 겨레와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상기하는 화합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

 한산대첩축제는 단순히 먹고 즐기는 단순 축제가 아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불경기 여파로 힘들어하고 있다. 가장 존경스러운 인물인 성웅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오늘날 되새겨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요한 성웅 이순신 정신이다.

▲ 거북선을 선두로 한 학익진의 재현. 거북선과 빨간 깃을 올린 일본수군역의 어선들. 2008년 한산대첩축제.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계승하는 축제이며 또 다문화 가족, 외국인 등 모두가 함께하는 세계적인 축제가 되기를 바라며, 이번 축제에 전국의 많은 분들의 참여 부탁드린다.

-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처럼 성웅 이순신 장군이 요사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번 축제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이 충무공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이 충무공이면 이 난국을 헤쳐나갈지 이번 기회를 통해 주최 측과 참가자분들이 답을 찾아가는 것도 좋겠다.

▲ 거북선을 선두로 한 학익진의 재현. 2008년 한산대첩축제.

 임진란으로 조국의 운명이 등불과도 같을 때 충과 성을 다하여 한산대첩을 이룩하여 나라를 구하시고 겨레를 건지셨다.

 통영은 공의 얼이 담긴 성역이고 한산대첩의 전적지이며 삼도수군통제사의 사적지인 이곳에서 겨레의 이름으로 해마다 정성을 모아 통영한산대첩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 충무공을 기리는 제의성도 있고 페스티벌을 즐기는 2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 이유는 일본을 통일한 후 막후 장수들에게 나누어질 토지, 실직 낭인들을 위해서이다. 초기 육지에서는 20일 만에 한양이 점령되는 치욕을 겪었다. 하지만 바다에서 옥포해전을 시작으로 세 번의 해전을 승리, 사천해전을 필두로 네 번의 해전까지 총 일곱 차례의 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 세병관에서 출발한 취주악대 행렬을 재현하고 있다. 2008년 한산대첩축제.
 이순신의 존재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전술전략의 변모를 가져왔다. 각개전투를 시도하던 일본수군은 연합전선으로 해전에 임했다.

 서해로 가기 위해 남해의 제해권을 확보, 한양과 평양에도 원활한 군수품과 식량 등 물자공급을 위한 일본수군의 작전 변경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견내량에 집결한 와키자카 야스하루의 일본수군 부대를 한산도 앞바다로 유인, 학인진을 펼쳐 섬멸한 것이 한산해전이며 이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저희들이 재현해내고 있다.

 또한  견내량에 집합해 있던 일본수군에 대한 정보를 한걸음에 달려와 전해준 목자 김천손이 없었다면 견내량에서 갑자기 조우하게 되어서 일방적인 승리는 없었을 것이다. 해로를 차단해 군수품의 이동을 막아 전쟁을 수행할 수 없게 만든 일본수군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한산대전이다.

 1905년 대마도해전에서 러시아 발틱 함대를 괴멸시키고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끈 일본의 전쟁영웅 도고 헤이하치로 제독은 이순신의 학익진을 본 딴 ‘丁(정)자 전법’으로 승리를 거두었는데, 전승기념 축하연에서 “나를 넬슨과 견주는 것은 가하나 이순신에 비교하는 것은 감당할 수 없다”면서 “나는 이순신에 비하면 하사관 정도에 불과하다”라는 말로 이순신 장군에 대한 극도의 존경심을 표현하고 있다.

- ‘이순신축제’ 중에서 통영한산대첩 축제는 그 중심에 있다, 더불어 통영은 이미 세계 속의 통영이다. ‘한산대첩축제’가 세계화돼야 할 텐데, 5년 후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한산해전은 조선의 합동함대(전라, 경상도)와 일본의 주력함대인 연합함대 간의 총력전이었다. 조선으로서는 국가의 존망이, 일본에게는 전쟁의 승패가 걸린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해전이었다.

 만약 한산해전이 일본의 승리로 돌아가 남, 서해 우회작전이 성공하고, 다시 수륙 병진하여 명나라로 진격했다면 금세기 우리가 겪었던 한일병합(1910년)의 치욕의 역사는 300여 년 전으로 소급되었을 것이다. 당시 내우외환에 빠져 있던 명나라에겐 대륙까지 일본에게 유린당할 수 있는 풍전등화의 기회였다. 왜 한산대첩이 세계로 뻗어 나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통영은 통제영에서 유래된 것이다. 충무시로 바꾸었다가 통영군을 포함해서 다시 통영시로 변경이 됐다. 조선시대 경상ㆍ전라ㆍ충청 등 3도수군을 지휘, 통할하던 통제영이 있었던 곳이다.

 한산대첩의 세계화는 국내에서 삼도수군을 집결시키는 행사가 될 것이다. 더불어 과거에 문헌에 따라 군점과 수점을 관함식으로 대체하고 세계 4대 해전 영국ㆍ스페인ㆍ포르투갈ㆍ프랑스와 일본 측의 관계자를 초청해서 국제적인 심포지엄, 국난 극복의 슬기로움을 서로 배워나가자는 의미도 포함이 될 것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전라 좌수영에서 출발한 배들을 통영에 집결시키는 장관이 연출될 텐데, 이 관함식은 세계화시키기에 충분하다.

 관함식은 통영만이 좁아서 큰 선박의 이동이 쉽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다. 작년에 부산에서도 관함식이 있었는데 넓다고 생각한 부산만에서의 관함식도 넉넉하지 않았다. 2012년 420주년, 51회를 맞이할 시기가 최적의  기회이다.

