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시향 실력은 ‘허수’, 용병에 가려 국내단원 퇴보 상황 초래(1)
[단독]서울시향 실력은 ‘허수’, 용병에 가려 국내단원 퇴보 상황 초래(1)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4.12.2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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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감독 1인 독주 문제

 

 

▲ 정명훈 예술감독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의 폭언 논란으로 또 다시 여론의 도마에 오른 정명훈 예술감독에 대한 논란은 쉽사리 잠재워질 것 같지 않다.

박현정 대표의 '폭언, 성희롱'문제가 서울시 조사 결과  사실로 밝혀지면서 해임으로까 이어질 양상이고, 정명훈 감독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좀 더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재계약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이변이 없어 보인다.

정 감독의 재계약은 이미 박시장이 나서서 ‘대안없음’으로 재계약쪽으로 기정사실화 시키고 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정감독 체재로 간다면 서울시향의 앞날은 점점 안개속으로 빠져들 것 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번 논란의  가장 큰 문제의 불씨는 구조적으로 정명훈 감독에게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내용이다.

특히 지난 11월에 있었던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의원들은 하나같이 정감독의 문제에 대해 들고 나왔다. 특히 문형주 의원 등이 정감독에 대해 제기한 문제들을 보면서 정감독의 전횡은 이미 '도를 넘어 섰다'라는 여론이다.

고액연봉을 비롯해 과다한 예우 요구, 단원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시향 내에서 전권을 행사, 국내 겸직 불가 조항 금지 위반 등의 법적인 문제와 더불어 자신이 관계하고 있는 단체에 후원금 몰아주기 등은 도덕적으로도 문제될 소지가 충분히 많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그가 세계적인 지휘자이며 서울시향의 수준을 끌어 올렸다는 것에 대부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본지<서울문화투데이>는 시향 사태, 특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정명훈 감독과 서울시향 성과 문제 등을 음악전문가들과 서울시의회에서 제기한 법적 도덕적 문제에 대해 짚어 보기로 한다.   

서울시향 연주는 용병으로 인한 ‘허수’불과, 매년 단원 감축, 폭거!

서울문화투데이가 인터뷰한 몇 몇 음악계전문가들은 기존의 언론에서 말하지 않았던 정감독과 서울시향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신랄하게 털어놨다.

그 중 한 가지가 정명훈에 가려있는 서울시향의 진정한 실력, 수준이 어느 정도이냐는 것에 대해 다소 충격적인 지적이 나왔다.

한 전문가는 '현재 서울시향의 수준이 많이 올라간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단호히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 소위 말하는 ‘용병’, 해외 초빙연주자 문제를 거론했다.

“서울시향 경우는 용병을 쓰는데 거기에 많은 문제가 생긴다. 객석에서 봤을 때는 음악이 멋지고 좋게 들리고 연주자 중에 외국에서 잘하는 연주자가 끼어 있으니 좋아 보이지만 그것이 허수인데 실상 연주가 좋아졌다 생각하면 안된다는 거다"라고 해외연주자로 인한 일시적인 '착시'현상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향이 10년 내에  좋아졌다는 것은 허수라는 거다. 스스로 자립해서 문화가 갑자기 속도전으로 확올라가는 것이 아니니까 국민민도와 비례해 서서히 좋아져야 진짜 실력이 되는 거다” 며 “혹자는 시향이 좋아지는 것을 시기하느냐, 폄훼하느냐고 말하는데, 이것은 진짜 전문적인 오케스트라의 돌아가는 생리를 몰라서 하는 말이다. 게다가 정명훈 감독이 자기의 지인들 데려다 소리는 멋있게 내니까 클래식 팬들이 그걸 환호하는데 일시적으로 나가니 저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오케스트라의 생리가 가령 솔로를 어떤 특정인이 하게 되면 그 외 사람은 그 사람(솔로) 눈치를 보게 되며 기존 연주자들은 솔리스트에 눌려서 솔로의 독주부분에 대해서 점점 솔로 기능을 잃게된다는 것이다. 서울시향을 계속 발전시킬려면 우리나라 사람들을 계속 솔로를 시키고 젊은사람의 역량을 키워줘서 자립시켜야하는 데 돈으로 외부 ‘땜빵’하면 자립은 영영 힘들어 진다는 설명이다.

