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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의 일본속으로]현해탄을 이어온 한일 교육계의 아버지 권오정 교수
韓日 대학에서 43년간 3만 명 제자 양성에 헌신한 교육학계의 대부
2015년 01월 14일 (수) 13:09:03 이수경 도쿄가쿠게이대학 교수 sctoday@naver.co.kr

   
▲ 이수경 도쿄가쿠게이대학 교수/도쿄가쿠게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장
권오정(權五定)교수는 1972년에 교원양성교육과 교육제도의 전문으로 교편을 잡기 시작해 이화여대, 서울교대, 경희대를 거쳐 한국교원대학교 설립과 동시에 취임, 한국 사회과교육에 새로운 지평을 제시했다.

또한 격랑의 시대 앞에 우리 사회가 글로벌 사회의 시민으로 나아갈 길을 교원양성을 통해 모색하며 제6차 사회과 교과과정 책임자로 일하기도 했다.

공사다망한 상황 속에 일본의 대학측에서 제안을 받고 일본에서 가르치는 의미의 중요성을 느껴 1996년에 신설한 교토 류코쿠(龍谷)대학의 국제문화학부 교수를 맡으며, 일본 최대 호수인 비와호(琵琶湖) 호반에서 시들지 않는 교육의 열정으로 살아왔다. 그가 43년간 한일 양국에서 가르쳐 온 학생들만도 3만 명이 넘으니 가히 [교육의 아버지]로 불릴만하다.

권 교수는 초, 중, 고, 대학생 때 총학생회장을 도맡아 왔으며 특히 고교 때 아버지를 여의고 경제적 여건 때문에 특별장학생으로 들어간 경희대 법대 시절 총학생회장에 선출(경희주보, 1965년 11월 3일 자 265호 1면 당선) 되면서, 척박했던 우리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정의 구현을 이뤄야 한다는 취지의 [밝은사회건설운동]을 선언하기도 했다.

1966년 6월 1일에 경희대 노천극장에서 [밝은사회건설운동] 5개 항목의 행동 강령이 선포되었고 (경희주보, 1966년 6월 1일, 6월 8일자 참조), 그의 취지와 총학생회를 통한 실천적 행동을 반갑게 받아들인 경희학원 설립자 조영식 박사와 더불어 그 뜻이 널리 계승돼, 현재는 평화 교육의 일환으로 [밝은사회운동]은 범세계적 운동이 됐다.

그러한 권 교수의 선구적 교육 신념은 ‘배타적 국민’보다 다가올 글로벌 사회의 시민을 육성시켜야 국가 발전의 동력이 된다는 중요함을 역설하였고 말보다도 행동이 우선되는 사람, 다양한 체험을 통하여 터프하고 큰 사람이 되길 원했기에 때로는 장학기금 알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보이지 않는 따스한 손으로도 활동해 왔다.

   
▲ 경희주보, 1965년 11월 3일 자 265호

그렇게 글로벌 시대를 짊어질 젊은이들에게 보다 넓은 시야로 세상을 살아가길 바라는 교육적 이념으로 한일 교단에서 교육의 일생을 살아온 권오정 교수가 이달 15일, [대화와 만남의 아카데미아]의 장을 여는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는 정년 퇴임 기념의 최종 강의를 갖는다.

해박한 지식과 선견지명에 밝은 권 교수께 필자가 소장을 맡고 있는 도쿄가쿠게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의 고문을 부탁드린 입장이기도 하기에 최종 강의 준비로 바쁜 권 교수의 심경을 인터뷰하였다.

   
▲ 경희주보, 1966년 6월 1일

아래는 인터뷰 내용

이) 권 교수님의 향후 희망 사항은 어떻게 되시는지?

권) 우선 지금까지 연구, 공부해 온 것을 전문 연구원만이 아닌 한ㆍ일사회의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 일부 전문가들만이 아닌 누구나가 읽고 유익할 수 있는 교육 관련 마당을 만들고 싶고, 그런 책 집필을 통해 내가 그동안 연구해 온 내용들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

실은 내가 살아온 시대가 한국의 근현대사와 오버랩된다. 일제 말기에 태어났고, 한국전쟁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나를 죽이려 했던 어수선한 시대상황 속에서 나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그리고 고도성장의 시대와 더불어 사회를 어떻게든 발전시키는데 힘써야 한다는 생각으로 학교생활을 해왔고, 그런 상황 속에서 시대의 혼탁함도 교차를 했다.

지금 생각하면 나의 삶 자체가 한국의 역사이자 한일의 역사이기도 하기에 그런 역사의 산증인으로서 책으로 정리하여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

이) 한국과 일본의 교단에서 3만 명이 넘는 제자를 양성해 오셨는데 양국의 젊은이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권) 양국의 차세대를 짊어지고 나갈 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좋은 사회적 재산으로 남겨질까를 항상 고민해 왔다. 많은 학생들을 봐 왔기에 양국의 젊은이들이 좀 더 큰 안목으로 서로 만나서 대화를 하고, 종합적인 사고를 통해 글로벌 시대 국경을 넘나들기 쉬운 은혜 받은 환경에서 한일 상호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배우고 소통하여 기성세대보다 진취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폭넓은 인간관계를 가져주길 바란다. 