  여수세계엑스포가 끝나는 그 시기에 한산대첩을 연계하여 세계화에 맞는 큰 행사를 준비할 것이다. 50억 정도의 예산을 확보하려고 한다. 이 충무공과 관련된 축제가 9곳이 있다. 하지만 성격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한산대첩축제는 세계화로 가기 위한 충분한 자질과 명분을 가지고 있다.

- 이번 축제에서, 한산도 앞바다서 학인진을 펼치는 한산해전 재현을 으뜸으로 꼽고 있다. 이번 재현의 특징은?

▲ 역대 한산대첩 관련 사진들을 연도별로 축제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류태수 집행위원장
 한산대첩의 날인 8월 15일 오후 4시부터 한산도 앞바다에서 펼쳐진다. 해경 함정과 104척의 어선이 한산해전 재현에 참여해 학익진을 보여주며 조선수군의 영혼을 씻는 의식도 거행하고 풍등 200개를 띄워 하늘로 승천시키는 의식도 가진다.

 통영시 정량동 매일봉에 위치한 이순신공원에서 꼭 보시기 바란다. 천혜의 야경을 가진 통영과 이순신의 군함과 찬란한 레이져 쇼와 불꽃놀이는 감동 중에 감동이 될 것이다.

 축제 진행과 더불어 가장 우선시하는 게 안전대책이다. 지금까지 큰 사고가 없었다. 더욱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 통영의 육지와 바다에서 안전을 기하기 위해 관공서와의 긴밀한 연락을 취하며 유사시를 대비하고 있다.

 축제는 재정과 사람 또한 중요하다. 한산대첩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유망 축제이다. 관망하는 축제보다 참여하는 축제로, 참여하는 축제보단 감동하는 축제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어떤 기업이 진행하는 이벤트가 아니다. 회사 이벤트로는 이런 큰 규모의 축제를 열 수 없다. 통영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힘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향토기업, 학생들, 통영시민, 나아가 전국민이 스스로 참여하여 직접 볼 수 있는 축제 현장이 되고 있다.

- 우리나라 최초로 영ㆍ호남 축제 교류협약을 체결한 걸로 알고 있다. 그 배경이 궁금하다.

 임진왜란을 대표하며 세계 4대 해전의 으뜸인 통영 한산대첩과 정유재란을 대표하는 명량대첩이 410여 년이 지나서 통영에서 만난다는 것이다.

 울돌목의 명량대첩축제는 412년 전인 1597년 9월 16일 이 충무공이 단 12척의 함선으로 일본수군 함선 133척을 맞아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의 정신으로 무장하여 적함선 31척을 격침하는 대첩을 이루었다.

 영호남 화합의 장 마련과 상호간 축제의 공동협력 및 상생으로 대표적인 역사 축제의 모델로 제시하는 한편, 통영 한산대첩축제를 2012년 세계 축제로의 개최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명량대첩의 강강술래 공연을 시연하고 오는 10월 8일부터 개최되는 명량대첩축제 행사시는 통영오광대 등이 울돌목으로 가서 공연을 하게 된다.

▲ 2008년 통영 한산대첩축제 기간 동안 문화마당에서 열린 해군의장대 시범
- 전국의 ‘서울문화투데이’ 독자들이 이번 ‘1592 임진년의 기억’ 한산대첩 48회 축제에 관심이 많다.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서는 축제에 초대받은 사람은 물론, 초대한 사람들까지 감동이 있어야 하는데 감동을 주는 방안을 말해 달라.

 전국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상당히 더운 날씨에 고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원봉사자(50명 모집) 지원율 또한 대단하다. 전국적으로 인정받는 축제이기 때문이다. 입으로 눈으로 전해지는 좋은 축제이기 때문이다.

 축제 자체로 감동을 안겨주어야 할 부분이 우리에게 떨어진 숙제이며 완벽하게 해낼 노하우가 48년간 축적돼 있다. 한산대첩기념사업회 사무국 직원들의 노고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아낌없는 조언 부탁드린다.

 특별히 준비한 의식은 바로 조선수군의 영혼을 위로하며 씻는 것이다. 임진년 싸움에서 수군의 영혼을 위로하는 물대포를 쏜다. 보기 좋으라고 쏘는 게 아니라 임진년 싸움에서 전사한 수군의 영혼을 달래며 나라를 지켜준 위대한 선조들에 대한 당연한 우리들의 도리이다.

 행사기간 내내 오후 8시 반부터 10시 반까지 통영케이블카 정상과 통영시민회관 등지에서 레이저를 쏘는 이벤트도 있다. 역시 보기 좋으라고, 1회성의 무의미한 이벤트가 아니라 조선시대 때 조선수군과의 연락을 이미지화한 불빛이다. 이순신 장군의 명령으로 쏜 신호의 불빛을 통영 야간 전경을 배경으로 행하는 것이다. 그 감동을 직접 느껴주기 바란다.
 
 한여름 불볕더위 밑에서 웃음과 미소를 가득 머금고 친절하게 안내할 것이다. 자원봉사자, 통영시민, 관계자들 모두가 준비돼 있다. 초대받는 통영 방문객들 또한 이 미소를 담아 갈 것이라 확신한다. 더불어 성웅 이순신 장군이 왜 관람객을 초대했는지도 되새긴다면, 생각만 해도 가슴 뭉클하고 즐겁지 아니한가?

▲ 2008년 통영한산대첩축제 강구안 불꽃축제. 병선마당이기도 한 강구안과 거북선을 배경으로 개막식이 시작되고 있다.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 특별취재팀 cnk@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