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미술거장 조르조 모란디 대표작 전시
20세기 미술거장 조르조 모란디 대표작 전시
  • 윤다함 기자
  • 승인 2014.11.2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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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이탈리아 수교 130주년과 서울시-볼로냐시의 MOU 체결을 기념해 국내 최초로 이탈리아 20세기 미술거장 조르조 모란디(1890~1964)의 삶과 예술을 소개하는 '조르조 모란디: 모란디와의 대화'전을 20일부터 내년 2월 25일까지 덕수궁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이탈리아 볼로냐에 위치한 모란디 미술관의 소장품 중 주로 작가의 전성기(1940년대~60년대)에 제작된 회화(유화, 수채화), 판화(에칭), 드로잉 40여점을 소개한다.
 
모란디는 어떤 특정 유파에 속하지 않았고, 근대 이후 한국미술계의 관심이 주로 미국과 서유럽, 특히 프랑스와 독일에 편중되어 온 탓에 한국 대중들에게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모란디는 베니스 비엔날레(1948)와 상파울로 비엔날레(1957)에서 수상할 만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고, 사후에는 지속적으로 세계 유수 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고 있으며 동시대 많은 예술가들에게 여전히 영감의 원천으로 꼽힐 만큼 널리 사랑받고 있다.

▲ 조르조 모란디의 정물화 ⓒ Giorgio Morandi/by SIAE-SACK, Seoul, 2014
 
모란디는‘병(甁)의 화가‘라 불릴 만큼 정물 중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병을 모티프로 한 정물화를 다수 제작했다. 모란디가 선택한 일상적인 소재들은 형태, 구조, 색에서 미묘하고 아름다운 변주를 보여주면서 새로운 질서로 재구성된다. 거대한 크기와 거친 액션의 추상미술이 국제적으로 맹위를 떨치던 20세기 중반에조차 모란디의 예술이 높이 평가받고, 현재까지도 많은 예술가들이 모란디를 존경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시는 크게 모란디 미술관 소장품으로 구성된 1섹션‘조르조 모란디’와 국내소장 모란디 작품 및 한국의 근현대미술로 구성된 2섹션 '모란디와의 대화’로 이루어진다.

1섹션은 모란디의 주요 모티프였던 정물, 조개껍질, 꽃, 풍경을 통해 그의 예술세계를 탐색하며 2섹션은 모란디 전시의 중심인 정물과 모란디와 같은 시대를 산 김환기, 박수근, 도상봉 등 한국근대미술 거장들의 정물화를 비교하고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모란디로부터 영감을 받은 동시대 작가들, 모란디와 유사한 태도로 사물에 접근한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기간 동안 마리오 체멜레가 감독한 다큐멘터리 <조르조 모란디의 먼지>가 상영되고, 모란디가 작업에 모델로 삼은 여러 종류의 병과 작품의 구도를 정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독특한 스케치가 전시되어 작가의 생애와 예술관, 작업과정을 입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은 현대사회의 이미지 과잉과 소음에서 잠시 벗어나 인내와 자제를 통한 사색을 체험하고, 관계의 본질을 통찰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