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앓는 북촌, 북촌주민, 이대로 좋은가?(1)
몸살 앓는 북촌, 북촌주민, 이대로 좋은가?(1)
  • 이은영ㆍ 이가온 기자
  • 승인 2014.12.07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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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제1종 주거단위계획 이후 삶이 더 피폐해졌다.'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들이 몇 손가락 안에 꼽는 방문지인 종로구 북촌. 그러나 정작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 주민들은 정작 주거지역임에도 자신들이 원하는 주거환경을 갖출 수 없는 규제에 피로도가 정점을 치닫고 있다.

서울시가 북촌에 제1종 지구단위계획을 적용한 이후 북촌주민들이 느끼는 규제 체감도는 한옥보존 시대보다 더 심하다는 것이 주민들의 한 목소리다. 따라서 주민들은 현재의 제1종 지구단위계획을 철폐하고 주민들이 원하는 주거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본 북촌. 한옥이 옹기종기 머리를 맞댄 모습이 평온해 보이지만 이 곳에 사는 주민들은 몰려오는 관광객들로 인해 몸살을 앓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제한하는 서울시의 제1종 지구단위계획으로 삶이 더욱 피폐해지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와같이 북촌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달 14일 종로구의회(의장 김복동)가 서울시에 건의할 내용을 수렴하기 위해 주민들과 함께 토론회를 열고 머리를 맞댔다.

박노섭 운영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김영종 종로구청장을 비롯 정세균 국회의원, 정인봉 새누리당 위원장, 남재경 시의원, 종로구의회 의원들이 참석해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이 자리에서 북촌을 지역구로 둔 윤종복 의원은 “제1종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된 이후에 북촌은 지난날 한옥보존시대보다 더 혹독하고 편향적으로 규제되어 버렸다”며 “역사적 전통적 마을 보전이라는 공공의 목적 아래 정작 주인은 소외되고 각종 강제규정에 묶여 재산권 침해는 물론 본래의 지구단위계획의 목적 중 중요한 항목인 주거환경 보호에 절대적으로 반하는, 오히려 목적보다 몇 배 더한 주거환경 폐해는 물론 주거지역의 의미적 가치, 실물적 가치도 모두 상실돼 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또 이런 상태라면은 "지구단위계획을 철폐해야한다"고 서울시의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와함께 이 지역 구의원인 안재홍 의원은 “서울의 주요 관광자원인 궁궐 옆 전통한옥마을 북촌 역시 우리의 소중한 관광자원”이라며 “이 북촌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가치 창조를 위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도시계획이 바로 북촌 제1종 지구단위계획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달 14일 종로구의회 주최로 열린 북촌문제 해결방안을 위한 주민 대토론회에 300 여명이 넘는 주민들이 참석해 북촌문제 해결을 위한 주민들의 기대와 열망을 반영했다.

두 의원은 이날 각 각의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 북촌이 처한 문제와 앞으로 미래를 위한 방안을 이 자리에서 수렴된 의견을 모아 서울시에 건의할 것으로 뜻을 모았다.

이날 토론회에는 북촌문제 해결을 위한 주민들의 기대와 열망을 반영하 듯 300 여 명의 주민들이 참석해 토론회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이자리에서 주민들은 서울시의 도시계획으로 북촌 주민으로 살아가는 불편함에 대한 강한 불만을 거침없이 털어놓았다. 몇 몇 주민들은 앞으로 시장공관이 북촌에 들어오게 되면 매일같이 찾아가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시위를 하자는 등 그간의 고충과 서울시 정책에 대한 반발이 봇물터지 듯 쏟아졌다.

건축규제 문제와 지가하락, 문화업종 규제, 주차장문제, 사생활 침해, 관광객 화장실 개방 및 휴지통 설치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을 ‘날 것’ 그대로 드러냈다.

이같이 주민들의 요구와 서울시의 정책이 상충되고 있는 가운데 북촌의 한옥이 지금의 제 모습을 지켜가면서 주민들도 주거권을 보장받을 해법은 없는 것일까?

본지는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한 윤종복 안재홍 의원의 발표문과 함께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와 개선 사항을 지상 중개한다.    <주민들의 목소리는 '몸살 앓는 북촌, 북촌주민, 이대로 좋은가?'(2)>편에 계속                                                                        http://www.s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701 

아래는 종로구의회 윤종복 의원(건설복지위원장)과 안재홍 의원의 이날 주제 발표문 전문.


