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똔 체홉 극 <잉여인간 이바노프>
안똔 체홉 극 <잉여인간 이바노프>
  • 고무정 기자
  • 승인 2014.11.1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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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각색으로 다시 태어난 120여년 전 막장드라마

안똔체홉 숨겨진 4대 장막전’의 세 번째 무대 <잉여인간 이바노프>가 대학로 아트씨어터 문 에서 공연 중이다.

10년 주기로 체홉에 대한 헌정행사를 열겠다는 연출가 전훈의 기획에 따라 무대에 오른 <잉여인간 이바노프>는 1887년 안똔 체홉이 27세이던 해, 한 극장장의 의뢰로 단 10일 만에 완성됐다. 모스크바 아브라모프 극장에서 개막해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었으나 ‘자기 작품 같지 않다’ 수정을 거듭해 완성된 <잉여인간 이바노프>는 그간 국내에 소개되지 않아 ‘숨겨진’ 극이었다.

▲안똔 체홉의 <잉여인간 이바노프>

이는 지난 7월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초연된 바 있으나, ‘체홉을 가장 잘 이해한다’ 는 평을 받는 전훈 연출가가 극본에 대한 번역보다 공연에 초점을 두고 각색해 다시 막을 올렸다. 이번 공연은 한국적 정서에 적합한 편집을 거쳐 대중들이 보다 가볍게 연극에 다가갈 수 있도록 마련했다.

당대 러시아를 풍자하기 위해 이 작품을 썼다는 체홉은 복잡하던 당시 시대적 상황만큼이나 ‘막장’ 인 극 중 관계도를 통해 당대 사회 현실을 빗대어 나타냈다. 당대 러시아의 문제들을 대중들에게 빠르고 쉽게 전달하려 했다는 체홉의 말을 고려한다면 한국적 정서에 맞춘 각색·연출이 보다 본 의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 부분은 과감히 삭제하고 편집해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원작보다 40분 정도의 시간을 줄여 타이트하게 진행되는 <잉여인간 이바노프>는 선형적 구조로써 높은 몰입도를 제공한다. 또한 <잉여인간 이바노프>는 과거 러시아의 혼란스럽던 사회와 그 시대를 살아내는 인간의 내면을 심도 있게 보여주며 현대 한국에 대한 문제의식을 전달한다.

12월 10일까지 공연하는 이 극은 한강아트컴퍼니(02-3676-3676)에서 문의할 수 있으며 전 좌석은 3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