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인터뷰]박장렬 서울연극협회장
[미니인터뷰]박장렬 서울연극협회장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4.12.05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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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인으로서 사회문제 제기가 문제인가?연극계 단합해 철회 관철시키겠다".

 이번 문제를 가장 크게 실감하고 있는 이는 서울연극제를 이끌었던 박장렬 서울연극협회장이라고 볼 수 있다. 갑작스런 대관 거부로 난항을 맞이한, 하지만 아고라 활동 및 1인 시위 등 퍼포먼스 행사를 통해 연극인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는 박장렬 협회장의 이야기를 지난 2일 들어봤다.

▲서울연극협회 박장렬 회장

현재 진행은 어떻게 되고 있나?

계속 청원서를 보내고 답변 요청을 하지만 한국예술문화위원회, 문체부 모두 답변이 없다. 답변이 없으니 일단은 우리의 주장대로 계속 진행할 수 밖에 없다. 오는 4일에 우리의 입장을 담은 퍼포먼스를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왜 심사에 탈락했다고 생각하나?

글쎄, 왜일까? 나도 참 궁금하다(웃음). 소문에는 심사에 누군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서 심사위원들을 회유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팩트가 아니기에 함부로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 대관을 신청하면서 우리와 비슷한 단체들도 같은 상황으로 신청을 하고 심사를 하는데 만약 그들의 말대로 ‘서류 미비’가 문제라면 우리와 비슷한 단체들도 떨어지는 게 옳다. 그런데 유독 우리 연극협회만 탈락시켰다. 서류 미비는 근거가 될 수 없다.

일설에는 서울연극협회가 ‘표적’이 됐다는 의혹도 나온다.

협회가 사회적인 목소리를 많이 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예술의 목적이 무엇인가? 예술가들이 사회에 참여해 어려운 이들의 목소리를 내주는 것이 목적이 아닌가? 그것이 정치적이라고 생각된다면 정치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예술의 목적을 생각해야한다.

창작극의 부족을 이야기하는데 창작극이 하루 아침에 나오는 것이 아니지 않나? 이전보다 공연할 곳도 많아지고 명작 번역극도 꾸준히 공연이 되고 있지만 그래도 창작극을 고수하고 내부적으로 창작극과 재연극을 다 수용하고 있는데 이게 누군가의 잣대에 의해 엉망이 되고 있는 생각이다.

그런 부분에서 소위 평론가들에게 지적해야할 부분이 있다. 평론가들이 정말 지식인인가라는 의문이 개인적으로 많이 든다. 사회 문제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서울연극제의 예산이 깎여도, 그리고 심지어 연극제에 위기에 찾아와도 아무런 발언도 지지도 하지 않는다. 어른으로서, 지식인으로서 연극에 대한 책무를 다하지 않는다. 그런 이들이 심사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잣대를 함부로 들이댄다. 의무를 먼저 다하고 권리를 행사하라고 말하고 싶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청원을 올렸던데 현재까지(1일 밤) 289명이 서명한 것까지 봤다. 하지만 연극인 숫자에 비해서 참여가 부족한 것 같다.

‘아고라’의 청원이 법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뜻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어 올리게 됐다. 일단 우리가 아고라 홍보를 못한 탓도 있지만 연극인들 사이에선 ‘그래도 어떻게든 해결되겠자’라는 낙관적인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다. 솔직히 나 자신도 얼마 전까지는 ‘그래도 해결될 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소통이 되지 않는다면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4일 개최할 퍼포먼스 등을 통해서 연극인들의 참여를 유도하고자 한다.

다행히 한국연극협회가 이사회를 통해 대안 마련과 협회의 입장을 밝히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목소리는 다르지만 연극의 문제라는 점에는 하나가 된 것 같다. 지금은 이렇게 계속 나가겠지만 상황이 더 안 좋아지면 또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