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수의 미술시장이야기]그림 잘 팔리게 하는 법
[박정수의 미술시장이야기]그림 잘 팔리게 하는 법
  • 박정수 미술평론가/ 정수화랑 대표
  • 승인 2015.01.2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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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수 미술평론가/ 정수화랑 대표
사람들은 갑이 세상을 지배하고 을이 세상을 지배한다고 믿는다. 양자 모두 세상을 지배한다.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는 돈이 말해준다. 돈 주는 사람과 돈 받는 사람이다.

미술시장에도 갑이 있고 을이 있다. 여기 또한 그림 사는 사람이 갑이다. 사는 사람은 파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미술가보고 미술품 팔라고 하면 자존심 상한다. 몹시 상한다. 미술가는 그림 파는 사람이 아니다. 파는 사람이 아니라 하더라도 잘 팔개는 해 주어야 한다. 스스로 슈퍼울트라 갑이라고 믿어야 한다. 예술가는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 예술가는 갑과 을을 대등하게 만들어주는 창의 생산자이다.

지금부터 그림 잘 팔리게 하는 법을 말하겠다. “나는 팔리는 그림 안 그려!”하는 식의 자기위로는 시대에 맞지 않는다. 누군가 사겠다고만 한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팔아주는 이 없으니, 팔 능력이 없으니, 사갈 사람이 없으니 자기 만족하는 기분으로 그렇게 말하고 만다. 그림 잘 팔리게 하는 법만 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화랑은 작가 눈치 안 봐도 되고, 작가는 그만큼 떳떳하게 되니 얼마나 신나고 좋은 일인가.

그림을 잘 팔리게 하기 위해서는 감상자가 그림을 감상하면서 그림을 이해하면서 그림에 접근하는 다양한 방식을 찾아야 한다. 아직도 팔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말을 제발 그만했으면 좋겠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자본의 힘을 빌어 살면서 자신의 능력을 팔지 않으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여기서는 우선 작품을 판다기 보다는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겠다.

첫 번째, 자신의 작업실이 아니라 전시장에 작품이 걸린 이상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작품임을 스스로 믿어야 한다. 누차 얘기된 부분이지만 ‘부족하지만...’, ‘아직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와 같은 발언은 절대 금물이다. 부족하고 덜되고 열심히 해야 되는 작품을 구매할 이유 없다. 고객은 최고의 작품을 구매하고 싶어 한다. 판매자가 그것을 믿어야 한다.

두 번째, 자신의 작품과 감상자 사이의 담을 만들어야 한다. 담이라고 해서 단절의 문제가 아니라 담장을 치고 문을 근사하게 만들라는 의미다. 작품들을 보면 작품을 이해하는 코드가 있다. 피카소는 죽음, 뭉크는 짜증, 샤갈은 행복과 같은 자신의 코드가 있다. 형식을 개발하고 특별한 재료를 사용하여 자신만 할 수 있는 기법을 발명하기 이전에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예술관과 관련된 코드가 있어야 한다. 코드가 만들어지면 자연스레 담장이 만들어져 감상자는 그 문을 통해 작품세계에 접근하게 된다. 형식이 우선이 아니라 의미가 우선되어야 감상자들이 쉽게 다가간다. 

세 번째, 시대가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세상은 자신에게 맞는 예술가를 선택하고, 자신의 미래를 예견하고 준비하는 작품을 선호한다. 지금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작품세계가 온전히 구시대적일 수 있다. 미래와 창의를 표현한다고 믿지만 그것은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과거형일 수 있다. 시대가 미술가에게 맞추는 법은 없다. 

네 번째, 마케팅에 집중하라. 세상이 변하면 예술가도 변해야 산다. 아직도 페이스 북을 모르고 아직도 카카오스토리를 안하고 있다면 아주 유명한 미술가 이거나 유명해질 가능성이 없는 미술가가 분명하다. 과거 종이마케팅 시절에는 전시할 때 팜플렛 제작하여 400여 곳에 우편발송을 하였다. 그때는 팜플렛 두께에 따라 책장에 꽂히고 버려지고 했었다. 지금은 얼마 만큼의 예술가적 교류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 과거에는 화랑이나 평론가 언론사가 그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인터넷이 담당하고 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