내가 한일 학생교류를 해왔던 경험에서 이야기하자면 학생들은 어른들이 만드는 인위적인 어떤 모임보다 일단 만난다는 계기를 통해서 자기들끼리 스스로가 공유할 수 있는 호흡을 찾고 맞춰나가는 것을 알았다. 기성세대가 상상할 수 없는 젊은이들의 호흡 말이다. 그렇기에 인위적 기획의 틀에 맞추는 게 아니라 일단 만남을 가지도록 해줘야 한다.

한일간의 외교적 정치적 걸림돌이 있지만 젊은 층은 서로 만나면 자신들이 언어를 뛰어넘어 어떤 형태로든 대화를 가지려 하기에 그런 만남의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이라고 본다. 다시 말하자면, 하얀 캔버스에 기성세대들의 생각을 주입시키기 보다 그들 자신들이 속한 사회에서 어떻게 소통하고 호흡해가야 할지를 스스로가 만들어내도록 캔버스에 올려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생각한다.

   
▲ 권오정 교수 <전 이화여대, 서울교대, 경희대, 한국교원대 교수 /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교육프로그램개발 공동연구자 역임 / 제6차 사회과 교과교육과정 개발 책임자 역임 / 1996년 4월 교토 류코쿠대학교 국제문화학부 부임 현재까지 교수로 근무 / 일본교원양성대 도쿄가쿠게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 고문 / 국경을 넘는 연구자 교류 아카데미아 [Asia Seminar House]관장 취임 / 일본 전국사회과교육학회 이사 역임 / 한국 사회과교육연구학회 공로상 수상 / 한국사회교과교육학회(KASSE)고문>
이)
최근 한일관계가 한류열풍 때와는 현저히 다른 냉각기인데?

권) 한일 관계도 위와 마찬가지 논리다. 기성 정치인들이 자기들의 체제 이익을 위해 적당히 필요한 그림 그리기를 한다. 마치 그것만이 진실인 것 마냥 그리는데 그러한 틀에 박힌 그림 자체가 되레 한일관계의 다양한 의견 소통과 만남의 장애가 되고 있지는 않을까?

예를 들면, 경제 문제에서는 서로의 이해관계를 적당히 타협하며 서로 접점을 이어나가려고 하기에 경제 무역 문제는 정치 외교보다 비교적 흐름이 좋은 편이다. 그렇기에 서로가 편견이 깔린 시점으로 볼 게 아니라 어떤 형태든 다가서기를 하여 대화를 모색하고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유아적 사고를 불식하는 어른들의 성숙한 정치이자 외교관계가 될 것이다.

좁은 소견으로 배타적인 입장만 서로 주장하면 국민들은 감정적으로 그에 합류할지 모르지만 서로의 국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미래지향적인 소통이 이뤄지지 않으면 청소년, 젊은 층들의 의식은 어른들의 배타적 성향에 영향을 받아 서로 대화조차 없이 상호 비난만 하며 서로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구조가 된다.  

그래서 나는 정년 퇴임 후, Asia Seminar House를 운영하며 아시아 지역 연구자뿐 아니라 가능하면 학생들이 생각을 공유하고 언어를 뛰어넘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 메타 인식도 형성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다. 또한 집단적인 코히전(유대, 결속, cohesion)을 벗어난 보편 추구를 연구하는 智의 생성과 공유의 장소, 국경/민족을 초월한 智를 공유하고 보편적인 지혜를 추구하는 장소로 만들고 싶다. 그래서 나는 포부가 크기에 향후 할 일을 생각하여 체력을 단련시키고 있다.

(참고로 권 교수는 약 50년간 테니스를 해왔고, 그런 동적인 움직임과 달리 바둑의 생각하는 세계도 좋아하여 바둑이 아마 3단 수준이라 한다.)

이) 마지막으로 이번 최종 강의의 테마가 [이문화 속에서 이문화를 가르치다]인데?

권) 사회 체재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때로는 저항 속에서 자신의 교육적 신념을 관철시키는 비판적 지식인의 역할이 필요하다. 내 삶은 어떤 면에선 항상 이문화 속에 처해있었다. 일본 사회 속에선 분명히 이질적인 존재였다. 그 속에서 체제가 원하는 것만을 가르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강력한 내셔널리즘과 교육과의 관계성에 대한 비판도 스스럼 없이 해왔다.

한국에 있을 때는, 교과과정 때 처음으로 [국민]이란 용어를 사용해 배타적 성향의 교육을 해서는 국제사회에 고립될 수 있다고 판단하여 글로벌 사회를 의식한 [시민]이란 용어를 사용하였다. 그런 면에서 항상 이문화를 의식하며 그 속에서 다른 문화를 가르쳐 왔고, 시대를 앞서서 판단할 수 있는 연구를 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런 의식과 더불어 나의 역할에 몰두하다 보니 벌써 최종 강의를 맞이하게 되었기에 그 내용을 정리하여 강의하려 한다.

(인터뷰 담당 : 도쿄가쿠게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 소장 이수경)

한일 외교가 고착된 지금이야말로 서로 만나서 대화를 나누며 상호 다가서기를 통해 한일관계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권 교수는 ‘이문화 속에서 이문화를 가르치다’란 주제로 자신의 발자취와 향후의 한일 관계를 제시한다.

세계가 다문화상생사회를 추구하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들려주는 귀중한 기회이기도 한 최종 강의는 이달 15일 오후 1시 35분부터 한 시간 반 동안 류코쿠(龍谷)대학교 국제문화학부 세타(瀬田)캠퍼스 3호관 106교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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