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구의 음악칼럼]오케스트라 소고
[정현구의 음악칼럼]오케스트라 소고
  • 정현구 국제문화개발연구원 부원장/코리아 네오 심포&
  • 승인 2015.01.2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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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구 국제문화개발연구원 부원장/ 코리아 네오 심포니오케스트라 음악감독
20세기는 현대 문화예술이 활발하고 다양하게 생산되고 꽃피웠던 시기라 한다면 현재 21세기는 그것을 누리며 더 발전시키고 확대해 나가는 문화실천의 시기라 할 수 있다.

문화실천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방법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문화예술경영’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문화예술경영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요 근간이 되는 것은 단연코 예술단체의 경영이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7년 예술의 전당이 재단법인이 된 것을 시작으로 하여 1997년 경기문화재단이 그리고 2004년 서울문화재단 등 각기 지역의 특색에 맞추어 문화재단들이 설립되고, 또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많은 예술단체들이 독립 법인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지방에서도 많은 단체들이 독립 법인화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독립법인화 됨으로 인해 예술단체들의 문제가 쉬이 해결되어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에 관련 기관은 문화예술단체들의 문제점을 파악하여 좀 더 효과적인 해법 제시를 할 필요성이 있다. 물론 예술단체들도 보다 효율적인 운영을 도모해야 한다는 전제를 가진 상태에서 말이다.

필자는 많은 예술단체들 중에 오케스트라에 몸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중들과 만나고 소통을 한다. 그러므로 당연히 오케스트라에 관심이 편향될 수밖에 없으며, 특히 민간 오케스트라의 부흥에 모든 신경이 쏠려있다.

우리나라 오케스트라의 역사를 살펴보면 1945년 창단된 고려교향악단이 그 모체가 되어 현재 가장 오래되었다고 자타가 인정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되었다. 그렇지만 고려고향악단 이전에도 소규모 관현악 운동이 있었고, 교향악단 태동의 씨앗이 될 수 있는 관악합주 활동도 있었다.

70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 우리나라 오케스트라는 현재 어려운 환경과 조건 아래서도 나름대로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그 수도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경영이나 운영 면에서는 아직 초보의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 오케스트라의 문제점은 아마도 대동소이할 것이다. ①오케스트라 운영의 주체, ②오케스트라 운영의 조직체계와 경영, ③탄력적인 연주기획과 프로그램 운용, ④오케스트라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원의 조성 및 조달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풀기 위해서는 첫째, 문화예술 경영이론을 바탕으로 프로그램 기획, 마케팅, 재원조달 등 오케스트라 경영에 필수적인 부분과 부가적인 부분으로서 오케스트라가 우리 사회의 일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충분히 분석하고 고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둘째, 관객개발을 위해 그들의 다양한 성향을 반영하되 각 오케스트라만의 정체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것은 전문화된 오케스트라의 필요성을 말하는 것이다. 자신만의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무너지면 관객은 외면하게 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누군가 이런 프로그램으로 성공했다 하면 따라하는 그런 기획은 오케스트라의 발전에 그다지 큰 기여를 하지 못 한다.

셋째, 오케스트라 문화의 저변확대를 위해 다양한 형식의 공연을 만들어 내어야 한다. 일부 계층에 의해 소비되는 문화가 아닌 일반 대중 모두가 더 즐길 수 있는 공연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 현 정부 국정 4대 기조 중의 하나인 문화융성은 함께 즐김으로써 이뤄지는 것이다,

넷째, 더 많은 무대가 필요하다. 문화의 저변확대를 위해 오케스트라가 다양한 형식의 공연을 만들고자 하여도 이를 수용할 무대가 없다면 이는 무용지물인 것이다.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이 소유하고 있는 공간 중에 연주를 할 수 있는 곳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이런 곳들에서 공연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여러 가지 이유(내부 방침이라는 둥)를 내세워 사용을 불허하거나, 복잡한 절차와 제약조건이나 제한사항 등으로 그 사용이 용이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일반 대중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공연장을 자주 찾아주고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함께 느끼는 문화가 확산되어야 한다. 문화 선진국의 경우 공연장은 특별한 곳이 아닌 생활의 일부이다. 문화는 함께 호흡하고 느낄 때 비로소 완성되며, 함께 할 수 없다면 그것은 문화가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