 오늘 귀한 시간 내주신 존경하는 북촌의 어르신들, 그리고 북촌의 주인으로서 북촌의 진정한 가치를 사랑하시어 지난 세월 북촌을 위하여 애써오신 주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우리 북촌의 역사 속에서 전개되어온 과정들을 보면 도시의 보존과 개발에 있어서 지나치게 공익 목적만을 내세우게 되면 그 땅에 거주하는 주인인 주민의 권리를 때론 무참히 침해하게 되어 결국 주민에 의해 정책은 변할 수밖에 없게 되며, 지금 바로 또 한번의 정책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처해 있는 것이 바로 오늘의 북촌이라고 사료됩니다.

지구단위계획 중요한 목적 절대 반하는, 주거환경 폐해와 의미적 가치, 실물적 가치 모두 상실

도시의 개발과 보존은 공공의 목적과 주민의 편의와 이익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주민이 없는 북촌은 있을 수 없고 주민을 우선으로 한 공공 목적의 정책이어야만 후세에 물려줄 북촌이 존립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1종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된 이후에 북촌은 지난날 한옥보존시대보다 더 혹독하고 편향적으로 규제되어 버렸습니다.  역사적 전통적 마을 보전이라는 공공의 목적 아래 정작 주인은 소외되고 각종 강제규정에 묶여 재산권 침해는 물론 본래의 지구단위계획의  목적 중 중요한 항목인 주거환경 보호에 절대적으로 반하는, 오히려 목적보다 몇 배 더한 주거환경 폐해는 물론 주거지역의 의미적 가치, 실물적 가치도 모두 상실되어 가는가 하면 주거지역의 실물가치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2010년 1월 지구단위계획 수립 직후부터 지금까지 5년간 이루어져온 일이며, 이제 그 폐해가 급속히 이루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서울시는 주민들의 지구단위계획이라는 행정용어의 뜻조차 생소한 상태에서 그 자체가 갖고 있는 문제점, 향후 결과에 대한 예측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민을 위한 공공시설확충, 가로개선, 보행개선, 경관사업, 전신주 지중화 5개 부문 36개 사업을 장밋빛 청사진으로 발표하고 시급히 수립하였습니다.

'장밋빛 청사진'공공시설확충, 보행개선, 전신주 지중화사업 등 680억 36개 사업은 어디로 갔나?

이후 주민의 주거환경은 극도로 피폐되어 왔으며, 주거지역인지 관광지역인지 명확한 행정적 정책기조 없이 북촌 주민의 희생만 요구되는 상황에 이르렀고, 모든 가치를 잃어버렸습니다.  반면에 서울시가 당시 발표한 인센티브사업 계획 예산 680억의 5개 부문 36개 주민을 위한 사업은 대부분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고, 심지어는 수립 이전인 2009년도에 5억이 배정된 가회로 지중화 1차 사업은 이미 사업이 끝나있어야 하는데 1차 예산 5억만 없어져버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으며, 전봇대와 전신주는 그냥 저렇게 있습니다.

북촌사업을 지원하던 서울시 한옥과가 계도 아닌 반으로 줄어든 상황을 보면서 이제 서울시는 북촌을 꽁꽁 묶어놓고, 더 이상 신경 안 써도 되겠구나라고 판단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었습니다.  지난 20년 오늘의 북촌에 이르기까지 애쓰신 존경하는 어르신들과 주민들과 일선에 함께 있어온 저로서는 참으로 큰일났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옥보존 시절 모두 떠나던 북촌 주민들의 험난한 투쟁으로 한옥보존 해제를 거쳐 오늘의 북촌으로 발전해온 이후 다시 5년 전부터 더욱 심하게 규제로 묶이고 정책은 외면당하고 또다시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기 시작한 지금 우리 주민들께서는 당당하게 당연한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옥지원 서울시 한옥과 해체, 인원도 반토막,  "한옥과 북촌에 더 이상 신경 안써도 되겠다?"

현재 서울시는 북촌보다 네다섯 배의 인구와 면적을 이루고 있는 창신ㆍ숭인지역의 재생마을사업을 역점사업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주민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재생마을이라는 슬로건처럼 정책의 일관성 차원에서 북촌사업도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북촌 가꾸기를 위해 내년도 1월 10일 만5년의 시행 결과로 모든 지구단위계획을 해제하고, 주민들의 재산권 회복과 정주권 회복을 위해서 또 다른 선진형 북촌 가꾸기가 시작되기를 염원하면서 본인의 개인적 견해와 수많은 주민들의 민원을 모아 말씀드렸습니다.

