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Column] 행방불명된 88서울올림픽 개최기념대형조각품
[Culture Column] 행방불명된 88서울올림픽 개최기념대형조각품
  • 심재진 디자인문화 칼럼니스트/ 전 서울디자인재단대&
  • 승인 2014.09.2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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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예술을 모르고, 관광을 모르는 그들이 바로 우리 옆에 있다!

'제2롯데월드'쇼핑 몰과 123층 건물인'롯데월드타워‘ 건설에 대해 대한민국 전국민은 이를 관심 있게 보고 있고, 서울특별시 송파 구민에게는 더욱 관심사다. 앞으로 관광 명소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쇼핑 명소가 되는 것에는 별반 이의가 없을 것이다.

송파구에는 관광명소로 특별한 곳이 여러 군데 있는 데 스포츠와 예술이 잘 조화되어 있는 곳들로서 '88서울올림픽 개최기념'을 위한 명소들로서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올림픽 주경기장),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올림픽조각공원, 올림픽기념관, 올림픽 파크텔 등이며 특히, 한강변을 달리는 올림픽대로와 연결되는 올림픽로는 잠실종합운동장까지 뻗어 있는 넓은 거리로 아주 특별한 볼거리를 자랑하고 있다.

올림픽공원 안에도 예술적 가치가 높은 대형조각품들이 많이 있지만 올림픽로의 대형조각품들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특별한 것이며 국내 조각가들의 작품들로만 구성 된 자랑할 만한 '이야깃거리'임에 확실하다.

하지만 최근, 송파구청 앞부터 잠실역사거리까지 약 500m에 걸쳐 30m간격으로 놓여 있던 높이 10m나 되며 5개가 넘는 거대 조각품들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바로 '제2롯데월드'와 '롯데월드타워 123층' 앞이다.

 '아시아 비지니스 허브'로 부상한 싱가폴. 말레지아 남쪽에 붙어 있는 조그만 땅에서 100년 전 '쿠리'라고 불리던 중국인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 진 싱가폴은 건국 50년이라는 짧은 역사와 별다른 문화재가 있을 수없는 싱가폴에 해마다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보고, 놀고, 먹을거리를 찾아 방문한다. 싱가폴 중심지역을 흐르는 '싱가폴 강' 주변에는 특별히 관광객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는 것들이 있다.

수레를 힘겹게 끌고 가고 있는 '쿠리' 조각상과 그 조각상을 쳐다 보면서 주판알을 퉁기는 또 다른 중국인 조각상, 그리고 강변 벽을 타고 물에 뛰어 드는 발가벗은 남자 아이의 조각상, 다리 난간에 매달려 강으로 뛰어 드는 개구쟁이 남자 아이들의 연속 동작 조각상들이 그것들이다. 이 조각상들이 만들어지고 그 자리에 놓여진 것 또한 불과 20여 년, 그 동안에 세월의 때가 묻어 역사적인 볼거리가 되었다.

관광객들은 이들 조각상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고난의 세월을 지나 온 싱가폴의 역사를, 싱가폴 국민들이 얼마나 힘겹게 나라를 만들어 왔는지! 그 '이야깃거리'를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대한민국은 5000년 역사와 선조들이 물려 준 세계에 자랑하는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는 자랑하고 있지만 순수 관광객 수로는 싱가폴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미흡하다.

우리는 26년 전, '88서울올림픽'을 가까스로 개최했었다. 민주화 요구 데모와 극에 달했던 노사분규, 교통체증, 매연, 인권문제 등등. 외신들은 하나 같이 ’88서울올림픽' 개최 불투명을 기사로 썼고 "왜? 이런 나라에서 올림픽을 개최해야 하는가?"를 토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우리는 성공적인 올림픽대회를 마쳤고 그 기념과 자부심을 올림픽로에 4.5km 이상 되는 거리에 대단한 올림픽 기념 볼거리를 설치하였으며 서울은 자랑스러운 올림픽 개최도시가 되었다.

그러나 2014년 현재 서울 어디에도 올림픽 스타디움으로 가는 길 안내는 없다. 외국 관광객이 와서 올림픽 메달을 딴 자국 선수의 흔적을 보고 싶어도 어디를 찾아 가야 하는지 도로 표지판 하나 없는 것이다. 역시 우리는 "왜 이런 나라에서 올림픽을 개최해야 하는가?"하던 그때를 증명해주고 있는 것인가?

급기야 이제는 '88서울올림픽 개최기념 대형조각작품‘들 중 일부가 없어졌다. 우리가 잊어 버린 우리의 자부심과 역사 저편으로 사라진 기억으로 예술적, 문화적 기념비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서울특별시는 자랑스러운 '88서울올림픽'이 서울에서 열렸다는 사실을 잊어 버렸고, 송파구는 잠실이 바로 그 역사적인 장소라는 것을 잊어버린 것인가? 그 틈에 누군가 우리의 역사적인 자랑거리이며 ‘이야깃거리’를 제2롯데월드 앞을 막는다고 치워 버린 것인가? 이에 대해 관할하고 있는 송파구는, 감독기관인 서울특별시, 문화체육관광부는 모르는 사안이라고 할 것인가?

주무 관청인 송파구는 하루 속히 '88서울올림픽 개최기념' 대형조각작품들을 원래 위치에 원상 복구 설치해야 한다. 무릇 모든 문화적 가치가 있는 물건과 작품들, 관광 자원으로 ‘이야깃거리’가 되는 대상은 원래 있던 장소에 자리해야 그 가치가 나타나는 것이다, 혹시나 다른 장소로 옮겨서 잘 보존하겠다고 하는 변명은 절대 없어야 할 것이다.

 '제2롯데월드'와 '롯데월드타워' 의 개장을 앞둔 2014년 9월말 현재, 송파구청부터 잠실역사거리까지의 올림픽로 중앙분리대는 깨끗이 정리되었다. 하지만 대형조각품들은 행방불명인 상태다.

 2018년은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해이지만 ’88서울올림픽’ 개최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핸드메이드코리아 페어 총감독, 전 LG전자디자인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