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정명훈 논란' 과연 해결됐나?
서울시, '정명훈 논란' 과연 해결됐나?
  • 이은영 기자, 박세나 기자
  • 승인 2015.01.2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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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계약은 임시 기간 연장, 계약서 내 원칙 기준 부재 개선 할 것

부당 이익, 지인 채용 등 사실로 드러난 정명훈 예술감독의 의혹에 대해 서울시의 대처와 재계약 추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후 서울시 감사결과 발표(23일) 이후 서울시 입장을 백브리핑하는 기자회견이 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렸다.

정효성 행정1부시장과 이창학 문화체육관광경영본부장 등이 배석한 이 자리에서  정효성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정명훈 예술감독과 관련한 서울시 입장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혼선을 주는 것 같아 보충 차원에서 설명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서울시의 입장을 담은 A4 한 장의 자료를 발표하고 정 부시장을 비롯 배석자들이 돌아가며 기자들과 질의응답 형식으로 브리핑을 진행했다.

정 부시장은 이 자리에서  정명훈 예술감독과 서울시향의 계약은 정식 계약이 아닌 최대 1년의 임시적인 기간연장임을 다시 한 번 밝혔다.

▲ 정효성 행정1부시장이 정명훈 예술감독과 관련한 서울시 입장을 설명하고있다.

정 부시장은 "서울시향의 2015년 공연계획이 시민에게 기 공개, 올해 정 감독이 지휘하는 공연 티켓이 이미 판매된 상태였기 때문에 공연 취소시 티켓을 예매한 시민들에게 안겨줄 실망감, 환불과 대관료 미 환불 등 금전 문제 및 서울시향 신뢰도 추락 문제 들을 종합 고려해 임시 기간 연장을 체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조사 결과 정 감독의 의혹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재계약을 추진한다는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사과에서는 정 감독의 이번 사항들이 재계약을 못할만한 중대한 사항들은 아니었다는 최종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사안에 대해 절차와 조치를 취했고 재계약 건은 별도로 진행되는 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정 감독과의 정식 계약 체결 여부가 언제쯤 발표되는지, 계약 재연장을 안할 수도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서울시는 현재 정확한 시기를 발표할 수 없지만 신속하게 처리할 계획이라며, 향후 체결 여부는 이번 조사결과와 계약서상 보완사항 등에 대한 종합검토 및 정 감독과의 협상을 통해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재계약을 안 할 수도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답변하기 힘들다며 정확한 답변을 회피했다.

이처럼 서울시는 정 감독의 8가지 조사 사항에 대한 경고 통보 이후에도 재계약 논의를 이어나가는 등의 처사로 이번 감사가 형식적 조사에 그친 것은 아닌가에 대한 의구심을 낳았다.

또한 이 사항을 일반 공무원의 경우와 비교했을 때 처벌의 차이점에 대한 물음에는 이 사안을 일반 공무원의 기준에 맞게 처리하는 것도, 예술감독의 특수한 지위를 고려해 처분하는 것 또한 일리가 있는 부분이라 좀 더 내부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며 답변을 애둘러 피해갔다.

▲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이창학 문화부본부장, 정효성 행정1부시장

그렇다면 시에서 고려하는 예술감독의 특수성이란 무엇이고 왜 예술감독의 경우에만 고려되는 것인지, 항공권 부당이득이나 지인 채용 등의 감사 내용도 이 특수성에 비롯해 용인되는 부분인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서울시는 정 감독을 일반 공무원과 같이 적용하기에는 명확히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논의되는 특수성은 지휘자로서의 평가와 관련한 부분으로 정 감독의 계약서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워 국제적 기준을 수용해 보완하고 그 외의 것은 서울시 내부 기준에 따르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 감독의 소속사이자 해외공연을 주선하는 Agent 아스코나스 홀트사의 문제점에 대해 이 전에 박현정 전 대표가 김원이 부시자에게 보고한 사항에서 중대한 문제로 지적한 부분이지만 이번 조사결과 발표에 전혀 언급이 없었던 부분에 대해 묻자, 이번 감사는 시의회와 언론 및 박 대표가 제기한 사항 모두를 포함한 것으로 소속사에 대한 부분도 조사했으나 의혹이 확인된 바 없으며 조사 내용 중 증거 내용이 입증된 것만했다는 답변으로 슬쩍 넘어갔다. 

이어 항공권 지급의 내용은 2009년도 계약건에서는 있었던 부분이고 2011년 재계약 체결 이후로는 빠진 사항이라 남용의 문제가 생긴 것이고, 이는 새로 살펴봐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또한 지인 채용의 문제는 조사 결과 전적으로 사적 관계만에 기대 채용한 것은 아니고 공채 과정을 거쳤다든지 하는 사항이 있어 중대하게 다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의 부당 이익 부분에서 항공권 외에 다른 부당 이익의 사례가 있는지, 서울시가 취하고자 하는 별도의 조치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부당 이익은 항공권 관련 사항만이며 이에 대해 전액 환수할 예정이고 그 이외에 것은 조사된 바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 정확한 환수 날짜에 대한 물음에는 기간을 언제라고 말 할 수 없고 가급적 빨리 하도록 해 통상적 기준인 5년 이내에 할 것이라는 답변을 했지만 이후 정 감독이 시향 소속이기에 시향에서 즉시 환수 조치가 들어갈 것이라고 정정하는 등 명확한 대처 기준이 잡혀있지 않음을 내보였다.

또한 시는 이번 사항에서 기부나 겸직 문제들과 같이 계약에 있어 해석과 이행에 관련된 부분이 모호하기 때문에 일어난 문제들이 있었다고 판단, 이러한 해석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정 감독 자신이 설립한 미라클 오브 뮤직에 자신의 출연료를 기부하고 손비처리한 것으로 인한 세금혜택 부분이 어느 정도인지, mom이 작년에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는데 이 부분이 적절하다고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시는 이에 사업자등록을 받아 확인된 사항으로 기부에 대한 소득공제 부분은 위법이 아니나 본인이 설립한 곳이기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거나 부적절하다고 판단했고 얼마의 세금혜택을 받았는지는 국세청 관련 사항이라 알 수 없으며 새 오케스트라 창단 문제는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이 사태에 있어 정 감독 본인의 입장이 어떤 것인지, 개인 경고가 어떤 형태로 전해졌는지에 대한 물음에 시는 아직 구체적으로 아는 바 없으며 개인 경고 부분은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고, 시향 대표측에도 공식 서면으로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본지는 시의회에서 지적된 사항 중 APO 행사에 서울시향 단원을 참여시킨 부분에 있어 재능기부 단원들이 재계약이 됐는지, 해당 인원은 어떻게 조사됐는지 구체적 정보를 요청했다.

이에 서울시는 APO는 한-중-일 대표 연주자들의 모임이고 참여자는 각국의 대표로 인정받는 부분이기에 실력있는 단원이 참석했을 것이라고 답했지만 해당 단원의 재계약 여부와 인원, 명단이 밝혀지지 않아 명확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정 감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가 직원들에 대한 폭언 논란으로 사퇴한 이후 후임 대표에 대해서 서울시는 그동안 시향이 정 감독에 크게 의존한 바 있어 고민이 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