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연극인들 선배 연극인들 묘소에 선영참배하다
후배 연극인들 선배 연극인들 묘소에 선영참배하다
  • 김은균 객원기자(문화평론가)
  • 승인 2014.10.1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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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연극협회 주도로 이루어지는 의미 있는 헌화(獻花)의 시간

 시월의 맑은 가을 아침, 10월 7일 화요일 대학로 동숭동 샘터 파랑새 극장 앞에서는 연극계의 어르신들과 여러 회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화기애애하게 모인 이날 모임은 연극계의 중장년을 아우르는 화목한 분위기였다.

이날 모임의 목적은 한 해가 가기 전에 돌아가신 연극계 선배님들의 선영참배를 위해서였다. 정확히 9시에 대학로를 떠난 버스는 남양주의 천주교 영복동산에 이르러 변기종 선생과 박진 선생의 묘소에 참배했다.

▲이진순 선생 묘소 참배 후 참석자들의 기념 촬영.

이어 영락교회 공원묘지를 들러 이진순 선생과 오영진선생의 묘지에서 예를 올렸다. 남양주에서 경기도 광주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서 여기에 있는 이해랑 선생의 묘역을 들렀다. 이해랑 선생이 묘소는 높은 지대에 위치해있어서 연로하신 몇 분의 원로들은 식당근처에서 머무르기도 했지만 대부분 참배에 동참했다.

버스는 다시 파주에 있는 동화경모공원묘원을 들려서 강유정 선생을 참배하고 낙원공원묘원에 있는 유치진 선생의 묘역을 마지막으로 이날 참배 일정을 모두 끝냈다.

▲동랑 유치진 선생의 묘소에서 참석자들이 예를 올리고 있다.

윤봉구 한국연극협회 이사장과 정재호 연극협회 사무총장을 비롯해서 한국연극협회 소속 직원들이 진행을 주도하였고 길안내는 즐거운 사람들의 김병호 기획자가 인도했다. 박정기 작가, 배우 최대웅 회원, 전세권 연출 등 연극계의 선배들은 선영에 오르면서 고인에 대한 약력과 개인적인 추억담을 이야기하면서 생전의 모습을 기렸다. 후배연극인들은 선배들의 업적과 그들의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연극정신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자리에서 김용을 극장 글로브 대표는 “예전부터 존경하던 선생님들을 모시고 이렇게 하루를 보내게 되어 뜻 깊은 시간이었으며 돌아가신 분들의 삶의 자취들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의 연극작업에 용기를 얻어간다”고 밝혔다.

▲강유정 선생의 묘소 참배 후 참석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글로브 극장의 김현아 배우는 “처음에는 의무감 비슷하게 왔었는데 의미뿐만이 아니라 선배어른들을 모시고 다니면서 그분들로부터 지나간 회고담을 듣게 되어서 의미뿐만 아니라 재미도 있었던 하루를 보냈다고” 말했다.

연극계의 어르신들과 극단 글로브 시어터의 김용을 대표를 비롯하여 김영조, 이설희,김현아, 이보람 등의 소속단원들이 선영참배를 도왔으며 기획자들과 배우 그리고 연출가등 연극계 식구들이 모여서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하루에 일곱 군데의 묘소를 참배해야했기에 이른 아침부터 해가지는 저녁 7시까지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상당한 강행군이었지만 모두들 진지하고 밝은 표정이었으며 이동 중에 버스에서는 김용을 연출의 사회로 연극계 어른들에 얽힌 에피소드와 노래 한 소절씩을 부르면서 친목의 시간을 다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