 

▲ 서울시향 연주 모습

그는 이어 얼마전 불거진 박현정 대표의 막말 파문과 관련해서도 총체적으로 서울시향이 교향악단으로서 문제와 운영철학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대표로서 회계부분을 자신이 책임을 져야하니까 막말이 나온 것인데 자제를 못한 것이 문제다. 그리고 고인이 됐지만 고 김주호 전 대표 때도 회계문제가 불거져서 연임을 고사했다. 그 이후 계속 대표자리가 공석이었다.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음악이 실력이 ‘있니, 없니’ 하는 문제가 아니지 않나?”라며 반문했다.

그리고 논란이 가장 많이 됐던 정 감독의 연봉문제는 형평성 문제에서 논제가 틀어졌기에 먼저 단원들과의 형평성 문제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서울시향은 단원에 대한 기준이 없고 무엇보다 매년 5%를 강제퇴직 시키는 부분은 한마디로 폭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오케스트라 단원 보수수준이 연봉 3~4천 된다하는데, 유럽과 미국의 메이저 단원들의 연봉은 1억을 왔다갔다 라고 한다. 그들은 음악에 전념할 수 있을 정도의 생활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우리는 (연봉이)좀 부족할 수 있다. 연주가라는 특수성이 있어 24시간이 풀로 대기상태다. 병이나 사고가 나도 안된다. 그래서 ‘일반 사무직과 비교하면 안된다'는 것에 대한 계몽이 필요하다. 더구나 그런 상황에서 매년 5% 강제퇴직이 있다. 이는 폭거다. 이런 불안한 상태에서 안정적 상황(연주)가 나오겠나“라며 그는 거듭 제일 문제가 형평성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 감독의 국제적인 평가에 대해 물었다.

 

▲ 정명훈 예술감독

"정명훈을 세계지휘자 세손가락 안에 꼽은 사람은 이태리 평론가인데, 유럽에서는 이태리 평론가는 알아주지 않는다. 실제적으로 오케스트라의 본고장은 독일권이다. 이태리 평론가 예를 들려면 본고장인 독일권에서 나온 평도 같이 들어야 하는데. 진짜 오케스트라 평론은 독일권에서 나온다. 독일 평론가가 정명훈에 대해 언급한 것은 없다"며  "프랑스 쪽은 평이 좋은 편이지만 국제관례를 보면 자기네가 초청하고 활동한 사람 혹평 잘 안한다. 프랑스와 이태리가 정명훈 주무대였는데 독일권에서 방송교향악단 음악가가 전한 내용은 독일권에서 2년을 계약만료 후 재계약을 안하는 것은 해촉한 걸로 인정이 된다. 정 감독의 상임지휘가 경력이 독일권에서 2년 밖에 없는 것은 오케스트라 본산인 독일에서 위촉한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한 전문가는 이번 기회에 서울시향의 지휘자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지금 세계지휘계는 민주적인 형태로 가고 있다. 베를린 필도 주빈메타와 현 지휘자와 경합을 거쳐서 단원들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우리처럼 카리스마로 누르는 이런 일들이 없다”며 "5% 단원 감축하는 것은 매우, 굉장히 강압적인 조치다. 그러니 단원들이 찍소리 못하는 것이다. 해외에도 없다. 물론 자신(정명훈)은 어느정도, 얼마정도 하면된다 하는데 한 사람에 의존해서 그렇게 해야하느냐?" 라고 되물었다.

