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돌아보는 2014년…“한국으로, 무대에 서라” 2014년 성공키워드
[전시리뷰]돌아보는 2014년…“한국으로, 무대에 서라” 2014년 성공키워드
  • 박희진 객원기자/한서대 전임강사
  • 승인 2015.01.08 13: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희진 객원기자/한서대 전임강사
매년 요맘때면 필자는 뒤를 돌아보는 시간을 길게 갖는다. 지난 시간 돌이켜보는 그 마음가짐, 혹평만을 늘어놓지 않기로 다짐하며- 경기침체 탓만 하지 않기로 각오하며- 2014년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미술계를 돌아보았다.

2014년 한 해 필자의 기억 속에 가장 짙은 추억을 남긴 것은 바로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의 수상’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1995년 100주년을 맞은 베니스베인날레의  국가관 확대에서 우리나라가 독립된 국가관을 처음 건립하고, 19년 만에 건축전으로 열린 비엔날레 한국관에서 ‘한반도 오감도’가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면서 국제 미술계에 한국을 주류로 올린 커다란 성과이다. 작은 땅 덩어리에서의 움직임은 ‘공간’을 중심으로- ‘공간’을 ‘사람’으로 채우며- 그 중심에 ‘사람’을 세웠다.

미술계는 건축 비엔날레의 성공을 다시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소통의 부재’라는 냉혹했던 지난해 필자의 혹평은 미술계 스스로 치료해야할 고질병을 여직 인정하지 않은 탓일 수 있음을 돌아보자. 황금사자상의 건축전은 ‘분단된 국가’가 주요 테마가 되어 아카이빙의 차별화가 ‘한국’이라는 국가상황에서 더 빛을 볼 수 있었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그 건축 상이 더욱 값진 것은 ‘한국적’인 것의 우리의 정체성을 담아냈기에 지금 정치상황에서 그들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는 타이밍도 적절했다고 판단된다. 미술계는 한국의 뿌리와 문화, 정치의 전략으로 재도전을 기대해본다.

▲ 2014.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계 최고상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조민석 커미셔너

2014년 이슈의 두 번째는 간송미술관의 화려한 외출이었다. 자하 하디드(Zaha Hadid)라는 외국 유명 건축가의 억대 설계작품인 거대 우주선 같이 생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이야 말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개관과 함께 선보인 간송미술관의 현대와 전통을 잇는 공간의 연출은 공간과 전통의 매력이 극대화된 한국의 과거와 현재 문화의 가장 이상적인 전시로 가슴에 깊이 새겨졌다.

세 번째 이슈는, 역시 비엔날레가 아닐까. ‘내실부족’의 안타까움을 표한 바 있는 국내 격년제 비엔날레가 올해는 국제적인 파행으로 세계 미술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주년을 맞이한 광주비엔날레의 특별전 <달콤한 이슬-1980 그 후> 전시에 <세월오월>이란 작품이 전시장에 걸리면서 작가 홍성담은 스타작가 덤에 오르기도 했다. 그 배경이 한국 문화사업의 아주 현실적이고 극단적인 사건들과 뒤엉켜 이슈가 됐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럽다.

‘예술’을 ‘예술’로 바라보는 데에 눈치가 아닌 곧은 시선과 순수한 예술의 가치적 마음가짐으로 미술계의 묶인 발목을 하루 빨리 풀어주길 간절히 빌어본다. 20주년 생일을 맞이한 광주비엔날레는 이번 기회에 국제무대에 자리매김하기 위한 과거를 청산하는 기회를 얻은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한국이라는 작은 땅 덩어리에서의 예술이 아닌 국제무대에서 창조예술을 위해 국가적으로 물꼬를 터줘야 할 때가 아닌가.

돌아본 한국의 미술계의 흐름은 이러했다. 지금 한국문화는 융합을 기반으로 통합되고 신선한 예술을 창조하길 바라고, 그 창조의 예술은 ‘사람’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술계는 독단적으로 홀로 예술의 길을 찾기보다 이러한 문화흐름을 타야한다.

다사다난한 2014년 한 해를 보내며 이제는 필자 또한 미술계를 바라보는 시선을 좀 더 넓은 사고의 안목으로 넓게 바라보고자 한다. ‘융합과 창조’의 사람 중심 2015년 미술계의 한국인이 만들어내는 넉넉하고 풍성한 전시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