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살아있는 우리 문화재, 전통공예- 전시문화 활보하다!
[전시리뷰]살아있는 우리 문화재, 전통공예- 전시문화 활보하다!
  • 박희진 객원기자/한서대 전임강사
  • 승인 2014.11.23 1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희진 객원기자/한서대 전임강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 가운데 오랜만에 우리 전통공예를 보게 되어 흐뭇하다.

지난 9월 30일부터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특별전시 <조선청화靑?, 푸른빛에 물들다.>는 한국의 전통공예와 회화가 결합된 조선 청화백자가 주인공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보, 보물급 문화재 10점을 포함해 총 500여 점이 전시되었다.

청화백자는 중국에서 최초로 만들어져서 비단길과 바닷길 따라 유럽의 백자를 탄생시키는 배경이 되었다. 15세기 탄생한 청화백자의 그 긴 역사 속에 우리나라는 중국에 이어 그 제작 기술을 익혔고, 민족의 뛰어난 손재주로 독창적인 도자예술을 선보여 그 가치를 빛내기 시작했다.

19세기 다수의 공예품들이 그러했듯 왕실 주도의 관요 체제에서 그 맥을 이었는데, 이러한 조선 왕실문화의 하나가 사대부의 문화로 확산되어 현대까지 이어오는 것을 주제로 하였다. 전시는 조선 왕실문화를 고수한 청화백자의 역사적 흐름을 감상하도록 기획돼 총 5개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섹션을 통해서 조선백자의 이해를 돕고 왕실문화에서의 청화백자를 소개한다.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섹션에서는 한·중·일 청화백자의 교류 역사를 다루고, 다시 양반문화에서 서민문화까지 ‘만민의 그릇’으로 변화한 흐름을 보여준다. 마지막 현대 청화백자를 소개하여 그 위대한 역사와 가치를 전시 전반에 다루도록 구성됐다.

문화재 전시 감상은 관람을 통해서 문화유산 학습이 되는 동시에 역사를 이해하는 데에 최상인 자기표현 학습의 하나가 된다. 관람객이 전시를 통해 경험한 우리문화에 대한 특별한 추억은 단순히 학습적 효과만 기대하는 것이 아닌 사회적 인식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청화백자 전

그러나 기획을 하는 입장에서는 문화재의 보존상태와 환경적인 영향 등 전시를 구성하는 데에 있어 전시품 선정과 관리부터 예민한 조건들이 많다. 게다가 전통과 현대를 잇는 기획구성에서는 문화재를 활용할 수 있는 추가적인 콘텐츠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전시기획자는 대중을 위한 교육적 효과도 고민해야하는 과제가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이번 특별전시는 도자 문화재 가운데 청화백자를 소재로 한 것부터 전시구성과 동선의 흐름에서 참 잘 된 기획이라고 판단된다. 모처럼 특별전다운 전시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러나 문화재 전시에 있어 변화의 흐름을 주도해야 하는 곳이 국립중앙박물관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한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그것은 관람객이 전시 해설 없이도 이해할 수 있는 전시이길 바란다. 즉, 개인 관람 끝에 재차 전시해설을 들으려하고, 오디오가이드를 대여하고 싶도록 유도 할 수 있는 전시이길 바라는 것이다.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는 방식을 조금 대중의 눈높이에 맞출 필요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박물관의 소장품에 한정한 전시가 아닌, 즉 유형의 문화재로만 기획한 역사의 흔적을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니라면 살아있는 문화재를 활용해주길 바란다.

전시에 몇 가지 제안을 해본다. 조선백자는 연질과 경질로 나뉜다. 여기서 최상품의 조선 백자는 파르스름한 투명유도 입혀지는 법이다. 물론, 그 유태는 시대와 제작지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데, 이러한 태토와 유약, 안료의 성질, 불의 이용, 기형과 문양 등 도자가 가지고 있는 신비스런 제작기술 또한 흥미를 유도할 수 있다.

그러기엔 대중들이 연질과 경질이 무엇인지, 어떻게 다른지, 왜 우리나라 백자가 연질과 경질의 성질을 지닌 것인지, 새겨진 그림과 시의 구절 등 그 긴 역사 속에 사연들을 물어야 한다. 전시를 관람하면 관람객의 물음표는 전시에 집중하고 관찰하고, 탐구하도록 유도하고 마지막에는 분명 느낌표를 찍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에 대중들에게 좀 더 친절한 전시가 되기 위해 청화백자의 제작과정을 재현하거나 재현된 영상을 노출시키는 방법을 제안해본다. 또한 한국 도자역사의 흐름에서 동시대 청화백자의 맥을 잇는 전통공예의 흐름도 소개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전시는 관람객에게 상상의 날개를 달아줄 수 있어야 한다. 전통예술을 감상하는 방법에서 가장 큰 효과는 감동이 될 수 있다. 학예사의 해설보다는 전통 속의 첨단(尖端)을 직접 경험하고, 그 기술에 감탄하며 그 가치를 보존해야 함을 스스로 알아갈 수 있어야겠다.

문화재를 활용한 가장 이상적인 전시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우리의 문화재로, 우리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 펼쳐주길 바란다. 22세기를 바라보는 이 시점에서 날로 그 전시테크닉이 훌륭해지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거는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