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2 밀어낸 ‘한국영화’, 2차전 ‘해리포터’
트랜스포머2 밀어낸 ‘한국영화’, 2차전 ‘해리포터’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7.2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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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국가대표 정상 노려, 견줄만한 외화 없어 승산 있어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속속 개봉하면서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의 기세가 꺾이고 있다.

영화 ‘차우’(감독 신정원)가 15일, 개봉 첫날부터 6만9921명의 관객을 모아 같은 날 ‘트랜스포머2’가 동원한 3만961명보다 3만여 명을 더 불러들였다.

이로써 개봉 후 3주 연속으로 평일 박스오피스에서도 1위를 지켜오며 누적관객 700만을 향해 달리던  ‘트랜스포머2’가 처음으로 하락, 이후 계속 ‘차우’의 기세에 눌려 3위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영화 ‘차우’가 ‘트랜스포머2’를 정상에서 끌어내리는 데 한 몫 하긴 했지만 아쉽게도 ‘해리포터와 혼혈왕자’가 25만4259명(영진위 박스오피스 집계 기준)을 동원해 정상을 차지했다.

식인 멧돼지와 5인 추격대의 숨 막히는 사투를 담은 액션 어드벤처 영화 ‘차우’(감독 신정원)는 전작 ‘시실리 2㎞’에서 보여준 유머와 섬뜩한 공포로 한국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던 신정원 감독의 예상치 못한 번뜩이는 유머와 독특한 웃음코드가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관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앞서 개봉작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규모감을 자랑하는 한국형 재난 영화 ‘해운대’(감독 윤제균)와 100억 원대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 ‘국가대표’(감독 김용화)가 각각 23, 30일 개봉하면서 분위기 역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이 두 영화에 대한 기대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영화 예매율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기대작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17일까지 영화예매사이트 맥스무비에서 2차례의 조사 결과, ‘해운대’는 평균 69.85%의 점유율로 7월 넷째 주 개봉작 중 가장 보고 싶은 영화 1위, ‘국가대표’는 47.95%의 점유율로 7월 마지막 주 개봉작 중 가장 보고 싶은 영화 1위를 차지했다.

더불어 이 시기에 이에 견줄만한 블록 버스터급 외화가 없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국가대표’가 개봉하는 30일, 애니메이션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화제가 된 바 있으며, 이순재가 주인공 칼 프레드릭슨 목소리를 연기해 국내 관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디즈니 픽사의 10번째 애니메이션 ‘업’ 이외에는 여름 단골 소재인 공포영화 ‘메디엄’ 정도.

특히 ‘해운대’는 17일 VIP시사회에서 이후 많은 스타 배우들의 관심과 지지로 영화팬들에 대한 기대가 한껏 높아졌으며, ‘국가대표’는 22일 언론시사를 앞두고 있어 앞으로 두 영화가 지금의 분위기를 얼마나 역전시킬지 기대된다.

하지만 개봉 전부터 ‘에로스’라는 주제와 연기파 배우들의 등장, 상반신 누드가 담긴 파격적인 포스터, 아찔한 베드신의 예고편 등으로 엄청난 관심과 기대를 불러 모았던 영화 ‘오감도’는 초반 이후 지지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개봉 첫 주 4일간 전국 관객 30만 2,087명을 동원하며 같은 날 개봉한 영화 중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지만 현재 누적관객 27만 명에 못 미치며 고전하고 있다.

이 가운데 5월 28일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마더’와 김윤석 주연의 ‘거북이 달린다’(감독 이연우, 6월 11일 개봉)는 관객들의 호평 속에 스크린에 안착해 꾸준한 예매율과 관객 동원으로 여름 극장가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있다.

‘마더’는 누적관객 299만 여명으로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으며, 9월 10일부터 열리는 ‘제34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의 특별 상영부문에도 초청됐다. 

또한 ‘거북이 달린다’도 은근한 뒷심을 발휘해 현재 280만 관객을 동원, 300만을 앞두고 있으며, ‘킹콩을 들다’(감독 박건용, 7월 1일 개봉)는 실화에 바탕을 둔 스토리와 이범수, 조안과 신예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로 많은 관객들에게 뭉클한 감동과 웃음을 선사해 ‘트랜스포머2’를 뒤쫓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12월 개봉한 박진희, 조한선 주연의 로맨틱코미디 영화 ‘달콤한 거짓말’이 지난 12일 폐막한 ‘제23회 후쿠오카 아시아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는 좋은 소식도 들린다.

서울문화 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