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개발보다 ‘복원과 관리’가 우선"
"서울은 개발보다 ‘복원과 관리’가 우선"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7.24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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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문화축제 일회성이 아닌 한국의 전통 맛 살려 특색 있는 축제 만들어야

인터뷰/ 나재암 서울시의회 의원(건설위)

서울의 25개 자치구마다 초고층 건물을 세우려는 개발 중심의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복원’과 ‘관리’를 핵심으로 하는 정책을 제안하는 사람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서울시의회 건설위원이자 정책연구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나재암 의원이다.

종로구의회 1, 2, 4대 의원을 거쳐 2006년 시의원에 당선된 나 의원의 의정활동의 목표는 ‘서울시가 세계적인 도시로 불리기에 손색없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울시의 600년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종로’를 개발할 것이 아니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전을 위해서는 콘크리트 빌딩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 아니라 과거 조상들의 역사가 스며있는 옛 거리나 한옥 등 전통을 살릴 수 있는 사업을 해야 한다. 건설위원으로서 그것은 나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나 의원은 현재 최대 과제로 광화문 광장 조성, 세운상가 녹지축 조성과 관련해 세운상가 상인들의 철거문제, 동대문 이대병원 철거 후 활용 문제, 창신·숭인 재정비 촉진계획을 꼽았다.

건설위원회에 속해있지만 ‘교육·문화’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나 의원은 50세에 대학을 졸업하고 60대에 교수가 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공부하기에 늦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면학에 힘써 1999년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2004년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만학의 열정을 모두 쏟아 부은 ‘서울시 관광특구 활성화 방안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한 논문으로 명지대 행정대학원 박사학위를 받으며 46년 학구열의 결실을 맺었다.

나재암 의원은 논문을 통해 서울을 세계적인 관광의 메카로 변모시키기 위한 이론과 국내외 관광특구의 현황, 외국인·담당공무원·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인식도, 다차원적 처방, 지역주민 유도방안 등에 대해 독특한 시각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8월에는 ‘서울시의회 관광특구지원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올해 3월부터 명지대에서는 ‘비교행정학’을, 호원대에서는 ‘인력개발관리론’을 강의하고 있는 나 의원은 현 대학의 교육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학생들이 꿈이나 대망(大望)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데 온통 ‘취업걱정’ 뿐이다. 대학이 들어가긴 쉬워도 나오기 어려운 곳이 돼야 한다. 실제 사회에 필요한 것을 배우는 중요한 곳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히도록 교육을 바로 잡아야 한다”

나 의원은 지난 4월 16일 제214회 임시회에서 서울특별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구성 결의한 ‘서울특별시 경제위기 극복지원 특별위원회’의 의원으로 선임돼, 청장년층의 실업률 증대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창의적인 정책을 펼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또한 시의원으로서의 의정활동과 교수로서 학교 강의뿐 아니라 자원봉사활동을 자청해 종로구 쪽방촌 등의 주거환경개선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더불어 노인복지지원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바 있는 나 의원은 노인복지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혼자 사는 노인들의 허름한 집을 보수하는 등 개인적인 봉사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서울시문화재단 이사, 서울시 교육문화위원회 위원도 한 바 있는 나재암 의원은 서울시나 지자체에서 하고 있는 축제나 문화행사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적은 예산으로 많은 일을 하려고 하는 의욕은 좋으나 너무 일회성 행사 위주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단순 볼거리만 제공하는 식의 축제로는 시민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다양성도 중요하지만 좀 더 깊이가 필요하다. 축제에 한국의 전통적인 맛을 살려 특색 있는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

서울시나 지자체에서 이끄는 축제가 아니라 시민 모두가 관심 가지고 참여해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가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종로는 비과세 지역이 63%를 차지하고 있어 예산이 다른 구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만큼 종로가 가진 역사와 전통, 그리고 지역적인 특성 등을 잘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늘 새로운 꿈을 꾸는 나재암 의원은 “종로의 발전과 함께 세계적인 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한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 그동안 해 온 의정활동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희망한다”는 바람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