그는 이같은 상황에 직면한 이유가 우리나라의 특성이 만들어진 사람에게만 ‘과잉투자’하는데 있다고 원인을 찾았다. 과잉투자하다 보니 그가 그늘이 돼서 다른 사람이 안보인다. 새로운 성장동력 키우고 개발투자를 해야하는데 이에 대한 투자가 너무 없다. 그래서 빠른기회에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그는 “우리가 공공지원, 독점적 카리스마에 너무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독재를 통해 우리가 경험했듯이 통합을 시키면 일사분란함은 있겠지만 후유증으로 민주화, 다양성이라는 가치가 많은 손상을 입게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향을 정명훈 감독이 9년을 맡고 있는데 이는 엄청난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라며, 그러다 이 문제가 벌어졌으니 우리가 이 시점에서 선진국도 살피고 해야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는 예술에 정치가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는 것에 대해 경계했다.

이는 박원순 시장이 정 감독 계약 문제에 대해 먼저 나서 서둘러 정리한 것이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정치가 테두리를 만들어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문화의 성숙을 없애는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이번 시향 사태와 관련해 새로운 시각을 전문가들이 생각하고 있는데 시에서 문화계 전문가를 모아 의견을 모아가는 장치도 없이 시장이 불쑥 나와서 대안이 있냐, 없냐 치고 나온 것은 타국에 유례가 없다. 그만큼 예술이 정치에 예속돼 있다. 예술은 더 더욱 자유와 창의적이어야 한다. 정치와 만나는 순간 비틀어질 수 밖에 없다” 며 박 시장의 문화예술계에 대한 태도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또 현재 우리의 클래식 수준이 얼마만큼 성장했냐 하는 것은 얼마전 성남시향이 그 단적인 예라고 들었다.

"성남 시향의 비올라 주자 1명을 뽑는데 130명이 오고, 세계적 콩쿠르 우승자가 KBS들어갈려고 대기하고 있다. 그 외 국내활동 안되니 세계콩쿨만 전문으로 준비해 상금을 따는 전문직종이 생길만큼 우리가 엄청나게 성장했다. 외국에도 많은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이영철 같은 경우 1년에 30~40개 한다. 그런데도 우리눈 앞에 딱 보이는 사람만 선택하고 있다" 며 "그래서 한국이 너무 우물 안 개구리처럼 하니 봉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몇 몇 스타들이 한국에 와서 독점적으로 일년에 1~2억씩 싹 걷어간다. 그런 것에 대해 우리가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다."

 

“유럽의 필하모니는 애초 궁중에서 연주하다가 시민문화로  넘어왔는데 최고로 만들어 오고 있다. 우리는 공공이 아니면 안된다고 한다. 재단 만들어서  ‘뉴욕필’, ‘빈필’처럼 성장하게 해야한다” 며 “정명훈의 공공지원의 독점적 카리스마에 너무 함몰돼서는 안된다 ”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에 앞서 박원순시장 취임 이후 정 감독에 대한 재계약 문제가 불거졌을 때 당시 박 시장도 상당한 고민을 했지만 다른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정감독의 연임으로 결말지었다.

그러나 정 감독이 매년 20억원 가까이 받으면서 서울시향을 맡은지 10년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서울시향이 투자한 만큼의 위상이 올라갔는지 음악적 성취가 어느 정도 됐는지는 사실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많다.

여론은 “정 감독이 9년간 재임하면서 서울시 예산으로 거의 ‘황제’ 수준의 대접을 받으며 시향 내에서 전권을 행사하면서 정작 본인은 계약위반 등의 부도덕한 행위를 한 의혹이 제기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현정 대표의 막말파문이 일기전인 지난 11월 13일 열린 서울시 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의 행정사무감사 회의록과 같은 달 27일 열린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이뤄진 문형주 의원과 이혜경 의원의 5분 발언 등에 따르면 정감독의 전횡에 대한  의혹 내용이 상세하게 나온다.

특히 행정사무감사 회의록에 따르면 정명훈 감독이 지난 9년간 서울시향의 예술감독으로서 요구한 내용과 행위가 무리를 넘어 위법 탈법적 행위까지 포함돼 서울시가 이에 대해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서울시향 실력은 ‘허수’, 용병에 가려 국내단원 퇴보 상황 초래 (2)>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