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미술계 Hot이슈] 백남준 아트센터 전시 중단, 정형민 관장 해임 등
[2014미술계 Hot이슈] 백남준 아트센터 전시 중단, 정형민 관장 해임 등
  • 박세나 기자
  • 승인 2014.12.3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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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문화공간 불황속 화랑 감소 신규개관 119개 그쳐

▲ 장욱진미술관

미술계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문을 연 공간수가 적지않다. 신규 개관한 전시공간은 장흥의 장욱진미술관을 비롯 119관이 선보였다. 그러나 예년에 비해서 그 숫자는 줄었고, 재정난으로 폐관이나 휴관한 곳도 10 곳에 달한다.

이같은 내용은 최근 김달진미술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른 것으로 지난 2009년 99곳, 2010년 144곳, 2011년 176곳, 2012년 182곳이 증가했으며 2010년을 기준으로 새로운 전시공간은 3년간 증가하다 2013년 166곳, 올해는 119곳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전체 48.7%에 해당하는 58곳이 서울 지역에 집중해 있다. 구 단위별로는 종로구가 약 38%에 해당하는 22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구(8), 강남구(7), 용산구(6), 마포구(4), 서초구(4), 서대문구(3) 순으로 집계됐으며 최근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용산구 한남동과 이태원 일대에 개관하는 곳이 늘었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별 분포로는 경기도(13), 부산(10), 제주도(6), 강원도(5), 대구(4) 순으로 집계됐다.

월별로는 3월, 4월, 10월에 18곳으로 가장 많은 전시공간이 개관했고 3ㆍ4ㆍ10월(18), 6월(17), 7ㆍ9월(9) 순으로 조사됐다.

새로운 공간을 유형별로 보면, 화랑이 전체의 55%에 해당하는 66곳, 박물관이 17곳, 복합문화공간 11곳, 전시관 8곳, 미술관 7곳, 창작센터 3곳 등으로 조사됐다.

이는 김달진연구소가 발행하는 서울아트가이드의 기초자료, 기타 월간지, 일간지, 초청장, 웹 검색 등을 토대로 올 한 해 동안 박물관, 미술관, 화랑 등 전시공간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다. 신규 전시공간 119개 목록은 김달진미술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서울아트가이드 내년 1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콘텐츠를 가진 문화공간

외국 관광객 유입이 늘어나고, 관광이 국가의 주요 산업으로 부상하며 유물 및 문화 콘텐츠 전시를 통해 관광 홍보 성격을 가진 화랑, 전시관, 박물관들이 많아졌다.

지난 4월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이 영국 BBC가 발표한 '2014 위대한 8대 뉴 미술관'에 선정됐고, 7월 종로구 율곡로의 한양도성박물관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며, 10월 용산구 서빙고로에 우리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한글에 대한 모든 것을 접할 수 있는 국립한글박물관, 용산구 소월로에는 우리나라의 나전칠기를 수집·연구·전시하는 한국나전칠기박물관이 개관했다.

▲ 한글박물관

과거가 투영된 시설들, 문화예술로 재해석된 공간으로 탄생

최근 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래된 건물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해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2월에는 강원도 태백시 철암역 일대 11개 건물에 생활사박물관, 아트하우스 등을 조성해 철암탄광역사촌으로 리모델링했고, 3월은 평택시와 경기문화재단이 평택 K-6 미군기지 주변 마을 재생프로젝트 일환으로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의 옛 안정보건지소를 리모델링해 지역 특성에 맞는 상징성과 미래상을 담은 문화예술 거점공간 팽성예술창작공간(Art Camp)을 만들었다.

월에는 종로구 율곡로의 옛 공간 사옥을 리뉴얼한 아라리오뮤지엄인스페이스를, 10월은 중구 세종대로 덕수궁의 석조전이 5년간의 복원을 마친 후 전시실을 갖춘 대한제국역사관으로 재탄생됐다. 더불어 제주도 제주시 산지로에 아리리오뮤지엄 동문모텔, 탑동로에 아라리오뮤지엄 탑동바이크샵,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가 개관했다.

이렇게 재탄생한 공간들은 공동화되는 공간을 되살려 사람들이 찾게 만들며 예술의 중요성과 문화공간에 대한 의미를 지속적으로 일깨워 주는 데 목적이 있다.

휴관, 이전, 폐관

지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미술계는 침체를 겪고 있다.

1월에는 중아트그룹이 운영하는 갤러리 중 부천지점과 용인지점이 잠정적 휴관을, 8월에는 람아트바자가 휴관을 했다.

이전한 화랑으로는 1월에 경주 노서동 라우갤러리가 황성동으로, 인사동 갤러리바이올렛이 관훈동으로, 2월에 청담동 아라리오갤러리서울이 소격동으로, 3월에 공평갤러리가 공평동에서 인사동으로, 5월 대전의 아주미술관이 아시아미술관으로 명칭을 변경하며 제주시로, 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점은 2013년 2월 폐관한 베이징점을 상하이로 이전 재개관, 6월에는 신사동 옆집갤러리가 옥수동으로 이전했다.

또한, 재정난으로 폐관하는 공간이 늘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2월에는 한국의 복식 문화를 뉴욕에 알리기 위해 만들었던 뉴욕 맨해튼 한인타운의 이영희한국문화박물관, 6월 리씨갤러리, 7월 대안문화공간아지트, 8월 아트클럽1563, 10월 순천갤러리와 홈바위컬렉션, 11월 갤러리앤이 폐관했다.

미술관에 이어진 사건과 논란

올해는 지방 미술관이 활성화됐다. 대구미술관은 작년 쿠사마 야요이 전시에 이어 장 샤오강 전시로 지방 미술계에서 큰 호응이 있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개관 등은 초기 개관 우려와 달리 좋은 성과를 내며 자리를 잡았다.

반면, 점차 지자체에서 무분별한 박물관 건립으로 타당성 사전 평가 및 등록 의무제 시행 등 사후 관리가 강화되고 있다.

특히 2010년에 시작된 대구시의 이우환과 친구들 미술관 사업은 지자체의 장기 운영 비전과 작품 확보에 대한 밑그림 없이 시작돼 올해 사업 포기를 발표하면서 후유증을 남기고 있다.

또 경기도의 지원 예산이 크게 줄면서 백남준아트센터 2층 전시장 전시가 중단되는 공공미술관 초유의 사태가 발생됐다.

게다가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 큐레이터 부당 채용으로 직위 해제, 대구미술관 큐레이터 인사에 대한 논란, 제주도립미술관 김연숙 관장 선임 절차 논란이 이어진 가운데 사립 박물관장 개인창고에 도난문화재 수십 점 적발도 있었다.

수원시 시민ㆍ예술단체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건립에 있어 아이파크 명칭 삭제와 미술관 내 설립주 개인 갤러리 설치를 백지화하는 반대운동을 벌였다.

한편, 해외 유수 아트 페어에서 한국 단색화 작가들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며 가격도 크게 올랐다. 이로 인해 국내 미술계에 온기가 확인됐지만, 일부 대형 화랑과 경매사 중심이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향후 이에 대한 미술계의 자성과 구체적이고 전반적인 정부 지원책이 이루어진다면 2015년은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