아무쪼록 진정한 북촌의 주민으로서 책임과 사랑을 다하는 마음으로 기탄없으신 주민의 말씀을 모아 우리 종로구의회가 혼연일체로 정책 반영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윤종복 종로구의원(건설복지위원장)

북촌을 사랑하는 주민 여러분들과 북촌의 미래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유서 깊은 외국 도시들이 고유의 모습을 유지하며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듯 서울의 주요 관광자원인 궁궐 옆 전통한옥마을 북촌 역시 우리의 소중한 관광자원입니다. 이 북촌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가치 창조를 위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도시계획이 바로 북촌 제1종 지구단위계획이어야 합니다.

전주한옥마을 사례 연구해,지구단위계획 수립에 반영해

저는 삼청동과 가회동의 골목길을 누비는 의정활동을 하면서 북촌이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발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습니다. 북촌 지구단위계획 수립 이전부터 북촌과 가장 유사한 역사적 문화적 특성을 가진 전주한옥마을을 방문하여 사례를 연구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지구단위계획 수립에 반영시키기 위하여 수차례 간담회를 열었으며, 상당부분 정책에 반영시키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전주 한옥마을 역시 제대로 된 계획 수립추진과 재정적 지원 없이 개인 재산권 제한에 따른 끊임없는 민원 등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비로소 전통도시한옥과 전통한옥지구, 향교지구, 전통문화지구 등 구체적으로 지구단위의 구분을 세분화하여 본격적인 한옥 보전사업을 시행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또 전통도시한옥으로 대수선이나 신ㆍ개축, 증축을 할 경우 지원의 범위와 지원금을 대폭 늘리고, 소유자의 매수청구가 있는 전통한옥은 예산의 범위 내에서 시가 매입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전통문화지구 내의 한옥에 대해서는 조세와 분담금을 감면할 수 있는 근거를 조례로 만든 사례도 보았습니다.

전통문화지구 내 한옥에 대해서 조세와 분담금 감면할 근거 조례 만든 사례도 발견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된 이후에도 시행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보완, 발전시키기 위해 지난 8월에는 삼청동과 가회동의 많은 주민들을 모시고 “북촌의 현황과 미래를 위한 주민토론회”를 개최하여 주민들의 고충과 의견을 들은 후, 제안된 의견별로 해당부서와 협의를 거쳐 정책방안을 마련하고 조례와 예산도 준비작업 중에 있습니다.

주민들께서는 내년에 있을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시에 주민의견이 보다 더 강력하게 반영되어야 한다며, 가장 개선이 시급한 사항으로 공공주차장의 부족과 용도규제 완화, 한옥관리구역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 공중화장실 확충의 순으로 지적하시고, 이외에도 상업시설의 억제, 생활편의시설 확충, 가로환경정비도 함께 지적하셨습니다.

또 살기 좋은 북촌을 위한 조건으로는 주민편의시설 확충과 저렴하고 질 좋은 한옥의 공급체계 마련, 한옥 개보수 지원금 확대, 정기적인 주민행사 지원, 북촌 주민대표 기구 설치 등을 꼽았습니다.

저는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될 당시부터 북촌의 현재와 그리고 미래의 가치 창조를 위한 종합계획 수립의 필요성을 계속 주장해왔습니다. 북촌의 한옥도 중요하지만 북촌 마을 전체가 소중한 우리의 자산입니다. 북촌의 현재를 냉철하게 진단한 뒤 한옥과 한옥마을을 이루는 여러 요소들을 보존하면서 조화로운 발전을 도모하는 것, 즉 북촌 고유의 정체성을 살려가는 것이 미래의 가치 창조와 직결되는 큰 그림이 되는 것입니다.

북촌 고유의 정체성 살려가는 것이 미래 가치창조와 직결

그러나 미래 북촌의 청사진을 제시하기 전에 관광객의 유입으로 인한 쓰레기와 소음 문제, 주차난 등 삶의 질 저하와 주민의 재산권 희생의 문제가 여전히 걸림돌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선결과제 해결과 함께 주민의 다양한 의견청취 과정을 더 거치고 제시된 주민 의견은 반드시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재검토될 북촌 지구단위계획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주민과 공공부문이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그리고 북촌의 미래 가치가 최고로 높아질 수 있는 최대공약수를 찾아내는 데 지혜를 함께 모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주민과의 대화 자리가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기회가 되어 북촌 발전에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종로구의회 안재홍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